(6․25 64주년을 맞으면서)

금년은 6.25 사변이 일어난 지 64주년이 되는 해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삼일절이나 광복절보다도 6.25의 중요성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전쟁이 일어난 지 64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여전히 남북이 양단된 채 서로가 지나친 무기경쟁을 강화하면서 대치함으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된 나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6.25 전쟁은 우리 민족에게 엄청난 상처를 남기었다. 전쟁 중 한국군과 유엔군이 약 48만 명이 죽었고 공산측은 150-200만 명이 죽었다. 민간인의 사망수는 400-450만에 고아가 10여만 명이 생겼으며 이산가족만도 무려 1천만 명에 가까울 정도였으니 그 전쟁의 참담함이 얼마나 극심했던가를 능히 가늠할 수 있다.

특히 북한지역은 한국교회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평양 중심가 언덕에 우뚝 섰던 장대현교회는 길선주 목사를 통해서 한국교회의 영적인 중심지 역할을 했다면 산정현교회는 주기철 목사를 통해서 한국교회의 신학중심의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평북 정주는 오산학교를 통해서 많은 기독교인물을 배출한 교육중심지였다면, 선천은 주일이면 모든 상가들이 철시할 정도로 기독교 중심의 도시 모형을 보여 주었다.

해방 전 북한 기독교인의 수는 20만을 넘어설 정도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었다. 그러나 북한이 공산화되어 엄청난 핍박이 자행됨으로 6.25 전쟁을 통해서 기독교 지도자들과 독실한 신자들 7-8만이 대거 월남하였다. 그들은 곳곳에 교회를 설립함으로 남한교회의 도약에 큰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남한교회는 북한교회에 대해서 적지 않은 사랑의 빚을 진 것이다.

한국교회는 북한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국교회가 앞장서서 통일을 준비하였다가 북한이 열리는 날, 북한 곳곳에 교회를 다시 수축하고 주민들을 보살펴야 한다. 통일문제를 강변일변도로 치닫고 있는 정권에 맡기기보다 한국교회가 주도해 가야 한다. 대치하고 있는 남북 정권의 틈새를 이용하여 북한교회와 주민들을 도울 뿐 아니라 하나님이 홀연히 열어주시는 날을 대비하여 정책이나 인재, 자금을 만반 준비하여야 한다.

아울러 한국교회는 굶주린 어린이들과 병든 주민들을 위한 구호의 손길을 멈춰서는 안 된다. 만약 북한이 열리는 날, 북한 교인들이 ‘우리가 굶주려 죽어가고 있을 때 남한의 교인들은 우리를 위해 무엇을 하였는가?’라고 묻는다면 얼마나 부끄럽겠는가? 사실, 지금의 경색된 남북관계를 보면 통일의 날은 요원해 보인다. 그러나 하나님이 역사 하시면 불가능도 가능해 진다. 바벨론의 포로로 끌려간 이스라엘 백성들이 전혀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 70년 만에 잃었던 땅으로 돌아오게 하신 하나님이 아니냐?

그러므로 언제 북한이 열리더라도 교회들이 세우는 일과 북한 주민들을 돌볼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통일에만 목적을 두어서는 안 된다. 최종목적은 세계선교여야 한다. 그래서 본교단에서는 6.25를 맞는 주일을 ‘북한선교주일’로 지키고 있지 않은가? 하나님이 세계에서 가장 침략성이 강한 러시아와 중국, 일본이라는 강대국 틈에서 한국을 특별히 보호하시고 6.25 전쟁 때는 완전히 적화통일 직전에서 구해 주시고 세계 10번째로 수출하는 나라로 만들 주신 이유가 무엇인가?

‘너희 나라는 너무나 침략만 받고 고생만 많이 한 나라이니 이제는 한번 행복 되게 사는 나라가 되어 보라’라는 목적으로 주시는 것인가? 결코 아니다. 마지막 때 한국을 통해서 중국과 동남아시아, 중동 지방을 선교하시게 하기 위해서 물질의 복을 허락하신 것이다.

앞으로 남북이 화해무드가 조성되면서 무기경쟁를 과감히 줄일 뿐 아니라, 경제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남한의 자본과 기술력에 북한의 노동력과 자원이 합친다면 북한도 살고 남한도 살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북한을 통해서 경제의 실크로드(silk-road)만 열리는 것이 아니라, 복음의 실크로드로 열리어 중국과 사할린, 동남아시아와 중동지방까지 힘차게 번져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