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개각이 단행되면 인사청문회로 한동안 시끌시끌하게 마련입니다. 이번 정부 개각도 예외는 아닙니다. 인사청문회를 앞둔 총리를 비롯한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각종 의혹이 끝없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의혹의 종류도 위장전입, 위장취업, 탈세, 부동산투기, 로비, 표절, 군복무 회피 등 다채롭습니다.

인사청문회는 대통령의 인사권에 대한 견제 기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청문회는 지명자에 대한 적대적 행위가 아니라 대통령의 인사권 남용을 견제하는 권한이자, 국정운용에 적합한 사람을 철저하게 가려내는 의무입니다. 인사청문회에서는 고위공직자의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업무수행 능력, 도덕 적 권위, 시대상황 변화와 사회집단 현상에 대한 정책 조망력 등이 객관적, 공개적으로 치밀하게 검증되어야 합니다.

인사청문회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먼저 인사청문회가 정책검증과 능력검증보다는 도덕성 심의로 치우치는 경향이 강합니다. 청문대상자에 대한 정당한 비판과 지적을 마치 정치공세나 후보자를 괴롭히는 잘못된 행위인 것처럼 보도되는 것도 문제입니다. 더욱이 임명권자인 청와대가 “문제가 없는 인사는 없다”며 부도덕 부적격한 인사를 강행하려고 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국회가 스스로의 전문성을 포기하고 언론을 이용하여 여론재판으로 승부를 보려는 무책임한 태도도 문제입니다.

후보자들은 고개를 숙이며 “뭔가 오해가 있다”, “나는 잘못한 게 없다”, “잘못했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 심지어는 “어쩔 수 없는 관행이었다”라며 변명을 합니다. 그러나 한결같이 사실여부나 문제의 경중과는 상관없이 이 시간만 잘 버티고 지나가면 된다는 심정인 것 같습니다.

또한 여기서 한 가지 더 집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그럼 인사청문회를 주제하는 국회의원들은 깨끗한가 하는 점입니다. 국회의원들의 비리와 욕먹을 짓은 목록으로 만들어도 될 만큼 많기도 하지만 이를 모르는 국민들도 거의 없습니다. 거액의 뇌물수수, 탈세, 횡령 등 각종 비리와 부정부폐의 온상이 국회입니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말처럼 스스로도 깨끗하지 못한 분들이 다른 이들의 부정을 지적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현실을 보면서 우리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어떤 삶의 태도를 가져야하는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첫째, 성도들은 더더욱 거룩하게 살아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성도는 세상 사람들보다 더 탁월한 도덕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우리의 기준은 세상의 법이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한 말씀이며 스스로의 도적적 능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거룩한 영이신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다른 사람의 실수와 잘못을 용서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수십년전의 조그만 실수도 먼지 털듯이 꺼집어내어 언론을 이용해서 폭로하고, 상대편 정당을 방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해서든지 좌절과 혼란을 초래하려는 태도는 버려야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진심으로 뉘우치고 돌이키면 받아주고 기회를 주는 건강한 태도가 필요합니다. 주님은 우리가 용서받았듯이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용서하라고 하셨습니다. 세 번째는 우리 모두가 다 예외없이 하나님 나라의 인사청문회를 통과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주님은 ‘그 날에’ 주님 앞에서 철저한 청문회가 있을 것이라고 반복해서 강조하셨습니다. 미리 청문회를 준비하는 지혜로운 자가 되어야겠습니다.

인자가 자기 영광으로 모든 천사와 함께 올 때에 자기 영광의 보좌에 앉으리니 모든 민족을 그 앞에 모으고 각각 구분하기를 목자가 양과 염소를 구분하는 것 같이 하여 양은 그 오른편에 염소는 왼편에 두리라(마25:31-33)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