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족
보리의 사회수업 시간이었습니다. 다양한 가족의 형태에 대한 내용이었나 봅니다. 제 기억엔 옛날에는 대가족 핵가족 정도로 나누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그렇지 않나 봅니다. 조손 가정, 한 부모 가정, 재혼가정, 다문화 가정등…. 선생님께서 다문화 가정에 대해 설명하실 때였습니다. 적절한 예를 찾고 있는데 아이들이 보리의 가족을 지목했습니다. 반 친구들은 보리가 다문화 가정이라는데 조금의 의심도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헷갈려 하는 것은 다른 데 있었습니다. “보리야, 아빠가 외국인이야 아님 엄마가 외국인이 이야?” 지난번 보리가 취학할 때 저희 둘이 반까지 찾아가 아이들 앞에 잠깐 얼굴을 비춘 적이 있었는데… 아이들에게 확실한 인상을 준다는 것이 엉뚱한 방향으로 확실한 인상을 주고 만 것입니다. 그리고 얼마 뒤 태국에서 하늘이와 나라에게 깔깔대며 연락이 왔습니다. 시내에 나가기 위해 차를 잡는데 기사님이 가격흥정도 할 것 없이 현지인 요금을 불렀다는 것입니다. 까무잡잡한 두 사람을 보고 태국사람으로 오인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온 식구가 졸지에 다문화 가정이 되어버렸습니다.

벌써 한국에 온지 두 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아름이와 다운이는 부모님을 돕는 것과 적절한 안식년을 가지는 것 사이에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둘 다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이렇게 여기까지 인도하신 그 분의 뜻을 생각하며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신 없이 시간이 흘러버려 오히려 더 지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살짝 살짝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다만 그 분의 의도가 이루어지기를 소원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 아름이의 어머님 고희를 함께 보내드릴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5달째 입원해서 재활훈련 중인 아름이의 아버님께 외박을 시켜드릴 수 있어 좋았습니다. 크고 작은 소소한 필요들을 가까이서 채워드릴 수 있어 좋았습니다. 욕심 내서 소원하기는 것은 1.고맙고 보고 싶었던 분들을 한 분 한 분 찾아 뵙고, 2. 그 동안 망가졌던 몸과 마음 여기저기를 수선하고, 3. 응원해 주셨던 분들과 지난 4년 함께 하셨던 시간을 함께 나누고, 4. 또 영적으로 정서적으로 허물어진 부분들이 보수되고 재충전 되는 것입니다. 또한 5. 병원에서 고생하시는 아버님 일을 돕고 격려하며 또 6. 홀로 삶을 꾸리시는 어머님과 부모님들께 위로가 되는 것입니다.

하늘이와 나라는 첫 중간방학을 맞아 친구들 집에서 머물며 지냈습니다. 부모와 함께 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ㄱㅎ수련회와 친구들과의 찐한 시간들을 통해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부모와 떨어져 보내는 첫 학기를 보내고 있는 나라는 기대했던 것만큼 행복해 보입니다. 첫 학기는 적응하는데 집중하겠다는 말은 일찍이 집어먹고 축구부에서 열심히 뛰어 다니고 있습니다. 주말이면 친구들과 공사 다망한 시간을 보내느라 부모를 잊은 지 이미 오랩니다. 한국에서 첫 학교 경험을 하고 있는 보리는 축제(학예회)를 준비하느라 신났습니다. 점심급식을 통해 다양한 한국의 음식문화를 즐기고 있습니다. 시험을 보는 날을 까먹는 것이, 시험문제가 무슨 뜻인지 모르는 것이 보리의 즐거움을 가로 막을 수는 없어 보입니다.

바쁜 날들 사이사이로 단풍들을 봅니다. 산마다 거리마다 골목마다…..한국이 이렇게 아름다운 나라인지 매일 매일 깨닫습니다. 오늘도 우리 벵국 사람들이 그렇게 오고 싶고 살고 싶어하던 그 땅을 감사하며 걷습니다.

2014년 색으로 꽉 찬 가을에 아름다운 하늘나라보리 드립니다.

<아룀 제목>
1. (사역) 아름: ‘싸’ 클리닉과 ‘쪼’빈민가와 ‘영양클리닉’ , ‘심장병어린이 도움’ 등 사역들을 통해 ㅎㄴㅏ님 나라 확장되는 길을 열어주시도록. 홀로 남아 사역을 감당할 동료 임선생님을 위해. 1:1 공부를 했던 현지인 리더 ‘께’가 도움 없이도 당신의 인도하심을 받는 삶이 더욱 이루어지도록. “프”가 말씀 읽기를 지속적으로 하도록. 이 둘을 지속적으로 지키며 보호하시기를.
2. (사역) 다운: ‘바’ㄱㅎ 아이들(약30명) 주일학교(BKS)의 현지인 교사 두 자매가 ㅎㄴ님을 더 깊이 알아가고 체험하며 다운 없이도 잘 이끌어 가도록. 께의 아내인 ‘쿠’(현지 ‘바’ㄱㅎ 지도자중 한 명)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도록. 동시에 쿠가 만나고 있는 ‘꼰’(무슬림)이 남편의 감시로 쉽지 않은 상황인데 ㅅㄴ령께서 역사하셔서 ㅇㅅ를 알게 되도록
3. (사역) 안식년을 잘 쉬고 회복하며 충전되는 시간이 되며 또 부모님을 잘 섬기는 기회가 되도록. 이 시간을 향한 당신 계획이 이루어지도록: 1)고맙고 보고 싶었던 분들을 한 분 한 분 찾아 뵙고, 2) 그 동안 망가졌던 몸과 마음 여기저기를 수선하고, 3) 응원해 주셨던 분들과 지난 4년 함께 하셨던 시간을 함께 나누고, 4) 또 영적으로 정서적으로 허물어진 부분들이 보수되고 재충전 되는 것 5) 병원에서 고생하시는 아버님 일을 돕고 격려하며 또 6) 홀로 삶을 꾸리시는 어머님과 부모님들께 위로가 되는 것
4. (ㄱㅎ) 사람들 머릿속에 뿌리 깊게 박혀있는 외국인을 의존하는 병폐가 이 나라 이 ㄱㅎ 가운데서 완전히 떠나가도록
5. (가족) 중풍으로 쓰러지신 아름이의 아버님(입원중)이 재활치료를 잘 견뎌내어 지속적인 회복이 이루어지도록. 병원을 두 발로 걸어 나가실 수 있도록. 허리가 불편하신 어머님이 이 시간을 주님 안에서 이겨내시도록.
6. 다운이의 아버님과 남동생의 구원을 위해.

하늘나라 보리(15/12/9)
7. 하늘: 10학년을 즐겁게 시작하고 진로를 정해갈 때 적극적인 간섭을 받도록.
8. 나라: 부모와 처음 떨어져 치앙마이 학교에 가게 되었는데 심적으로 정서적으로 잘 준비되고 잘 적응하기를.
9. 보리: 앞으로 1년간의 한국에서 학교생활을 즐겁게 보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