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31:9-13)

요즘 우리는 가을의 끝자락에 서 있습니다. 거리의 은행나무들이 노랗게 물들 때쯤이면 한 해의 흘린 땀방울을 거둬들이는 농부님들의 손길이 바빠집니다. 지금 들판에는 노랗게 물든 벼들이 무거운 고개를 떨구면서 농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미 여기저기 수확이 끝난 텅빈 들판이 가을의 허전함을 더해 주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김없이 추수감사절을 맞이합니다. 그리하여 오늘 우리는 추수감사주일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추수감사주일의 기원은 대개 1620년 영국의 청교도들 102명이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미국으로 건너간 역사에서 찾습니다. 영국의 청교도들이 신앙의 자유를 찾아 신대륙으로 건너가서 혹독한 겨울을 보냈습니다. 추위와 질병과 굶주림으로 102명 중에서 44명이나 겨울을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이듬해인 1621년 봄에 살아남은 사람들은 미국 원주민들의 도움으로 농사를 지어서 그 해 가을 수확의 기쁨을 하나님께 감사하는 것으로 승화시켰습니다. 여기에서 교회의 추수감사절의 기원을 찾는데, 사실은 원래 추수감사절의 기원은 더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진정한 추수감사절의 기원은 오늘 본문말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말씀은 모세의 유언에 해당합니다. 모세는 그 나이 80세에 하나님께 부름을 받았습니다. ‘가라 모세! 가서 내 백성을 해방시켜라!’ 이런 사명을 받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에서 해방시켰습니다. 애굽을 탈출한 이스라엘백성들은 약 200백만 명 정도였습니다. 그 후 이들은 미디안 광야에서 40년간을 지나면서 혹독한 고난을 이겨내야 했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출애굽 일 세대들은 광야에서 다 죽었습니다. 이제 40년이 지난 후에 광야 생활을 청산하고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을 목적에 두고 있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에서 태어나고 자란 출애굽2세대들이었습니다. 그들에게 다윗이 마지막으로 당부하는 말씀이 오늘 본문말씀입니다.

9절 말씀을 보겠습니다. “또 모세가 이 율법을 써서 여호와의 언약궤를 메는 레위 자손 제사장들과 이스라엘 모든 장로에게 주고 모세가 그들에게 명령하여 이르기를 매 칠 년 끝 해 곧 면제년의 초막절에” 했습니다. 여기에는 우리가 주목해야할 단어가 나오는 데 ‘면제년의 초막절’이라는 말입니다. ‘면제년’은 하나님이 이스라엘백성들에게 출애굽한 해를 기준으로 7년마다 지키라고 한 해를 말합니다. 면제년이 되면 농사를 짓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자연도 좀 쉬게 하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웃의 빚도 면제해 주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면제년입니다. 그 뿐 아닙니다. 노예도 해방시키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라고 면제년을 제정하셨던 것입니다. 또 ‘초막절’이라는 것은 이스라엘백성들이 해마다 7월 15일부터 8일간 지키는 절기를 말합니다. 이스라엘의 7월은 우리나라로 하면 10월 중순경에 해당합니다. 그 때 쯤이면 한 해 농사가 거의 끝났습니다. 그러니까 한 해 농사를 다 마친 후에 추수한 농산물을 창고에 저장하고,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서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절기가 바로 초막절이었던 것입니다. 이스라엘백성들은 이 초막절이 되면 나뭇잎을 얼키설키 엮어서 초막을 만들어 놓고 그 안에 들어가 살면서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재현했습니다. 그래서 초막절을 ‘수장절’이라고도 하고, ‘장막절’이라고도 합니다.

지금도 유대인들은 초막절이 되면 반드시 초막을 만들어 놓고 그 안에 들어가서 일주일을 보냅니다. 집 마당이 있는 가정은 마당에 초막을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 잡니다. 절대로 집안 침대에서 자지 않습니다. 그리고 마당이 없는 가정은 집안 거실에 만들어 놓습니다. 그리고 사업차 외국에 나갈 때는 호텔방안에다 만들어 놓고 그 안에 들어가 잡니다. 이렇게 철저히 초막절을 지킵니다. 초막절은 유대인들의 추수감사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초막절에서 우리는 진정한 추수감사절의 기원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스라엘백성들은 초막절에 무엇을 했습니까? 두 가지를 했습니다. 첫째는 민수기29장12절부터 40절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12절에 보면 “일곱째 달 열다섯째 날에는 너희가 성회로 모일 것이요 아무 일도 하지 말 것이며 이레 동안 여호와 앞에 절기를 지킬 것이라”했습니다. 초막절이 시작되는 7월 15일부터는 아무 일도 하지 말고 일주일 동안 하나님 앞에 제사드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민수기29장 12절 이하를 보면 이스라엘백성들은 매일같이 하나님께 제사 드려야 했습니다. 그리고 8일째 되는 날에는 마무리 제사를 드려야 했습니다. 이렇게 8일 동안 매일같이 하나님 앞에 모여 화제 소제 속죄제 화목제를 드리는 절기가 초막절이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초막절은 8일 동안 이스라엘백성들이 하나님 앞에 모여 한 해 동안에 베푸신 은혜를 생각하면서 제사드리면서 먹고 마시는 절기였습니다. 그러니까 일종의 추수감사절이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추수감사절의 기원을 초막절에서 찾아야 합니다. 우리들도 추수감사주일을, 한 해를 돌아보면서 일 년 동안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날로 삼아야 합니다. 돌아보면 우리의 모든 것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올 한 해도 하나님이 이른 비와 늦은 비를 적당하게 주셔서 풍년을 맞게 해 주셨습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농사를 지어본 경험이 있는 분들은 이구동성으로 ‘농사는 하나님이 지으시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이 때를 따라 이른 비와 늦은 비를 적당하게 내려 주시고, 햇빛을 적당하게 비춰주시고, 홍수와 폭풍우를 막아 주시고, 병충해를 막아주셔야 농사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아무리 땀흘려 농사를 지어도 태풍이 몰려온다든가, 홍수가 난다든가, 갑자기 병충해가 돌아버리면 속수무책입니다. 한 해 농사를 망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러다가도 어느 해는 별로 수고하지도 않았는데, 태풍도 없고 홍수도 없고 날씨도 적당하고 병충해도 없어서 풍년을 맞이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우리는 ‘농사는 하나님이 지으시는 것’이라고 솔직하게 고백할 수밖에 없습니다. 농사의 90%는 하나님의 몫이고, 농부는 10%의 몫을 감당할 뿐이라고 말하는 것이 정직한 표현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올 해도 하나님이 우리에게 풍성한 수확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이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려야 합니다.

오늘 하나님 앞에 추수감사절로 지키는 중앙의 모든 성도들은 참으로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는 날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우리나오는 감사를 하나님께 드리고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이 때를 따라 비를 내려 주시고 햇빛을 주시고 태풍을 막아주시고 홍수를 막아주시고 병충해를 막아주시고 우리에게 풍성한 추수를 허락하셨습니다. 이런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면서, 오늘 하루만이라도 모든 근심 걱정을 털어버리고, 신나게 웃고 즐기고 서로 격려하고 축복하는 복된 날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두 번째로 이스라엘백성들의 초막절에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오늘 본문말씀 11절 이하를 보겠습니다. “온 이스라엘이 네 하나님 여호와 앞 그가 택하신 곳에 모일 때에 이 율법을 낭독하여 온 이스라엘에게 듣게 할지니 곧 백성의 남녀와 어린이와 네 성읍 안에 거류하는 타국인을 모으고 그들에게 듣고 배우고 네 하나님 여호와를 경외하며 이 율법의 모든 말씀을 지켜 행하게 하고” 했습니다. 지금 모세가 이스라엘의 제사장과 장로들을 향해 초막절에는 모든 백성들을 한 자리에 불러 모으라고 했습니다.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어린이들까지 예외없이 불러 모으라고 했습니다. 심지어 타국인까지 다 불러 모으라고 했습니다. 불러 모아서 무엇을 합니까? 그들에게 율법을 듣게 하고 배우게 해서 그 모든 말씀을 지켜 행하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하나님 여호와를 경외하게 하라고 했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명령을 듣고 배워서 그 모든 말씀을 지켜 행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모든 복을 내려 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라는 것입니다.

13절을 보겠습니다. “또 너희가 요단을 건너가서 차지할 땅에 거주할 동안에 이 말씀을 알지 못하는 그들의 자녀에게 듣고 네 하나님 여호와 경외하기를 배우게 할지니라” 했습니다. 여기 보면 한 번 하고 치워버릴 것이 아니라 장차 요단을 건너가서 차지할 가나안 땅에서도 계속하라는 것입니다. 가나안 땅에서도 율법을 알지 못하는 너희들의 자녀들에게 율법을 가르쳐서 여호와 하나님을 경외하기를 배우게 하라고 했습니다. 다시 말해 자손대대로 하나님을 경외하도록, 그래서 하나님이 주시는 복을 받아 누리기 위해서 면제년의 초막절에는 반드시 하나님께 감사함으로 예배드리고, 그리고 성경을 가르치고 배우게 해서 그 말씀대로 순종하면서 살게 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이스라엘백성들이 초막절에 하는 일이었습니다.

이스라엘백성들이 이 모세의 유언적인 명령을 마음에 새기고 실천했어야 했습니다. 그랬더라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으로부터 온갖 복을 받아 누렸을 것입니다. 묵은 곡식을 먹다가 새 곡식으로 묵은 곡식을 치울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스라엘백성들은 모세의 명령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 감사하지도 않고, 율법을 가르치지도 않았습니다. 제대로 된 추수감사절을 지키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백성들은 가나안 땅에서 하나님을 근심시키고 하나님의 심판을 자초했던 것입니다. 택한 백성들이었음에도 하나님께 복 받기는커녕 가뭄과 흉년과 기근으로 고생을 하고, 결국 이방민족의 침략을 받아 나라가 망하고 바벨론 포로로 잡혀가서 70년 동안이나 죽을 고생을 하고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이스라엘 역사 속에서 딱 한 번 제대로 된 초막절을 지킨 적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에스라 느헤미야 시대였습니다. 그 때의 일을 기록한 곳이 느헤미야서 8장에 나옵니다.

느헤미야서 8장 13절 이하를 보겠습니다. “그 이튿날 뭇 백성의 족장들과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이 율법의 말씀을 밝히 알고자 하여 학사 에스라에게 모여서 율법에 기록된 바를 본즉 여호와께서 모세를 통하여 명령하시기를 이스라엘 자손은 일곱째 달 절기에 초막에서 거할지니라 하였고” 했습니다. 에스라시대에 모세를 통해 명령한 초막절을 지켰다는 것입니다. 에스라시대는 모세시대로부터 따지면 거의 천 년 만이었습니다. 모세가 명령한 후 천 년 만에 제대로 된 초막절을 지켰던 것입니다. 15절에 “또 일렀으되 모든 성읍과 예루살렘에 공포하여 이르기를 너희는 산에 가서 감람나무 가지와 들감람나무 가지와 화석류나무 가지와 종려나무 가지와 기타 무성한 나무 가지를 가져다가 기록한 바를 따라 초막을 지으라 하라 한지라 백성이 이에 나가서 나뭇가지를 가져다가 혹은 지붕 위에, 혹은 뜰 안에, 혹은 하나님의 전 뜰에, 혹은 수문 광장에, 혹은 에브라임 문 광장에 초막을 짓되 사로잡혔다가 돌아온 회중이 다 초막을 짓고 그 안에서 거하니” 이스라엘백성들은 지금도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나뭇가지들을 가져다가 얽히섥히 초막을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 보내는 것입니다. “눈의 아들 여호수아 때로부터 그 날까지 이스라엘 자손이 이같이 행한 일이 없었으므로 이에 크게 기뻐하며 에스라는 첫날부터 끝날까지 날마다 하나님의 율법책을 낭독하고 무리가 이레 동안 절기를 지키고 여덟째 날에 규례를 따라 성회를 열었느니라” 모세 이후로 거의 일천 년 만에 모세의 명령을 실천해서 초막절의 규정대로 초막을 짓고 모든 백성들에게 성경을 가르쳤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어떤 일이 일어났습니까? 느헤미야서9장1절 이하를 보면, “그 달 스무나흗 날에 이스라엘 자손이 다 모여 금식하며 굵은 베 옷을 입고 티끌을 무릅쓰며 모든 이방 사람들과 절교하고 서서 자기의 죄와 조상들의 허물을 자복하고” 했습니다. 이스라엘백성들이 하나님의 말씀 앞에 온전히 서 본 적이 없다가 일천년 만에 온전히 서보니까, 자신들과 자신들의 조상들이 허물과 죄를 깨닫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진심으로 하나님 앞에 회개했습니다. 그 천년의 죄를 하나님 앞에 자복하는 모습이 느헤미야서9장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누구나 하나님의 율법 앞에 서지 않고, 그래서 하나님의 규례와 법도와 명령을 모르면, 제 아무리 착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절대로 하나님을 제대로 경외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을 근심케 하고,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고통스럽게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하고도 그 사실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고 하나님 앞에서 방자하고 교만하게 살면서도 그 사실 자체를 모릅니다. 이스라엘백성들이 그러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아무리 선지자들을 보내서 외치고 또 외치고 목이 쉬도록 외치게 했지만 저들은 하나님에게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초막절을 지키면서 성경 앞에 온전히 서니까, 다시 말해 율법을 낭독하고 그 율법의 의미를 깨닫게 되니까 비로소 자신들의 허물을 깨닫고 진심으로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왔던 것입니다. 그래서 느헤미야서 10장에 보면 이스라엘백성들이 앞으로는 철저히 하나님을 섬길 것과 하나님의 명령을 지켜 행할 것을 다짐하기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온전한 초막절을 지킴으로 그들은 진실로 하나님을 경외하는 모습을 회복했던 것입니다. 이것이 이스라엘의 초막절이었고, 오늘날 추수감사절의 모형이었습니다.

저는 연속극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요즘 방영하고 있는 토요연속극 ‘가족끼리 왜 이래’ 이 연속극만큼은 참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이 연속극 시간이 기다려지고, 연속극이 끝나면 삶이 허무해집니다. 얼마나 감질나게 하는지.. 그 다음 내용이 얼마나 궁금한지 죽을 지경입니다. 서민들의 애환을 잔잔하게 그리고 있어서 얼마나 동감이 되는지 모릅니다. 또 배우들의 연기가 물이 올라서 얼마나 실감나게 연기하는지 모릅니다. 아내를 잃고 혼자 두부 가게를 운영하면서 살아가는 순봉이라는 사람에게 세 자녀가 있습니다. 강심, 강재, 달봉이가 그들인데, 이 가정에 바람 잘 날이 없습니다. 또 그 집에 얹혀사는 순봉의 친 여동생 순금이하고 순금의 딸 영설이가 어쩌면 그렇게 감초 노릇을 잘 하는지..연속극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어제도 보니까 강심 강재 달봉이 세 자녀에게 속이 상한 아버지 순봉이 자녀들을 상대로 불효소송을 냈습니다. 아버지에게 불효소송을 당한 강심이가 너무나 속상해서 아버지를 찾아 하소연하는 장면에서 저는 불연듯 우리가 하나님 아버지 앞에 하는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강심이가 하는 말이 ‘아버지는 우리 편이고 우리를 너무나 잘 이해하시고 우리가 어떻게 해도 우리를 받아 주시는 주시니까, 그저 세상살이에 피곤하고 지쳐서 아버지 마음까지 살피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아버지는 언제나 우리를 받아주시고 이해해 주시고 희생해주시니까,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별로 고마움도 느끼지도 못하고 살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외롭고 서운하고 슬프고 근심하는 것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왜? 아버지니까! 모든 것을 이해하시고 무조건적으로 용납하시는 분으로 생각하다보니까 아버지를 너무 쉽게 생각하고, 아버지의 은혜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런 강심이나 강재나 달봉이의 모습이 바로 하나님 앞에서의 우리의 모습이 아닙니까? 하나님은 하나님이시니까 무조건 우리 편을 들어 주셔야 하고, 우리가 어떻게 살아도 이해하시고 용납하시고 참아주시고, 우리를 위해 희생하시고 후원해 주시는.. 이런 분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은혜를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은혜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십자가의 그 은혜를 받았음에도, 하나님의 그 큰 사랑에도 아무런 감사도 감격도 느끼지 못하고, 그런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에 어떻게 보답할 것인지 생각조차 못합니다. 아닙니다. 우리 하나님은 희노애락을 느끼시는 인격이십니다. 우리에게 복주시는 기계나 로봇이 아닙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에 응답하지 않을 때, 우리 하나님은 아무리 하나님이시지만 강심이 아버지 순봉처럼 서운해 하십니다. 우리가 추수감사주일에 이런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 하나님 앞에 다시금 헌신을 다짐해야 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리고, 하나님의 뜻을 받들고,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삶을 살리라고 다짐해야 합니다. 그런 모습을 기대하시고, 하나님이 초막절에 성경강좌를 하라고 모세를 통해 명령하셨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의 추수감사주일에도 이런 모습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추수감사주일을 전후해서 성경강좌를 실시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말씀 앞에 온전히 서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반드시 가져야 합니다. 추수감사주일을 그저 하나님께 예배드리고 먹고 마시고 즐기는 절기로 끝나게 해서는 안됩니다.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먹고 마시고 즐기는 날로만 보낸다면, 그것은 온전한 추수감사절이 아니라 절반의 추수감사절이 됩니다. 온전한 추수감사절은 한 해 동안의 삶을 돌아보고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먹고 마시고 즐기는 동시에, 하나님의 말씀 앞에 서서 우리의 허물을 하나님께 진심으로 회개하고, 나아가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사랑과 헌신의 의지를 새롭게 다짐하는 시간을 갖아야 합니다. 추수감사절의 감사는 반드시 하나님을 향한 헌신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그래서 결국 하나님 경외하는 절기가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철저하게 끊을 것은 끊고, 보완할 것은 보완해서 돌아오는 새 해에는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규례와 법도와 명령에 순종하는 삶을 살 것을 다짐할 때, 추수감사절은 복된 절기가 될 것입니다. 그런 결단과 거룩한 의지를 가지고 예배드릴 때, 우리 하나님이 우리의 예배를 기뻐받으십니다. 그리고 그런 온전한 추수감사절을 지키는 자에게 하나님께서 더욱 풍성한 추수를 허락하십니다. 그런 자의 삶은 평안하고, 가정은 화목하고, 교회는 화평하고, 사회는 평화롭고, 나라는 부강해 집니다.

오늘 우리 중앙의 추수감사주일이 그런 온전한 추수감사주일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우리는 하나님 앞에 감사하고 기뻐 뛰놀면서, 회개할 것은 회개하고 부족한 것을 채워서 더욱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뜻을 받들겠다는 거룩한 의지를 새롭게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 경외하기를 배우는 계기가 되는 절기로 삼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진정으로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우리의 축복이 되는 온전한 추수감사절을 지키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광양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