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토스 2

잠을 깨고 보니 은혜의 바다군요.
주님이 나를 당신의 집으로 이끌러 가셨나 봅니다.
황막하고 간조한 땅에서 잠들었는데 깨고 보니 평안인 것을 .

이 평안 속에 하루를 이끌어 가실 푸른 초원과 잔잔한 물가를 기대합니다.
인도하시는 이인 주님이 계시지 않는다면 길을 잃기 쉬운 본성을 가진 이 몸을
내가 동시에 누리는 여러 공간 속에 주님은 나의 목자이시고
또 다른 공간의 주님은 나의 남편 K씨이시고
성경의 위인들 가운데 여러분을 만나고자합니다.

당대의 의인 노아, 아니 그 이전에 어머니가 없는 아담부터 시작하여
사람이 그리운 때에
존경하는 믿음의 선배들을 만나서 이런 저런 마음의 대화를 나누어 보는 것도
퍽 흥미가 있으리라 봅니다.
아담과 하와를 그려 보고
그들이 살던 전원 마을 에덴을 상상해 보는 것으로부터요.
아담의 계보 중에
가인의 후손의 이름을 이니셜로 외우는 것도 (아. 가. 에. 이. 므. 므. 라) 보너스죠.
노우호 목사님의 ‘하나님의 사람들’을 읽음으로써
오늘은 사람 사귀는 재미에 흠뻑 빠져 보려합니다.

내일은 시 이모님과 시누님 내외분이 어머님 뵈러 오신다니 뭣 좀 준비해 놓아야죠.
쇠고기 양지를 300g을 사다 놓은 것이 있어서
그걸 핏물과 잡티를 뺀다는 노릇이 냉동을 녹이는 과정에서
육즙이 많이 녹아 내려 종이 필터에 바쳐 놓았더니
아주 맑은 육수가 되었습니다.
그 물에 된장국을 끓여야겠어요.

어머님은 역시 토속 음식인 된장을 되직하게 끓이는 요리를 좋아하십니다.
어제는 둘째 시동생이 어머님을 위해 쓰시라고 50만 원을 보내셨습니다.
마침 의치(醫齒)를 새로 맞추어 드려야 할 것 같았는데 너무 감사한 일입니다.
안경도 분실하셨지요.
새로 맞추어 드리는데 요긴히 쓸 것입니다.
요즈음 인근 교회에 부흥회를 우리 가족 대표로 참석하시어
밤늦도록 은혜를 받으러 다니시는데
힘이 드시는지 숨이 차하십니다.

어제는 우리 며느리 친정에 경사가 있었습니다.
프랑스에 유학 가서 늦도록 학위 공부하노라
큰 오빠임에도 신부도 만만찮은 재원으로 둘 다 만혼인 셈인데
교수로 있는 학교의 제자들이 북새통을 이루어 분위기가 자못 싱그러웠습니다.
우리 산이가 넥타이를 다 매고
모든 친척들에게 이리저리 안기며 사랑 받는 것을 보니
제 마음이 무척 좋았습니다.
고생하시며 자식들 뒷바라지를 잘 하신 사돈어른이나 사부인의 선한 모습이
모든 이의 축하 속에 더욱 빛났습니다.

조반 시간이 너무 이르다 시니 이제 불린 쌀을 밥솥에 얹어야 하겠습니다.
보리쌀을 섞어서 한 밥이니
된장에 감자와 표고와 양파를 좀 넉넉하게 넣어 된장을 지지겠습니다.
오늘의 마딘 시간을 주님이 주관해 주세요.

주님을 사랑합니다.
주님만이 나의 전부이십니다.
주님은 나의 산성이시며 나의 피할 바위이시며
나의 요새이십니다. 주 밖에는 나를 구원하실 자가 없습니다.
저의 손을 드립니다.
저의 마음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