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는 대림절을 지나고 있습니다. 오늘은 대림절 둘째주일입니다. 대림절은 기다림의 계절입니다. 우리 주님의 탄생을 기다리면서 우리의 몸과 마음을 정결하게 준비하는 기간입니다. 요즘 현대인은 기다림의 중요성을 알지 못합니다. 기다림의 미학을 잊어버렸습니다. 현대인의 특징을 분석하는 말 중에 쿼터리즘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현대인들이 15분 이상을 참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현대인들의 조급성을 지적하는 말입니다. 요즘 사람들은 장편소설을 읽지 않습니다. 장편소설을 펴내는 출판사는 망하기 십상입니다. 그만큼 현대인들에게 인기가 없습니다. 영화도 닥터 지바고나 벤허같은 4시간짜리, 5시간짜리 대작이 나오지 않습니다. 인생의 진리를 담은 감동적인 명화를 찾아보기 힘들고, 그저 표피적인 쾌락을 추구하는 킬링타임용 영화들이 인기입니다.

또한 현대인들은 슬로우푸드를 외면하고 패스트푸드에 익숙해 있습니다. 5분 라면이 나오더니 3분 라면이 나왔습니다. 급기야는 1 분 라면이 나왔습니다. 사람들이 기다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조금 있으면 10초 라면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패스트푸드를 먹고 사는 현대인들은 참지를 못합니다. 아이들도 바라는 것을 금방 얻지 못하면 떼를 씁니다. 떼를 쓰다 잘 안되면 죽겠다고 들어 눕습니다. 참을성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부모들도 아이들이 요구하면 금방 사줘버리고 맙니다. 그러니까 아이들이 선물을 받아도 귀한 줄도 모르고 감사한 줄도 모릅니다. 오래 기다림 끝에 선물을 받아 본 적이 없으니까 당연합니다.

이런 현대의 흐름속에서도 기다림의 미학을 간직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참으로 성숙한 사람입니다. 기품이 있는 인생입니다. 기다림이 크면 클수록, 기다림이 현실이 되었을 때의 기쁨이 큰 법입니다. 독일의 사상가인 발터 벤야민은 기다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병상에 누워있을 때, 시간이 멀리서 한 발자국씩 다가오듯이, 나는 마음에 두고 있는 일이 멀리서 점점 다가오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여행할 때도 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시간을 통해 여행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행복한 삶의 비결을 알고 있었던 사람입니다. 그의 행복의 비결은 기다림에 있었습니다.

선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연말이 되면 선물을 주고받는데, 선물이 큰 기쁨의 선물이 되기 위해서는, 주는 사람도 오래 준비하고 받는 사람도 오래 기다리는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할 때, 그 선물이 귀한 것이 됩니다. 주는 자도 쉽게 구해서 주고, 받는 자도 준비없이 받는다면 그 선물은 별로 가치없는 것이 되고 말 것입니다.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라는 선물을 인류에게 주시기 위해 오랫동안 준비하셨습니다. 이제 이 하나님의 선물이 우리에게 큰 기쁨의 선물로 다가오기 위해서는 우리 편에서의 오랜 기다림의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오늘 말씀의 주인공들인 시므온과 안나가 이런 오랜 기다림의 복을 잘 보여 줍니다. 시므온과 안나는 어떤 사람들이었습니까? 이들은 예수님이 이 세상에 강림하는 그 역사적인 순간에 동참했던 사람들입니다. 오늘 본문말씀 22절을 보면, 아기 예수님이 예루살렘성전에 오셨습니다. 모세의 법에 따르면 남자아기를 출산한 산모는 33일이 지나야 바깥출입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적어도 예수님이 탄생하신지 33일이 지난 어느 날 예루살렘 성전에 나오신 것입니다. 그 역사적인 순간에 시므온과 안나가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아기 예수를 보는 순간 이 아기가 온 인류를 구원하실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성령께서 그들의 마음에 감동을 주시고 그들의 영안이 열려서 그 아기가 그토록 기다려왔던 메시야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아기 예수가 성전에 처음으로 나오는 그 역사적인 순간에 동참하는 복을 누렸습니다. 그 뿐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라는, 하나님이 주시는 놀라운 선물을 큰 기쁨으로 받는 첫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들이 어떻게 이렇게 큰 복을 받을 수 있었습니까? 과연 이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습니까? 오늘 성경에서는 시므온을 가리켜 “의롭고 경건하여 이스라엘의 위로를 기다리는 자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우리는 “이스라엘의 위로를 기다리는 자라”는 말씀을 주목해야 합니다. “이스라엘의 위로를 기다린다.”는 말에는 당시 암울하던 이스라엘의 시대적 상황이 담겨 있습니다. 그 당시 이스라엘은 로마의 식민지였습니다. 정치적으로는 로마총독이 이스라엘백성들을 다스렸습니다. 로마총독들은 권력을 가지고 백성들 위에 군림했습니다. 종교는 타락해서 권력의 시녀로 전락했습니다. 제사장들, 서기관들, 바리새인 같은 종교지도자들은 교만해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니 백성들을 위로할래야 위로할 수 없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사방을 둘러봐도 그 누구도 의지할 사람이 없었고, 위로받을 길이 없었습니다. 불의한 세상이었습니다. 오직 의지할 곳은 하늘로부터 오는 하나님의 위로뿐이었습니다. 다시말해 메시야가 오시기만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므온은 이런 불의하고 고통스런 상황에서 메시야의 강림을 기다리던 사람이었습니다. 오직 하늘로부터 오는 이스라엘의 위로를 기다리는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기다림은 하루 이틀에 끝나고 마는 그런 기다림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기다림은 평생 계속되었습니다. 그는 평생 기다린 사람이었습니다. 조용히 그러나 끈질기게 메시야의 강림을 기다렸습니다. 메시야의 강림을 기다리다 이제 죽음을 눈앞에 두게 되었습니다.

오늘 본문말씀 29절에 보면 시므온이 아기 예수를 안고 찬양하는 노래가 나옵니다. 그는 하나님을 찬양하면서 “이제 종을 평안히 놓아 주시는도다.”이렇게 고백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내가 그토록 기다리던 메시야를 보았으니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이런 말입니다. 시므온은 평생 메시야를 기다리다가 이제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코 메시야에 대한 소망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죽을 때까지 메시야의 강림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시므온의 기다림은 그냥 가만히 앉아서 손을 놓고 주님의 강림을 기다리는 소극적인 기다림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시므온의 기다림은 우리에게 참된 기다림의 모습을 잘 보여 줍니다. 오늘 25절 말씀에서 시므온을 “이 사람이 의롭고 경건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시므온은 주의 강림을 대망하면서 의롭고도 경건하게 살았습니다. 여기에서 “의롭다”는 말은 “원칙이나 기준에 합당해서 하자가 없다”는 말입니다. 다시말해 ‘하나님의 법도와 율례를 지키려고 애쓰던 의인이었다’는 것입니다. 예레미야5장에서는 하나님께서 의인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예루살렘 거리로 빨리 다니며 그 넓은 거리에서 찾아보고 알라 너희가 만일 정의를 행하며 진리를 구하는 자를 한 사람이라도 찾으면 내가 이 성읍을 용서하리라” 했습니다. 의인이 누구입니까?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를 행하고,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바로 시므온이 그런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시므온은 그 칠흙같이 어두운 역사 속에서도 세파에 휘둘리지 않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뜻을 받들고, 하나님의 규례와 법도와 명령에 순종하면서 평생을 살았던 사람이었습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언제나 이런 시므온 같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세상이 타락하고 혼란스럽더라도 자신의 삶을 올곧게 지켜낸 사람들이 언제나 어느 시대에나 비록 소수였지만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이런 자들을 ‘그 땅의 그루터기’라고 하셨습니다.(사6:13) 밤나무 상수리나무가 베임을 당해도 그루터기는 남는 것처럼 세상이 아무리 타락할찌라도 자신의 삶을 지켜내는 그루터기가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런 창조적인 소수에 의해 이 역사가 지금까지 지탱해온 것입니다. 시므온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이런 시므온의 삶은, 그리스도의 강림을 기다리는 우리들에게 큰 도전을 줍니다. 주님을 진실로 기다리는 성도들은 하나님의 법도와 율례에 입각한 삶을 삽니다. 비록 세상사람들은 노아 때처럼 온갖 죄를 먹고 마셔도, 성도들은 정결한 신부처럼 의의 옷으로 단장합니다. 세상사람들은 바른 교훈을 좋아하지 않고, 진리를 외면하고 자기를 사랑하고 돈을 사랑하고 교만하고 무정하고 무자비하게 살아가더라도 그런 세상사람들 틈에서라도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삶을 의롭게 지켜내는 것입니다. 이런 삶은 때로 외롭습니다. 그러나 그런 자들만이 주님의 날에 큰 기쁨과 감격으로 주님을 만날 수 있는 것입니다.

비비안 리와 로버트 테일러가 주연한 「애수」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는 기다림에 실패한 한 여인의 불행한 운명을 그리고 있습니다. 여주인공인 마리나는 전쟁터에 나간 연인 로이를 기다리다가 어느날 전사자의 명단에서 사랑하는 연인의 이름을 발견하고 실의에 빠집니다. 그러다가 그녀는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군인들을 상대로 몸을 파는 여인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길을 가다가 우연히 꿈에도 못잊던 로이를 발견합니다. 죽은 줄 알았던 로이가 죽지 않고 살아 있었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하고 알아보니까 전에 보았던 전사자명단은 동명이인이었던 것입니다. 엉뚱한 사람을 보고 연인이 죽은 줄 안 것입니다. 그러나 어쩝니까? 이미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로 더럽혀져 있었습니다. 떳떳하게 애인을 만날 수 없었습니다. 결국 그녀는 다리에서 떨어져 자살하고 맙니다.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준비하지 못한 그녀는 사랑하는 연인을 눈앞에 두고도 만날 수 없었습니다. 그 만남의 순간이 오히려 큰 고통의 순간이었습니다. 아니 그 만남은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을 만큼 절망만을 안겨주는 만남이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집니다. 우리가 주님의 날을 기다리면서 세상에 마음을 빼앗기고 더럽혀져있다면, 사랑하는 주님을 만날 수 없습니다. 주님을 만나는 순간이 오히려 우리에게 큰 고통의 순간이 될 것입니다. 죽음의 순간이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진실로 주님의 날을 사모하는 성도는 의로운 삶, 때묻지 않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둘째로 시므온은 주님을 기다리면서 경건하게 살았습니다. 여기서 “경건하다”라는 말은 “신중하게 취하는” “주의를 기울여 행하는” 이런 뜻입니다. 시므온은 신중하게 생각하고, 주의를 기울여 행동했습니다. 아무렇게 생각하고, 아무렇게 말하고, 아무렇게 행동하지 않았습니다. 세상의 어둠과 악함을 경계하면서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또 자신의 형편에 따라 일희일비하지 않았습니다. 세상사는 동안 늘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주님의 강림을 기다리던 시므온의 삶이었습니다. 오늘날 주님의 날을 기다리는 성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진실로 주님의 탄생을 기다리는 성도는 경건합니다. 주님을 기다리는 성도는 오늘의 이 현실에 살면서도 이 현실에 속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주님을 기다리는 성도는 새로운 날, 약속의 날이 도래하기를 기다리는 자입니다. 어서 그 날이 와서 이 불의한 현실이 끝나기를 고대합니다. 메시야를 간절히 기다리는 것은 오늘의 현실이 불의하기 때문이요, 그 불의한 현실에 안주하지 않으려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강림을 진실로 기다리는 성도는 “의로움과 경건함”을 준비해서 의롭고 경건하게 살아갑니다. 결코 세파에 몸을 맡기지 않습니다. 썩어질 것에 눈을 돌리지 않습니다. 눈앞의 이익을 좇아 경솔히 생각하고 경솔히 행동하지 않습니다. 진실로 그리스도의 강림을 대망하는 성도의 특징은 “오늘”을 의로움과 경견함으로 채워가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세상에 나아가 거룩하게 살아갑니다. 세상에 동화되지도 않고 은둔하지도 않고 구별되게 살아갑니다. 현실이 악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그럴수록 자신을 철저하게 의로움과 경건함으로 무장하면서, 주님의 날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돌아볼 때 요즘 세상이 악합니다. 사랑이 식어지고 쾌락을 사랑하고 돈을 사랑하고 자신을 사랑하고 교만하고 무정하고 무자비한 세상입니다. 앞으로 세상이 더욱 이런 세상이 되어갈 것입니다. 진리와 평화가 입맞추는 세상이 되어야 하는데 세상은 정반대로 되어가고 있습니다. 거짓이 판을 치고 술수가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런 세상에서 오늘 하나님은 주님의 강림을 기다리는 성도의 특징이 바로 의로움과 경건함이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면 성전에서 아기 예수를 맞이했던 또 한 사람 안나는 어떤 삶이었습니까? 안나에 대한 소개는 36절에 나옵니다. “아셀지파 바누엘의 딸 안나”이렇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바누엘”은 헬라어로 “브니엘”입니다. 역사적으로 브니엘에서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 야곱이 얍복 강가에서 하나님과 씨름해서 이기고 “이스라엘”이란 이름을 얻은 곳입니다. 그런데 “브니엘”이라는 말에는 “하나님의 얼굴”이라는 뜻이 담겨있습니다. 그러므로 바누엘은 하나님의 얼굴같이 자비롭게, 지혜롭게, 때로는 엄하게 신앙으로 안나를 양육한 것입니다. 오늘 말씀의 주인공인 바누엘의 딸 안나는 신앙심 깊은 어머니로부터 주의 교양과 훈계로 자란 올곧은 여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 안나의 나이는 84세 였습니다. 남편과 7년 동안 결혼 생활하다가 남편과 사별하고 줄곧 올로 지낸 여인이었습니다. 당시 조혼의 관습대로 안나가 15세 전후에 결혼했다고 치면 이 여인은 약 60년 동안이나 홀로 살아온 셈이 됩니다. 디모데전서 5장에는 초대교회 과부의 조건이 나옵니다. 나이로 따지면 60세가 넘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안나는 60세를 훌쩍 넘긴 84세 였습니다. 과부된 햇수만 60년이 된 여인이었습니다. 그 긴 세월동안 안나는 시므온처럼 주님의 강림을 끈질기게 기다렸습니다. 이제 눈이 가물가물해지고, 기력이 쇠해지면서, 인생을 정리해야 할 시간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지만 결코 기다림의 모습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주님의 강림을 기다리면서 안나가 한 일이 무엇입니까? 안나도 시므온처럼 손을 놓고 앉아만 있지 않았습니다. 오늘 말씀 37절을 보겠습니다. “안나는 성전을 떠나지 아니하고 주야에 금식하며 기도함으로 섬겼다” 고 했습니다.

저는 평생 성전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다시 말해 안나의 삶의 중심이 성전이었습니다. 안나는 평생을 교회중심으로 살았습니다. 교회에 수시로 와서 예배드리고, 찬양하고, 금식하고, 기도했습니다. 교회오는 것이 기쁨이요 삶의 낙이었습니다. 안나에게 있어서 예배는 삶을 지탱해고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원천이었습니다. 이렇게 평생을 살았습니다. 그 오랜 세월동안 혼자 지내면서, 오로지 기도하는 일과 하나님의 성전에서 봉사하는 일로 살아온 여인이었습니다. 성전이 있는 곳을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르고, 예배드리는 것이 삶의 큰 힘이 되었던 것입니다.

이와같이 시므온과 안나는 칠흑같이 어둔 세상에서도 의롭게 경건하게 살면서 성전중심의 삶을 살았습니다. 이런 시므온과 안나의 모습은 주님의 날을 기다리는 성도의 참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님을 대망하고 주님의 날을 기다리는 성도의 모습이 무엇입니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 때만을 기다리는 것입니까? 세상에 나아가 제 멋대로 살아갑니까? 아닙니다. 세상이 어둡고, 악하고, 어디서 위로받을 곳이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주님의 날을 대망하면서, 세상에 나아가 세상 한복판에서 의롭고 경건하게 삽니다. 그리고 그의 삶의 중심에는 교회가 있습니다. 교회 중심의 삶을 살려고 애씁니다. 교회를 사랑하고, 교회를 통해 힘을 얻고 교회를 건강하게 세우려고 앞장서서 헌신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결코 잃지 않습니다. 이런 모습이 주님의 날을 기다리는 성도의 모습입니다. 이런 자들이 주님을 만나뵈올 때, 참으로 큰 영광과 기쁨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시므온과 안나는 오랜 기다림 끝에 결국 예수 그리스도를 맞이하게 됩니다. 27절과 38절을 보면, 공통적으로 “마침”이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27절에 “마침 부모가 율법의 전례대로 행하고자 하여 그 아기 예수를 데리고 오는지라” 했습니다. 또 38절에 "마침 이 때에 나아와서 하나님께 감사했다"고 했습니다. 이 ‘마침’이라는 말이 얼마나 엄청난 내용을 담고 있는지 모릅니다. 시므온과 안나가 성전에서 아기 예수를 만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전에 나오시는 날, 그 자리에 있기 위해 시므온과 안나는 평생을 기다렸습니다. 부패하고 불의한 시대 속에서도 의롭고 경건한 생활을 하면서 끈질기게 기다렸습니다. 개인적으로 고통스런 시간들이 있었지만 기도하면서, 성전중심으로 살면서 끈질기게 메시야의 탄생을 기다렸습니다. 이런 기다림 끝에 시므온과 안나는 주님을 만나뵐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그들의 기쁨이 얼마나 컸겠습니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신령한 기쁨이 그들의 마음속에 일렁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시므온은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오늘 본문말씀을 보면 시므온이 성전으로 들어오는 아기 예수를 품에 안고 하나님을 찬송하기 시작합니다. “내 눈이 주의 구원을 보았사옵나이다.” 시므온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성취될 구원을 보았습니다. 세상권력으로부터 억압받고 시달리던 사람들이 자유를 얻게 되는 역사를 보았습니다. 어둠의 영에게 묶여서, 시들어가던 생명들이 참 자유를 얻고 생명이 회복되는 거룩한 역사를 보았습니다. 성령께서 주시는 영적인 통찰력으로 앞으로 일어날 그리스도의 구속사건을 미리 보았습니다. 유대인 뿐 아니라 세상 만민이 구원의 빛을 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런가하면 어떤 사람에게는 주님의 탄생은 절망적인 소식이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비추시는 빛으로 그들의 위선적인 삶이 낱낱이 드러날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그들은 패망의 날을 맞이하게 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내 눈이 주의 구원을 보았사옵나이다.” 이 말에는 시므온이 평생 기다려온 날의 기쁨이 담겨 있습니다. 또 안나는 “예루살렘의 구속됨을 바라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아기에 대하여 말했다”고 했습니다. 여든네 살이나 된 고령의 안나가 메시야를 대망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메시야가 강림했음을 증언했다니 이 얼마나 놀라운 일입니까? 그 마음속에 감격과 기쁨이 출렁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 저와 여러분들은 시므온과 안나를 주목합시다. 미련한 10 처녀같이 다 졸며 잘새.. 이런 삶을 살지 말고, 깨어서 시므온과 안나처럼 주님의 날을 기다리면서 거룩하고 정결한 신부의 모습을 준비합시다. 진실로 주님의 강림을 기다리는 성도답게 의로운 삶을 회복하고, 경건한 삶을 회복하는 대림절이 되게 합시다. 이 대림절이 성전중심으로 사는 성도의 삶을 회복하는 기간이 되게 합시다. 그리하여 이번 성탄절은 큰 기쁨으로 맞이할 뿐 아니라 나아가 장차 우리 주님 다시 오실 때, 큰 기쁨으로 맞이하는 여러분과 제가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광양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