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약 2천 년 전 팔레스틴의 베들레헴이라는 동네 어느 해 저무는 저녁 무렵, 먼 길을 걸어 온 듯한 부부가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목수 일을 하던 요셉과 그의 약혼녀 마리아였습니다. 그 행색이 초라했고,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게다가 마리아는 출산이 임박한 듯 고통으로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요셉은 종종걸음으로 이곳저곳 다니면서 문을 두드렸습니다. ‘출산이 임박한 임산부가 있습니다. 누추한 곳이라도 좋으니 좀 들어가게 해 주십시오.’ 가는 곳마다 통사정을 해 보았지만 매몰차게 거절당했습니다. 있을 곳이 없었습니다. 결국 간신히 지친 몸을 맡길 수 있었던 곳은 말들의 울음소리가 가득한 마구간이었습니다.

유다 고을 중 가장 작은 마을 베들레헴 말구유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탄생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높고 높은 별을 넘어 낮고 천한 이 땅에 오실 때, 아기 예수님이 있을 곳은 그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이제 탄생하실 아기가 만민을 구원하기 위해 오시는 만왕의 왕이신데, 그 분이 누우실 곳이 없으셨습니다. 그러니 요셉과 마리아가 얼마나 안타까웠겠습니까? 말구유에 뉘이면 안되는 아기인데... 이런 대접을 받아서는 안되는 아기인데... 발을 동동 거리면서 사방팔방을 찾아다녔지만 있을 곳이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차가운 구유에 뉠 수밖에 없는 현실 앞에서 요셉과 마리아는 눈물을 감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기 예수께서 이 땅에 오실 때의 상황을 살펴보면 참으로 놀라운 하나님의 섭리를 발견하게 됩니다. 구약성경에서 하나님은 메시야를 보내주시겠다고 말씀하시면서 몇 가지 힌트를 해주셨습니다. 미가서에서 미가는 메시야가 유다지파에서 나시고 유다고을 중에서 가장 작은 베들레헴이라는 동네에서 나실 것이라고 했습니다.(미5:2) 그러므로 메시야는 유다지파에서 나셔야 했고 베들레헴에서 나셔야 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부모였던 요셉과 마리아는 유다지파이긴 했습니다만, 사는 동네는 갈릴리 나사렛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이 갈릴리 나사렛에서 태어날 가능성이 많았습니다. 만약 그랬더라면 메시야로서 인정받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섭리는 놀랍습니다. 마리아의 출산이 다가오니까 하나님은 마리아를 베들레헴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끌어 가셨습니다. 하나님은 로마 황제 가이사 아구스도를 동원하셨습니다.

오늘 말씀 1절을 보겠습니다. “그 때에 가이사 아구스도가 영을 내려 천하로 다 호적하라 하였으니 이 호적은 구레뇨가 수리아 총독이 되었을 때에 처음 한 것이라” 했습니다. 여기에서 가이사 아구스도는 로마 초대 황제였던 옥타비아누스를 말합니다. 로마는 2번에 걸쳐서 3두 정치를 했습니다. 첫번째 삼두정치는 케사르, 폼페이우스, 크라수스였고, 첫번째 삼두정치가 무너지고 난 후, 두번째 삼두정치가 이어졌는데, 그 때는 옥타비아누스, 안토니우스, 레피투스라는 사람들이 주인공들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옥타비아누스가 이집트 클레오파트라의 연인이었던 안토니우스 연합 함대를 무찌르고 결국 로마의 권력을 독점하게 되었습니다. 그 해전이 그 유명한 기원전 31년에 이오니아해에서 벌어진 악티움 해전이었습니다. 이 전쟁을 승리로 장식한 옥타비아누스가 황제로 등극한 다음에 자신의 이름을 ‘가이사 아구스도’로 정한 것입니다. ‘가이사’라는 말은 원래 가이사라는 사람을 지칭하는 고유명사였지만 나중에는 ‘황제’라는 뜻의 보통명사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리고 ‘아구스도’는 ‘지존자, 존엄자’라는 말입니다. 다시 말해 가이사 아구스도라는 말은 ‘존엄하신 황제’라는 말인데, 옥타비아누스가 스스로 이렇게 자신을 부르게 한 것입니다. 이 옥타비아누스가 황제가 된 후에 처음 한 일이 통치하기에 용이하도록 전 국민들에게 호적하라고 명령을 내린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 요셉과 마리아도 갈릴리에서 고향인 베들레헴으로 내려오게 되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뜻을 이루기 위해서 로마 황제까지도 사용하십니다. 로마 황제가 대단한 존재같이 보이지만 실제로는 하나님의 손에 의해 조종되는 꼭두각시일 뿐입니다. 모든 세상의 권력자들이 마찬가지입니다. 저들은 하나님의 섭리가운데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사용되는 하나님의 도구에 불과합니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권력자는 겸손하게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면서 자신의 누리는 권력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이루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권력자들은 인류역사를 통틀어 찾아보기 힘듭니다. 대부분의 권력자들이 권력을 손에 쥐면 교만해 집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교만하다가 인생 망치고, 나라 망치는 자들이 대부분입니다.

어찌되었든 구약성경의 예언을 성취하려는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요셉과 마리아는 고향 베들레헴으로 갔습니다. 베들레헴에 도착해서 있을 곳을 찾았지만 도무지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니 요셉과 마리아가 얼마나 애가 탔겠습니까? 출산할 곳을 애타게 찾았지만 가는 곳마다 거절당했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찾은 곳이 말들의 울음소리만이 가득한 마구간이었습니다. 그 마구간에 짚을 깔고 천을 깔고 만삭된 몸을 뉘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만왕의 왕, 평화의 왕이 구유에 누우셨습니다. 오늘 본문 6절에서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거기 있을 그 때에 해산할 날이 차서 첫아들을 낳아 강보로 싸서 구유에 뉘었으니 이는 여관에 있을 곳이 없음이러라” 했습니다. 왜 맏아들을 낳아 강보로 싸서 구유에 뉘였다구요? 그 어디에도 있을 곳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만민을 구원하시려고 하늘 보좌를 버리고 이 땅에 오셨는데 따스하게 맞아 주는 사람 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모두들 예수님의 존재는 거들떠보지도 않았습니다. 자신들의 일에 취하고, 먹고 마시고 즐기느라고 정신없었습니다. 오히려 저 미천한 말들이 메시야의 탄생을 기뻐 맞이했습니다.

‘있을 곳이 없음이러라!’ 오늘 이 말씀은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로마 황제의 궁전과 헤롯왕의 저택은 만왕의 왕이신 아기 예수께 있을 곳을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평화의 왕이십니다. 그러나 세상의 군왕들은 전쟁을 즐깁니다. 아기 예수님은 칼과 창을 녹여 쟁기를 만드십니다. 그러나 세상의 군왕들은 쟁기를 녹여 칼과 창을 만듭니다. 예수님은 평화를 만드는데 헌신하시고 세상의 군왕들은 전쟁을 만드는데 골몰합니다. 그러니 어떻게 세상의 군왕들이 아기 예수의 있을 곳을 마련해 줄 것을 기대하겠습니까? 언감생심입니다.

또 세상의 군왕들은 세상의 화려함을 좋아합니다. 별 다섯 개짜리도 모자라 별 7개 짜리 최고급 호텔 연회장의 붉은 카펫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아기 예수님은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셔서 서민들과 어울려 사셨습니다. 늘 어렵고 힘든 사람들,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 나아가서 그들의 친구가 되어 주셨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세상의 군왕들이 아기 예수님 있을 곳을 마련해 줄 수 있겠습니까? 예수님은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고 가르쳐주셨습니다. 그런데 저들은 높임을 받으려고만 합니다. 그러니 어떻게 저들이 아기 예수의 있을 곳을 마련해 줄 수 있겠습니까? 아니 있을 곳을 마련해 주지 않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저들은 아기 예수를 증오하면서 죽이려고 덤벼들었습니다. 헤롯왕은 두 살 난 아이를 다 죽이라는 끔찍한 명령을 서슴없이 내렸습니다. 세상 부귀영화와 쾌락에 빠져 있는 세상의 군왕들이 이 땅에 평화의 왕으로 오신 아기 예수님을 거부하고 대적하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시편2편에서는 이렇게 세상의 군왕들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군왕들이 나서며 관원들이 서로 꾀하며 기름 받은 자를 대적하는도다” 그들은 아기 예수님이 있을 곳을 제공하지 않을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예수님을 거부하고 대적합니다. 그러므로 만왕의 왕이신 예수님은 공생애 동안에 단 한 번도 화려한 궁전을 찾지 않으셨고, 그대신 베다니 나사로의 집 마리아와 마르다의 집에 자주 가셨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세상군왕들이 다스리는 곳에는 아기 예수께서 있을 곳이 없습니다.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솟은 왕궁에는 아기 예수님이 거하실 곳이 없습니다. 국회나 정치인들의 거리인 여의도에는 예수님이 계실 곳이 없습니다. 그래도 아기 예수님께서 있을 곳으로 기대되는 곳이 있습니다. 아니 다른 곳은 몰라도 거기만큼은 예수님이 계실 곳이 있어야 했습니다. 바로 예루살렘 공회였습니다. 거기에는 하나님을 잘 믿는다는 제사장들과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였습니다. 거기에도 아기 예수님이 거하실 곳이 없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예수님 생전에 가장 핍박을 많이 받은 곳이 바로 회당이었습니다. 회당에 거하는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이 틈만 있으면 적의의 이빨을 들이대고 예수님을 죽이려고 달려들었습니다.

그러니 예수님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셨겠습니까? 이런 모습을 보시고 예수님은 만민의 기도하는 집을 강도의 소굴로 만든 당시의 지도자들을 내쫓으시면서 그런 타락한 성전을 헐어버리라고 말씀했습니다. 그러면서 예수님은 “그 타락한 성전을 헐어버리고 내가 다시 세우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면 다시 세우시겠다는 그 성전은 과연 무엇을 의미합니까? 바로 저와 여러분입니다. 우리들입니다. 다시 말해 교회입니다. 교회가 오늘날 성전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라는 성전에는 반드시 아기 예수님이 있을 곳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과연 아기 예수님이 있을 곳이 있습니까?

우리나라에서 25년 동안 상연된 기독교의 대표적인 연극이 있습니다. 극단 증언에서 공연하는 “빈 방 있습니까?” 라는 연극입니다. 이 연극이 올해로 33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연극의 주인공인 덕구 역을 맡은 배우는 20대 청년에서 이제는 중년이 되어 버렸습니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이 연극이 절찬리에 상연됩니다. 이 연극은 미국에서 실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연출가 최종률씨가 대본을 써서 만든 작품입니다. 1980년 성탄절 무렵 신문 한 구석에 실린 “윌리의 성탄절”이라는 짧막한 칼럼을 보고 대본을 쓴 것입니다. 미국 어느 작은 마을에 윌리라는 아홉 살이 된 소년이 있었습니다. 4학년에 해당되었지만 지적 능력이 떨어져 2학년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 해 성탄절에 교회학교에서 성극을 하게 되었는데 윌리가 맡은 역은 여관집 주인 역이었습니다. 열심히 연습해서 드디어 공연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예배당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한참 연극이 진행되던 중 요셉과 마리아가 여관으로 들어와 문을 두드렸습니다. “빈 방 있습니까?” 그러자 여관 주인으로 분장한 윌리가 나와서 “없어요 가세요.”라고 매몰차게 거절했습니다. 그러나 요셉과 마리아는 간절히 사정했습니다. “우리는 너무 멀리에서 와서 지쳤습니다. 게다가 아내는 곧 출산할 것 같습니다. 누추한 방이라도 괜찮으니 제발 방 하나만 내 주십시요.”통사정을 했습니다. 그러자 여관 주인으로 분장한 윌리가 말을 잊은 채 마리아를 오랫동안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무대 뒤에서 대사를 읽어주던 선생님이 윌리가 대사를 잊어버린 줄 알고 조그맣게 읽어 주었습니다. “안돼요. 없다니까요. 가세요.” 읽어줘도 한동안 우두커니 서 있던 윌리는 한참 만에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습니다. “안돼요, 없다니까요. 가세요.”외쳤습니다. 결국 요셉과 마리아는 슬픈 얼굴로 돌아섰습니다. 바로 그 때였습니다. 윌리가 갑자기 돌아가는 요셉의 가족을 향해 소리쳤습니다. “요셉! 마리아! 가지 마세요. 내 방을 쓰세요. 내 안방을 내드릴께요.” 소리쳤습니다. 물론 각본에 없는 대사였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연극이 엉망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그 장면을 지켜보던 많은 성도들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구동성으로 “내 생애 이렇게 감동적인 성탄절 연극은 처음 보았다”라면서 박수를 쳤습니다.

그렇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화려한 궁전이나 공회에 아기 예수님께서 있을 곳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국회나 여의도에 아기 예수님께서 있을 곳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예수님이 충분히 예상하신 일이기 때문입니다. 회당에도 예수님이 계실 곳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성전 된 우리에게, 다시 말해 오늘 이 시대의 교회에 아기 예수께서 거하실 곳이 없다면 예수님의 충격과 슬픔을 이루 말할 수 없으실 것입니다. 그래도 예수님 당시의 회당 사람들은 변명할 여지는 있습니다. “메시야가 이런 분이시고, 이렇게 오실 줄 몰랐다. 메시야가 이런 분인 줄 알았더라면 우리는 기꺼이 있을 곳을 마련해 드렸을 것이다.” 변명할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교회는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우리는 성경을 통해 메시야가 어떤 분이신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이사야 선지가가 예언한 대로 오셨습니다.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었습니다. 마른 땅에서 나온 줄기 같았습니다.(사53장) 이사야가 예언한대로 그 모습 그대로 오셨습니다. 그리고 이 땅에 오셔서 한평생 소탈하게 사셨습니다. 가난한 서민들과 어울려 살았습니다. 사회에서 낙오되고 소외된 자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던 세리들과 어부들이 예수님의 제자들이 되었습니다. 여우도 굴도 있고 공중의 새도 거처가 있지만 오직 예수님은 머리 둘 곳이 없을 정도로 초라한 인생이었습니다. 겉으로 볼 때 사람의 마음을 끌만한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마음과 그 가르침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 마음은 언제나 5월의 봄날처럼 따스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그 눈을 맑고 밝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사람의 중심을 꿰뚫어 보시면서 한 사람 한 사람 일일이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율법의 전통에 따르면 돌로 쳐 죽여야 할 간음한 여인까지도 너그럽게 용서해 주셨습니다. 안식일에 배고픈 제자들이 벼이삭을 잘라 먹도록 내버려 두셨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당시의 제사장들은 율법을 어겼다고, 하나님을 모독했다고 이를 갈면서 죽이려고 덤벼들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마음은 그 어떤 전통이나 율법으로도 얽어맬 수 없었습니다. 너무나 자유로우면서 동시에 철저한 절제로 사셨습니다. 인간적으로 너무나 따스한 예수님이셨습니다.

또한 예수님은 말씀 한 마디로 풍랑을 잠잠케 하셨습니다. 문등병자를 손수 어루만지시면서 고쳐주시고, 나면서 앉은뱅이 된 자를 고쳐 주셨습니다. 보지 못하는 자들을 보게 하시고, 듣지 못하는 자들을 듣게 해주시고, 말하지 못하는 자들을 말하게 하셨습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일으키셨습니다. 심지어 죽은 나사로도 살리셨습니다. 그런 능력이 있음에도 폭군 헤롯왕이나 가이사 같은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그들처럼 군림하지도 않으셨습니다. 어떤 사람도 차별하지 않았습니다. 그 앞에서는 주인도 없고 종도 없었습니다. 부자도 없고 가난한 자도 없었습니다. 또 배운 자도 없고 못배운 자도 없었습니다. 남녀의 차별도 없었습니다. 인종차별도 없었습니다. 또한 예수님의 삶은 복잡하지 않고 아주 단순하셨습니다. 모든 삶의 초점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이 땅에 하나님나라를 세우는 것에 맞춰져있었습니다. 이런 예수님이 결국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달리셨습니다. 우리위해 십자가의 고통을 끝까지 참으셨습니다. 손에 못이 박히고 허리에 창이 박혔습니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울부짖으면서도 “주여 저들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자기를 십자가에 못박는 로마군인을 용서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마침내 죽음의 권세를 깨치시고 부활하셨습니다. 또 예수님의 가르침도 단순명료했지만, 바리새인들의 가르침과는 달리 권위가 있었습니다. 참으로 아름답고 거룩하고 성스런 주님의 모습입니다.

이런 예수님을 기다리는 계절이 대림절입니다. 이 대림절에 우리는 예수님이 있을 곳을 준비해서 맞아들여야 합니다. 또다시 아기 예수님을 말구유에 눕게 할 수 없습니다. “있을 곳이 없음이러라” 이런 기록이 되풀이되게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윌리처럼 “내 안방을 내드릴께요.” 주님께 있을 곳을 마련해 드려야 합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할 일이 있습니다. 세상 염려와 걱정으로 분주한 마음을 비워야 합니다. 썩어질 세상 욕심으로 가득 차 냄새나는 마음과 영혼을 깨끗이 청소해야 합니다. 우리 주님에게 냄새나고 거미줄이 가득한 곳을 드릴 수 없습니다. 세상 것들로 가득 찬 곳을 드릴 수 없습니다. 냄새나고 거미줄이 쳐 있는 곳은 청소를 해야 합니다. 세상 것들은 쓰레기 통에 쓸어 넣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다음에 우리 주님을 우리(교회)의 중앙으로 모셔 들여야 합니다. 예수님은 오늘도 교회 문을 두드리면서 외치고 계십니다. “볼지어다 내가 문 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로 더불어 먹고 그는 나로 더불어 먹으리라”(계3:20) 우리가 예수님에게 있을 곳을 마련해 드리려면, 우선 문을 열고 예수님을 교회 공동체 중앙으로 모셔야 합니다. 교회 공동체 한 가운데에 예수님이 계시도록 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교회의 구성원들 모두가 베드로처럼 예수님을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고백해야 합니다.(마16:16) 그리고 모든 교회 성도들이 예수님을 사랑하고 기쁨으로 예수님의 통치를 받고 예수님의 다스림을 받아야 합니다. 온 교회 성도들이 예수님의 가르침을 마음판에 새기고 순종하기로 새롭게 다짐해야 합니다. 이러할 때 예수님이 기쁨으로 우리에게 오셔서 우리와 함께 있어주실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예수님과 동행하고 다시 오실 주님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 성경은 예수님이 오실 당시의 풍경을 한 마디로 이렇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있을 곳이 없음이라!” 이천 년 전에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실 때에는 있을 곳이 없었지만, 올 성탄절에는 예수님이 있을 곳이 넘쳐나는 우리 중앙교회 되기를 바랍니다. 이런 의미로 오늘 집에 돌아가서 우리 가정에 조그만 보금자리를 마련해 봅시다. “주님 여기에 있을 곳을 마련했습니다. 여기에 오시옵소서.” 예수님을 메시야로 인정하고 예수님의 가르침에 순종하면서 살기로 다짐하면서, 상징적인 의미로 아기 예수께서 누우실 요람을 마련해 봅시다. 그리하여 올 해 성탄절은 다시금 예수님을 우리의 중심에 모셔 들이고 예수님의 통치를 받고 예수님의 가르침에 순종하는 시발점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광양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