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눅4:16-21)

오늘은 대강절 4째 주일입니다. 성탄절이 다가오면서 거리마다 가게마다 점점 성탄절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성탄절에 우리들도 성탄장식을 정성들여 하지만, 서양사람들은 굉장히 정성들여 가정과 교회를 장식합니다. 미국에서는 성탄목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성탄 트리를 만들 때 우리처럼 조화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산 소나무를 베어다가 장식합니다. 그리고 성탄절에는 온 식구들이 다른 곳에 가지 않고 가정에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성탄절에 특히 들뜨는 곳은 가정도 아니요 교회도 아니요, 음식점이나 백화점이나 호텔입니다. 20 30대 자녀들은 끼리끼리 호텔이나 식당에 모여 뜨거운 밤을 보내고, 가정에는 부모들만 나홀로 집을 지키는 풍습이 자리잡은 지 오래입니다. 성탄절에 교회는 오히려 불이 꺼지고 성탄절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백화점이 휘황찬란하게 불을 밝힙니다. 백화점들은 성탄절이 일 년 중 대목 중의 대목이라고 합니다. 그 뿐 아니라 음식점이나 호텔도 방을 얻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사람들은 성탄절에 기뻐하지만, 정작 왜 성탄절이 기쁜 날인지 알고 기뻐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저도 어릴 때 성탄절이 참 좋았습니다. 성탄절, 크리스마스라는 말만 들어도 왠지 기분이 좋았습니다. 왜 기쁜지도 모르면서 그냥 괜히 마음이 설렜습니다. 성탄전날 밤 전야제가 끝나면 각 부서별로 선물교환을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자정이 되면 교회에서 제공해 주시는 떡국 한 그릇을 비우고 새벽송을 돌았습니다. 청사초롱을 앞세우고 조심스럽게 성도의 집에 다가가서 ‘기쁘다 구주오셨네 만백성 맞으라!’ ‘저어들 밖에 한 밤 중에 양틈에 자던 목자가’, “고요한밤 거룩한 밤 어둠에 묻힌 밤 주의 부모 앉아서 감사기도 드릴 때 아기 잘도 잔다 아기 잔도 잔다” 이렇게 찬송하면 그 집 성도는 가만히 듣고 있다가 문을 열고 준비한 선물을 줍니다. 이렇게 각 가정마다 찬송을 불러주는데 하늘에서 함박눈이 내리면 천국이 따로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면 가정마다 주신 선물 보따리가 마대자루로 하나 가득 찹니다. 그러면 그것을 둘러메고 낑낄 거리면서 교회로 돌아와 새벽기도회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그 때는 사실 성탄절이 왜 기쁜 날인지 잘 알지 못하고, 그저 성탄절 분위기에 취했었던 같습니다.

미국의 어느 대학에서 심리학 교수가 학생들에게 “크리스마스”라는 단어를 들을 때 생각나는 것을 적으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학생들은 “트리”, “선물”, “칠면조”, “휴가”, “캐럴”, “산타클로스” 등을 적었습니다. “예수님”이라는 단어를 적어낸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크리스마스” 하면 가장 먼저 “예수님”을 생각해야 하는데, 아무도 예수님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닙니다. 성탄절의 주인공은 예수님이요, 예수님의 탄생을 기뻐하는 날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탄생을 기뻐하면서 경건하게 보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왜 우리들이 예수님의 탄생을 기뻐하는 것입니까? 예수님이 탄생하실 때 천사가 외치기를 ‘예수님의 탄생은 온 백성에게 미치는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라고 했습니다.(눅2:10) 예수님의 탄생은 일부 사람들에게만, 특정 계층에게만 국한된 기쁜 소식이 아니라, 온 백성들, 모든 걔층의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이 된다는 것입니다. 남자나 여자나, 배운 사람이나 못 배운 사람이나, 높은 사람이나 낮은 사람이나,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서양 사람이나 동양 사람이나, 2천년 전이나 오늘이나 2천년 후나 할 것 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미치는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라고 했습니다. 도대체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 이유를 오늘 본문말씀은 전해주고 있습니다. 우리 주님의 탄생이 어째서 온 백성에게 미치는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 되는지를 잘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오늘 말씀은 예수님이 공생애를 시작하시면서 고향 나사렛 회당에서 처음 설교하신 장면입니다. 여기에서 예수님은 예수님이 무엇 때문이 이 세상에 오셨는지, 그 이유와 목적을 분명히 밝히셨습니다.

18절을 보겠습니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했습니다. 이 구절은 이사야61장 1절 이하를 인용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공생애를 시작하시면서 갈릴리 회당에서 이 말씀을 가지고 설교하시면서, “이 글이 오늘 너희 귀에 응하였느니라” 했습니다. 다시 말해 이 이사야의 예언의 말씀을 이루기 위해 예수님이 오셨다는 것입니다. 이 말씀을 통해 우리는 예수님이 왜 이 땅에 오셨는지, 왜 예수님의 탄생이 온 백성에게 미치는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 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첫째로, 예수님의 탄생이 온 백성에게 미치는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 되는 이유는, 예수님이 가난한 자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 이 땅에 오셨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가난한 자’는 단지 물질적으로 가난한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질적으로 가난하기 때문에 이 세상 어디에도 의지할 곳 없는 사람을 말합니다. 이들은 이웃들에게도 도움을 받지 못합니다. 심지어 친척이나 부모님에게서도 의지할 곳을 찾지 못합니다. 그 어디에서도 의지할 곳이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사람이 여기서 말하는 ‘가난한 사람’입니다. 예수님의 탄생은 이런 사람들에게도 기쁜 소식이 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가난한 자들에게 미치는 기쁜 소식을 안고 이 땅에 오셨기 때문입니다.

그 어느 누구에게서도 도움을 받을 수 없고, 아무 데도 의지할 곳이 없는 가난한 사람에게 기쁜 소식이 무엇이겠습니까? “이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의지할 곳이 있다.” 이것 아니겠습니까? ‘가난한 자도 의지할 곳이 있다. 그 분은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가난한 자도 사랑하신다.’ 바로 이것이 예수님이 전하였던 기쁜 소식이요, 복음이었습니다. 우리가 믿는 여호와 하나님은 아무도 의지할 곳 없는 가난한 자들도 사랑하신다는 것을 예수님은 몸소 생생하게 보여 주셨습니다.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여호와 하나님은 돌봐주시고, 아무도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친구가 되어 주신다는 사실을 예수님이 몸소 삶으로 보여 주셨습니다. 이것이 예수님이 전하신 복음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삶을 보면 어쩌면 그렇게 우리 서민들의 삶을 빼닮았는지 모릅니다. 예수님은 유다 고을 중에서 가장 작은 마을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셨습니다. 그것도 마구간에서 태어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굉장한 지식과 지혜를 가지고 당시의 내노라하는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 바리새인들을 꼼짝 못하게 했습니다. 또 각색 병든 자들을 고쳐 주시고 굉장한 이적과 표적을 행했지만, 예수님은 세상 권세자들과 어울리지 않고, 가난한 자들과 어울리시기를 좋아하셨습니다. ‘공중의 새도 머리 둘 곳이 있지만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사시다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셨습니다. 가난하게 태어나셨으면 좀 출세하시든지, 권세자들과 어울리시든지, 돌아가실 때라도 잘 돌아가시든지 했으면 좋겠는데, 우리 주님은 그런 것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었습니다. 태어나서 살다가 돌아가시는 모습이 어쩌면 그렇게 비천했는지 모릅니다.

왜 그러셨습니까? 예수님이 능력이 없어서 입니까? 아닙니다. 가난한 자들의 친구가 되시기 위해서였습니다. 마구간 같은 곳에서 살아가는 인생들에게도 위로와 소망을 주시려고 예수님은 마구간에 태어나셨습니다. 철저히 소외된 사람이라 할지라도 의지할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하고, 믿게 하시려고 가장 비천한 곳에 태어나시고, 가장 비참하게 돌아가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심으로, 이제 가난한 사람도 하나님으로부터 도움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누구라도 하나님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성탄의 기쁨이 있습니다. 이 기쁜 소식을 가지고 소외된 이웃에게로 나아가 ‘여러분들에게도 의지할 곳이 있습니다.’ 외쳐야 합니다. 요즘 서민들에게는 정말 기쁜 소식을 듣기 힘든 세상입니다. 날이 갈수록 세상이 점점 팍팍해지기만 합니다. 누구도 의지하기 어려운 시대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인간관계가 물질로 이뤄지기 때문에 아름다운 우정이라든지 따스한 이웃의 정을 느끼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더욱 그런 느낌을 절감하게 됩니다. 그런 세상에서 우리 주님의 탄생은 참으로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예수님의 탄생이 온 백성에게 미치는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 되는 둘째 이유는 예수님이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주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셨기 때문입니다. 18절 하반절에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서 “포로된 자”란 누구를 말합니까? “포로 된 자”란 단순히 육체적으로 갇힌 자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 ‘죄의 포로된 사람’을 말합니다. 요8:34에서 예수님이 말씀하시기를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죄를 범하는 자마다 죄의 종이라”고 했습니다. 죄를 범하는 자마다 죄의 종이 됩니다. 죄의 포로가 돼버리는 것입니다. 우리는 죄의 무서움을 알아야 합니다. 죄에는 죄가 주는 달콤함이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 달콤함을 맛보다 죄를 짓게 됩니다. 사단은 온갖 달콤한 말로 유혹해서 죄를 짓게 합니다. 인류의 조상이었던 아담과 하와도 바로 이 유혹을 이기지 못했습니다. ‘선악과를 따먹으면 네가 하나님처럼 돼 괜찮아 먹어! 먹으라니까!’뱀의 달콤한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넘어가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일단 죄를 짓게 되면, 그 순간부터 죄에 갇히게 됩니다. 죄의 포로가 되는 것입니다. 그 때부터 사탄이 그 사람을 죄의 사슬로 얽매어서 맘대로 끌고 다닙니다. 그러면서 또 다른 죄를 짓도록 합니다. 이렇게 죄를 지으면 지을수록 죄의 사슬은 굵어져서 이제는 끊어버릴 수 없게 됩니다. 예수님은 이처럼 죄의 사슬에 묶여 사는 자를 해방시키기 위해 오셨습니다. 죄의 사슬에 묶여 사람이 마땅히 누려야하는 행복과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죄의 갇혀 사는 자들을 구원하시려고 이 땅에 오신 것입니다. 여기에 성탄의 기쁨이 있습니다. 이제 예수님이 오심으로 사탄의 권세가 힘을 잃게 되었습니다. 온 인류를 옭아매던 사탄의 죄사슬을 예수님이 풀어주셨습니다. 죄에 묶여 살던 사람들을 자유케 하셨습니다.

돌아보면 많은 사람들이 뭔가에 갇혀 삽니다. 육체적으로 물리적으로 감옥에 갇히지 않았다고 ‘나는 갇히지 않았어!’ 이렇게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육체적으로 갇히지 않았어도 실제로는 갇혀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편견에 사로 잡혀 삽니다. 어떤 사람은 이념에 사로잡혀 삽니다. 어떤 사람은 환상에 사로잡혀 삽니다. 또 어떤 사람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분노에 사로잡혀 살아갑니다. 어떤 사람은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항상 걱정 근심에 눌려 삽니다. 어떤 사람은 물질에 갇혀 평생 돈의 노예로 살아갑니다. 어떤 사람은 쾌락의 노예로 살아갑니다. 어떤 사람은 세상 것에 휘둘려 삽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죄에 갇혀 사탄의 종으로 살아갑니다. 이런 사람들을 해방시키기 위해 예수님이 오신 것입니다. 진실로 누구나 예수님께로 가기만 하면 모든 포로된 자들이 해방되고 자유를 얻게 되는 역사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말씀을 통해 예수님과 인격적으로 만나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통해 진리를 깨닫고 진리를 마음에 새기고 순종하면, 죄에서 자유케 될 수 있습니다. 죄의 포로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여러분과 제가 바로 그 증인 아닙니까? 바로 예수님의 은혜와 가르침으로 우리가 이제 죄의 포로에서 해방되어 참 자유를 누리고 살게 된 것입니다.

셋째로 예수님의 탄생이 온 백성에게 미치는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 되는 이유는 예수님이 눈먼 자들의 눈을 뜨게 해 주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18절에서 ‘내가 이 땅에 온 것은 눈 먼 자를 다시 보게 하기 위함’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눈먼 자’는 육신의 눈이 먼 사람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영의 눈이 먼 자’를 말합니다. 인간은 원래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았기 때문에 두 개의 눈이 있었습니다. 물질 세계를 볼 수 있는 육신의 눈과 영의 세계를 볼 수 있는 영혼의 눈이 있었습니다. 육신의 눈으로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만물의 아름다움을 바라보고, 영혼의 눈으로는 하나님과 천국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었습니다. 육신의 눈과 영혼의 눈은 서로 보완관계입니다. 영혼의 눈이 밝아야 육신의 눈도 온전히 자연만물의 아름다움을 바라볼 수 있고, 하나님이 창조하신 피조세계에 깃들어 있는 하나님의 영광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영안이 흐려지면 육신의 눈도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게 됩니다. 그저 자연만물의 껍데기만을 볼 수 있고, 진정한 아름다움을 볼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다 아담과 하와 이래로 인간은 죄를 짓게 되었고, 영혼의 눈을 상실하게 되었습니다. 영안이 어둡게 되었습니다. 영의 세계를 보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영안을 상실한 인간들은 육안을 통해 물질세계만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물질세계를 옩ㄴ히 보지 못하고 부분적으로, 껍데기만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 영적인 세계는 아예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천국의 아름다운 세계를 바라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진정한 아름다움과 진리의 세계를 보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 인생들이 어떻게 행복할 수 있었겠습니까?

프랑스의 작가 생떽쥐빼리가 쓴 『어린왕자』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이 소설은 나치 독일의 점령 하에서 꿈과 희망을 상실한 프랑스인들을 위해 쓴 작품입니다. 이 소설 중에서 어린왕자가 이런 말을 합니다. “내 비밀은 이거야. 아주 간단한 거지. 마음으로 보는 거야. 마음으로 보아야 잘 보이지. 본질적인 것은 눈에 안 보이는 법이거든.”이렇게 말합니다. 정작 중요한 것, 가치있는 것, 진정한 아름다움, 영원한 것, 이런 것들은 육신의 눈으로가 아니라 마음의 눈, 영안으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날 인간의 불행이 여기에 있습니다. 영안이 어두워 본질을 보지 못합니다. 눈앞의 조그마한 이익에 휘둘립니다. 썩어질 것에 가치를 부여하고 그것들을 얻기 위해 그 귀한 인생을 허비합니다. 잠시잠간이면 사라져버릴 것들에 그토록 얽매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사막의 신기루에 불과한 세상부귀영화와 명예와 물질에 눈이 먼 것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육신의 눈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참으로 귀한 것 아름다운 것들을 보지 못하고 썩어질 것에 최고의 가치를 두고 살아갑니다. 그러니 그 인생이 행복하지 못하고, 건강하지 못하고 아름답지 못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목적은 이런 영적 소경들을 고쳐주시기 위함입니다. 그들의 영의 눈을 열어서 잃어버린 아름다움의 세계를 보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눈먼 자들의 눈을 열어서 육의 세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영의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하시기 위해서 오셨습니다. 예수님은 요9:39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심판하러 이 세상에 왔으니 보지 못하는 자들은 보게 하고 보는 자들은 맹인이 되게 하려 함이라”했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지금 예수님이 육신의 눈 먼 자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영의 눈이 어두워서 마땅히 봐야 할 것을 보지 못하는 자의 불행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심은 영안을 열어주어서 보지 못하는 세계를 보게 해 주시 위함이었습니다. 누구든지 예수님에게 가기만하면 예수님이 영안을 열어 주십니다. 영안이 열리면 이 세상도 천국으로 화합니다. ‘내 영혼이 은총입어 중한 죄짐 벗고 보니 슬픔많은 이 세상도 천국으로 화하도다 할렐루야 찬양하세 내 모든 죄 사함받고 주예수와 동행하니 그 어디나 하늘나라’(찬438장) 영안이 열리면 이 세상도 아름다움이 가득한 세상임을 발견하게 됩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만물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전에는 보지 못하던 자연의 아름다움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또 각 사람마다 고유한 개성이 있고 아름다움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이성을 볼 때도 성적인 쾌락의 도구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고유한 아름다움을 지닌 걸작품으로 보게 됩니다. 그러니 얼마나 행복하겠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영안이 열리지 않는 사람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또 보지 못하던 천국의 아름다움을 보게 됩니다. 그러므로 이런 자들은 마땅히 누려야 할 행복을 누리고 신령한 기쁨을 누리며 살게 됩니다. 우리들이 이 땅에 살면서 참으로 추구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가를 보게 되는 것입니다. 이 모든 일을 가능케 하신 분이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주님의 탄생을 기뻐하는 것입니다.

넷째로 예수님의 탄생이 온 백성에게 미치는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 되는 이유는 예수님이 눌린 자를 자유케 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눌린 자들을 자유케 하시는 분이십니다. 여기에서 ‘눌린 자’는 영적으로 눌린 자를 말합니다. 세상 근심 걱정에 얽매여 있는 자를 말합니다. 죽음의 권세에 눌려 사는 자를 말합니다. 예수님은 이런 자들에게 참 평안과 자유를 주시기 위해 오셨습니다. 죄의 포로가 된 인간은 세상근심과 걱정에 사로잡힙니다. 마음의 고통을 받으면서 삽니다. 정신적인 억압 속에 눌려 삽니다. 그러니 어찌 마음의 평안이 있겠습니까? 스트레스로 인해 고통을 받고, 뭔지 모르는 불안감에 쫓겨 살아 갈 수밖에 없습니다. 영적으로 눌려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런 자들을 자유케 하시기 위해서 오셨습니다. 마11:28에서 예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했습니다. 우리를 누르고 있는 무거운 짐들을 예수님에게 내려놓으라고 하십니다. 그러면 참 안식을 누리게 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 앞에 나와 나를 짓누르는 짐을 내려놓기만 하면, 세상이 주지 못하는 평안과 기쁨을 누리게 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과거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세의 인도아래 출애굽 했습니다. 그들은 출애굽만 하면 곧바로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안식을 누릴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미디안 광야에서 40년 동안 안식을 누리지 못하다가 여호수아가 그들은 가나안으로 인도해서 안식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여호수아가 준 안식은 참 안식이 아니었습니다. 히브리서4장8절에 “만일 여호수아가 그들에게 안식을 주었더라면 그 후에 다른 날을 말씀하지 아니하셨으리라 그런즉 안식할 때가 하나님의 백성에게 남아 있도다” 했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여호수아에 준 안식은 참 안식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참 안식은 예수님이 주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주시는 안식을 누려야 우리는 모든 눌린 것으로부터 자유함을 얻고 안식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탄생이 온 백성들에게 미치는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 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본문말씀 19절을 보면,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주의 은혜의 해”라는 것은 유대인들이 지키는 ‘희년’을 가리킵니다. 따라서 예수님이 높고 높은 별을 넘어 낮고 천한 이 땅에 오신 목적은 희년을 선포하시기 위함이라는 것입니다. 희년에 대해서는 레25장에 자세히 언급되어 있습니다. 희년을 쉽게 정의하면, “모든 것을 원래의 상태로 회복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백성들은 희년이 되면 4가지를 해야 했습니다. ① 빚진 자들은 빚을 탕감 받습니다. ② 또 노예들은 고통스러운 노예생활에서 해방되어서 가족들에게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③ 또 잃어버렸던 땅도 돌려받을 수 있게 됩니다. ④ 뿐만 아니라, 희년에는 경작을 하지 않습니다. 가축들도 땅도 해방 받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파괴되기 이전의, 원래의 모습으로 회복시키기 위함이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이 땅에 오신 목적이 바로 이 희년의 선포라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이 무슨 뜻입니까? 원래 하나님의 자녀였는데 죄를 짓는 바람에 죄의 노예로 살던 인류를 다시 하나님의 자녀로 회복시키기 위해서, 예수님이 오셨다는 것입니다. 우리를 창조 때의 아담과 하와의 죄짓기 전의 상태로 되돌리기 위해 오셨던 것입니다.

성탄은 이 땅에 희년을 선포하러 오신 예수님을 기억하고 기념하기 때문에 기쁜 날입니다. 여기에 성탄의 진정한 기쁨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이었다가 죄의 노예로 전락한 우리들을 다시금 하나님의 백성으로 회복시키려고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셨습니다. 이 시간 저와 여러분은 이 사실을 기억합시다. 성탄절은 세상에서 먹고 마시고 즐기고 흥청거리는 날이 아닙니다. 예수님이 온 백성에게 미치는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가지고 이 세상에 오신 날이기 때문에 성탄절이 기쁜 날입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이천년 전 예수님이 탄생하시던 날에 천사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노라’ 했던 것입니다.

이 기쁜 소식을 안고 우리가 함께 기뻐하고 이웃에게로 나아갑시다. 베들레헴 마구간의 구유에 누인 아기 예수님을 통해, 하나님은 가난한 자도 사랑하신다는 복음을 가슴에 새깁시다. 죄에 갇힌 사람들을 풀어주시기 위해 예수님이 오셨음을 마음에 새깁시다. 오늘 이 시간, 이제 더 이상 사탄의 권세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었음을 기억합시다. 영안을 열어주어서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고 천국의 아름다움을 바라볼 수 있게 하기 위해 오셨음을 기억합시다. 영적으로 눌린 자들을 풀어주고 참 안식을 주시기 위해 오신 예수님을 마음에 품읍시다. 우리가 이제 다시금 하나님의 자녀로 회복되었다는 것을 기억하십시다. 이 때 성탄의 기쁨이 우리 안에 가득 넘치게 될 것입니다. 오늘 대강절을 지나면서 예수님을 마음의 중심에 모셔 들이고, 성탄의 기쁨을 만끽하고 이 기쁨을 이웃에게 전하는 복된 대강절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광양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