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각자에게 가장 친숙한 것 중의 하나는 이름입니다. 우리는 이름을 통해서 누군가를 기억하고, 그 사람에 대한 정보를 정리합니다. 그리고 이름을 불러보면 그 사람에 대한 느낌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이름은 그 사람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인 김춘수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고 노래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평생 사용한 이름이라할지라도 원망과 불평의 대상이 되는 이름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름을 바꾸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특히 연예인들은 사람들이 좀 더 쉽게 기억하도록 하기 위해서, 그리고 좋은 느낌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 예명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최근 신문 기사를 보니 스포츠 선수들도 이름을 바꾸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지금까지 이름을 바꾼 선수는 모두 34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가장 최근에 개명한 선수는 롯데 외야수 이승화(33) 선수입니다. 그는 ‘이우민’으로 개명 신청을 마치고 법원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개명 선수가 가장 많은 구단은 롯데 자이언츠로 9명이 개명했습니다. 그래서 ‘개명 자이언츠’란 별명도 붙었습니다.

호주 아시안컵에 출전 중인 슈틸리케호의 신예 공격수 이정협(24·상주 상무) 선수도 원래 이름은 이정기였습니다. 2013년 부산 아이파크에 입단한 그는 첫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개명 뒤 입대했습니다. 지난해 상무에서 4골을 터뜨린 그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대표팀에 처음 발탁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개명으로 선수들의 기량이 갑자기 좋아졌다는 과학적 근거는 전무합니다. 오히려 절박한 심정에 개명까지 하고 훈련에 정진한 결과가 아닐까 합니다.

이름을 바꾼다고 해서 인생이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름을 누가 기억하는가에 따라서 인생이 달라집니다. 이러한 사실은 모든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이름을 기억해주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누구에게나 있다는 점을 통해서 더 분명해집니다. 당신은 당신의 이름을 누가 기억해주기를 원합니까? 누가 당신의 이름을 통해서 좋은 느낌을 오래오래 갖게 되기를 원하십니까?

하나님은 우리를 향해 “나는 이름으로 너를 안다(출33:12)”라고 말씀하셨으며, 우리의 이름을 하나님의 손바닥에 새겼다고 하십니다(사49:16). 그리고 우리 각자의 이름을 부르시면서 우리를 인도하신다고 하십니다(요10:3). 온 세상 우주 만물을 만드셨고 다스리시는 하나님이 우리의 이름을 아시고, 가장 중요한 것을 기록하듯 손바닥에 새겨서 기억하시며, 따뜻한 음성으로 우리의 이름을 부르면서 인도하십니다. 이것이 신비이며, 놀랍고도 기이한 일입니다. 이 사실이 우리의 위로이며 힘이며 소망입니다.

내 이름 아시죠 내 모든 생각도
내 흐르는 눈물 그가 닦아주셨죠
내 이름 아시죠 내 모든 생각도
아바라 부를 때 그가 들으시죠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