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책 선물을 하나 받았다.

‘신학자가 풀어 쓴 유교 이야기’(IVP).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어릴 적부터 유교 분위기에서 자랐기에
그리 낯설지 않은 주제요 내용인데,
그 막연한 친숙함, 그러면서도 실제적으로는 무지에 가까운
유교에 대한 몇 가지들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우리 식으로 표현하여 은혜 받은 몇 가지가 있다.

유교, 공자의 사상에서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은 인(仁)이다.
인(仁)은 사람 인(人)과 둘 이(二)가 합쳐진 글자로,
이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서로 의지하며 사랑하는 모습이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을 ‘나’라고 생각하면
다른 한 사람은 ‘상대방’이므로,
‘인’은 ‘남을 나처럼 사랑하는 마음’이란다.
그리고 남을 나처럼 사랑하는 마음이 가장 자연스럽게
겉으로 드러나는 형식이 바로 예(禮)라고 한다.

인의 마음과 예의 형식을 실천하려면
나와 가장 가까운 남에게서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그 중 가장 가까운 분이 바로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이다.
살아생전에 이 부모에게 효를 행하는 것이 도리이고,
돌아가신 뒤에는 이 부모에게 대한 감사를 추모의 형식,
곧 ‘제사’로 나타내는 것이란다.
이 제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뭘까?
‘정성’이란다.

자세한 내용을 쓰기엔 복잡해 질 것 같고
암튼 제사는 돌아가신 부모가 살아계신 것 같이 여기고
정성을 다하는 거란다.
그런데 여기에 무교적인 기복 신앙이 결합되면서
이 제사의 기본 정신이 퇴색되고 변질되어 버렸단다.
‘조상신에게 음식을 잘 차려놓고 잘 모시면 복을 받고,
그렇지 않으면 벌을 받는다’는 생각으로 제사를 드린다는 것이다.
이거야 말로 우상 숭배가 되는 셈이다.

제사의 근본은 ‘인’ 이요 ‘예’요 ‘제사’인데, 그 기본이 ‘정성’이다.
이런 의미라면 기독교인들만큼 제사를 제대로 드리는 이들도 없다.
우리는 예배를 통해 하나님께 영광 돌리며,
온 가족이 모여 어른들을 추모하며 공경한다.
단순히 음식을 차려놓고 절하며 자기 할 일 다 했다고 하는 게 아니다.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
마치 돌아가신 부모님이 살아계시는 듯이 여기며,
그 분들을 추모하며 정성을 다해 예배하고 가족간에 우의를 다진다.
그게 진정한 제사요, 가정 예배의 모습일 것이다.

이번 설에는 이런 예배, 이런 제사를 드려보자.
인(仁), 예(禮), 그리고 정성(情性), 하나님께 영광!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