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집사님 부부가 집을 새로 장만하여 교회 근처로 이사를 오셨습니다. 햇빛이 잘 드는 집, 사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전망을 가진 집, 그것도 교회 근처의 집을 구하셨습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며, 결혼을 하거나 취업을 하게 되면 내 집 장만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됩니다. 그래서 이사를 하게 되면 가까운 친척이나 친구들을 초청하여 ‘집들이’라고 하는 작은 잔치를 열게 됩니다. 예수님을 믿는 성도들의 경우에는 믿음의 식구들을 초청해서 하나님 앞에 감사하고 가정을 축복하는 이사심방예배를 드립니다. 집을 마련하신 그 집사님 부부는 이사심방예배를 위해서 저희 교회 모든 교역자들과 사랑방식구들과 여전도회 회원들을 초청하셨습니다. 거실에 모두들 몸을 맞대고 빽빽이 둘러앉아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평소 애창하시던 곡으로 연이어 하나님을 찬양하고, 참석한 모든 분들이 한 마디씩 축복의 말을 전했습니다. 기쁨과 감사와 눈물과 감동이 가득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날 예배를 인도하면서 저는 사람들의 행복에는 3가지 차원이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는 좋은 일이 있을 때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집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병이 낫거나, 학교나 회사나 자격시험에 합격하거나, 취업, 결혼, 출산, 승진 등 다양한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우리는 기쁨을 맛보고 행복해집니다. 그런데 좋은 일이 있을 때보다 더 기쁘고 행복할 때는 그 좋은 일이 있을 때 함께 기뻐해주고 축하해주는 사람들이 있을 때인 것 같습니다. 멋진 옷을 입고 혼자 사는 것보다 그 옷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을 때 더욱 행복해집니다. 그래서 ‘기쁨은 나누면 두 배’라는 말이 생긴 것 같습니다.

그런데 좋은 일이 있을 때보다, 또 그것을 함께 기뻐해주는 사람이 있을 때보다 더 기쁘고 행복한 일은 그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고 소중히 여긴다는 사실을 발견할 때인 것 같습니다. 내가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 좋은 일이 있어도 무관심하기 마련입니다. 내가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좋은 일이 있으면 배가 아프기 마련입니다. 내게 좋은 일이 있을 때 진심으로 기뻐하고 축하해주는 사람은 진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며 나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알아주고 받아줄 때 우리는 몇 배로 더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요즘 우리는 너무나 바쁘게 지냅니다. 만나도 이런 저런 개인적인 관심사를 나누다가 금방 헤어집니다. 헤어진 후에도 혹시 내가 말을 실수하지 않았나 조심스럽고, 상대방이 내뱉은 말 때문에 배가 아프기도 하고 가슴이 멍먹해지기도 합니다.

우리 교회 사랑방은 모일 때마다 서로를 축하하는 시간을 제일 먼저 가집니다. 서로를 행복하게 해주는 시간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소중한 가를 새롭게 발견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자세히 알고 보면 참 기쁘고 반가운 일인데 너무나 당연하게 넘어가는 것들이 아주 많습니다. 이러한 기쁨들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이 열려야 합니다. 축하를 서로 먼저 하고, 많이 하고, 적극적으로 합시다. 무엇보다 내 기쁨을 함께 기뻐해주는 사람들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사람들인지 알 수 있어야 합니다. 나를 사랑하기에 내 기쁨을 진심으로 기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너무나 행복한 사실입니다.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며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오직 권하여 그 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히10:24-25)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