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 역사서를 읽노라면 짜증이 날 때가 종종 있다 하나님의 사랑과 이적을 종종 체험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방신을 섬기거나 이방인과 더불어 살아가다가 하나님께 징계를 받고는 다시 하나님께 부르짖는, 다람쥐 쳇바퀴 돌리는 양상이다. 다시 말하I 하나님과 이방신 사이를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하고 있으니 말이다.

대체로 성경의 기록이 “OOO가 그의 조상들의 모둗 행위대로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하였더니”하는 식이니 짜증스럽기 그지없다. 그러나 열왕기상 18장 말씀을 읽노라면 가슴아 탁 트인다. 체증이 내려앉는 느낌이다. 중심 무대가 아름다운 산이고 중심인물이 선지자의 우두머리격인 엘리야이니 더욱 그러하다.

당시 이스라엘은 바알종교의 광신도인 이세벨의 탄압으로 하나님의 사람들은 숙청당하거나 깊이 숨어 지내던 때이다. 이때 엘리야가 혜성처럼 등장하여 바알과의 영적 투쟁을 제안한다. 바알의 본거지인 갈멜산에서 여호와가 하나님인가 바알이 참 신인가를 겨루자는 것이다. 각각 차려놓은 제물을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태우는 쪽이 승리하는 내기로 바알측은 아세라 선지 400명을 포함하여 850명이었고 엘리야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수난을 당해 홀홀 단신이었다.

바알의 제물은 850명이 자해하며 날뛰어도 그대로였고 엘리야의 단은 엘리야가 기도를 하자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태웠다. 여호와가 참 하나님이심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승리한 엘리야는 바알선지들을 기손강으로 인도하여 칼로 찔러 죽였다. 영적 전투가 벌어지던 제단 위엔 현재 수도원이 세워져있고 수도원 옥상에 오르면 지중해와 하이파항, 이스르엘 평원이 잡힐 듯 내려다보인다.

수도원 앞뜰엔 거대한 엘리야의 상이 있는데 한손은 휘어진 칼을 들고 한 발로는 바알의 무리를 밟고 있다. 휘어진 칼은 바알집단을 많이 죽여 칼이 휘어졌다는 것을 상징하고 있다. 바알이 어떤 집단인가 가나안 지역의 토속신앙으로 땅의 생산과 가축의 번식을 주관하는 풍요와 물질의 신이다. 지금 바알신은 죽어 없어졌으나 사탄은 바알의 옷을 갈아입혀 하나님의 교회와 하나님의 교회와 하나님의 사람을 미혹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갈멜산에서 “여호와가 하나님이면 그를 따르고 바알이 만일 하나님이면 그를 따를지니라”고 외치던 엘리야가 그리워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 더 이상 하나님과 바알 사이에서 머뭇머뭇 거리지 말아야 할 때이다. 바알로 대표되는 이단집단은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한다. 사도신경을 고백한다고 하여 모두가 기독교일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정죄는 신중해야 하며, 객관적 잣대를 요한다. 이단 정리권은 총회에 있는 만큼 일단 정죄를 하면 오염을 막기 위해서라도 엄격해야 한다.

/평신도신문 논설위원 • 홍익교회 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