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를 만난 어느 날(2014. 12. 15)

쏜 살 같이! 그렇게 2014년의 12월도 중순입니다
어찌나 빠르게 지나가는지 이젠 누가 봐도 내 나이는 젊음은 접혀버리고 내 인생의 저녁나절 반짝 햇살같습니다. 인생 후반을 주님께 기쁨이 되려고 낯설고 물설은 나라 태국땅으로 인도하심을 따라 나선지 벌써 만   2년! 국경도시 아란에서 캄보디아 노동자들과 아이들의 밥 엄마와 아버지로 선한 사마리아인의 흉내를 내면서 살았습니다. 선한 일은 흉내 내는 것도 귀하다 하시니까요.

2014년을 돌아봅니다. 제일 신났던 일은 뭐였을까?
잠시 한국에 갔던 어느 날, 어찌 생겼는지는 설명 할 수 없지만,
원 세상에! 평택에서 아이스크림을  내가 원하는 만큼 가져 올 수 있는 일이 생겼습니다.
퍼 주기 좋아하는 나에게 소원풀이를 하라고 하시는 주님과 함께 차에다가 싣고, 싣고, 또 싣고, 욕심껏 싣고. . . 와우~ 거의 차바퀴가 주저앉을 만큼 싣고도 우리 장로님 앉은 조수석 앞에도 두통 더 싣고...

돌아오면서 여기저기 전화질! 아이스크림 드릴까요?
여기저기서 툇자를 맞네요. 홍익 교회는 멀기도 하지만, 몇몇분께 전화해도 시간이 없다 하시고....
평택 작은 교회들과 어린이집에 나눠 주느라 밤 12시가 넘도록 저녁밥도 못 챙겨먹고 다녔던 기억이  지금도 미소를 짓게 합니다.

그것은 하나의 만나와 같은 사건이었어요. 더 거두어도 그날을 넘길 수 없는, 많이 준대도 보관이 어렵고 욕심껏 챙겨 봤자 녹으면 먹을 수도   없고, 먼 곳으로 보낼 수도 없는 노릇. . . 많이 준다고 투덜거리는 이상한 일도 일어나고 한없이 고마워 하거나 귀찮아 하거나. . .

참 다양한 반응 가운데 우리는 많은 생각을 하고 하나님의 마음도 헤아려지는 흥미로운 사건이었네요
주고 싶은 만큼실컷 퍼주고, 퍼 주다가 질려서 그 좋아하던 아이스크림을 지난 여름동안 한번도 먹지 않았으니 엄청 질린겁니다.
대충 따져도 3000만원어치가 넘는 아이스크림을 내 몸이 지칠 때까지 퍼날라 보았네요
즐겁고 신나는 2014년 어느 날의 기억입니다.

남픽 (2014. 12. 20)

태국의 요리가 맛있고 다양하다는 것은 세계가 인정하잖아요?
똠얌꿍이나 쏨땀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구요
그렇게 많은 먹거리를 아우르는 남픽의 종류는 셀 수도 없을 만큼 다양하네요
남픽이란?

우리나라의 고추장, 된장, 쌈장, 초고추장, 세우젓 뭐 이런 것처럼 야채나 고기의 맛을 더하게 하는 그런 먹거리 종류인데, 그렇군요 고추장으로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볶음 고추장에 더 가깝다고 할까요?
우리나라에 요리대회처럼, 이곳에도 학교에서 요리 만들기 대회를 하고, 거기서 떼우선생님 팀이 남픽 만들기 부문에서 우승해서 아란(시)대회, 싸케오짱왓(도) 대회를 거쳐 마침내 방콕 전국 대회에 나갔네요.

떼우선생님과 학생3명이 새벽 세시에 출발해서 방콕으로 갔지요
46개 팀이 경연을 했는데, 사실 여기 아란(시)에서도 쬐끄만 시골학교가 전국 대회까지 진출 한 것은 대단한 일이지요. 비록 26등을 했지만. . .
그가 만드는 남픽을 자주 먹는 우리는 떼우선생님의 음식솜씨는 일등에 빠지지 않을 것라는 것을 잘 알거든요. 오늘도 대회에서 만든 남픽을 야채와 함께 우리 집으로 예쁘게 담아와서 식탁을 함께 했지요

경연에 나갔던 학생들의 앞치마가 눈에 익지 않나요?!
국경에 밥 내갈 때 내가 입는 것! 우리를 파송해 주시면서 교회에서 넉넉히 준비해준 홍익교회 로고가 있는 앞치마잖아요? 태국의 전국에서 뽑힌 학생들이 경연하는 대회에 교회 앞치마를 예쁘게 입은 이  아이들을 주님께서 붙들고 일하시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앞치마도 나가서 땅 밟기를 합니다.
돌이라도 사용하실 주님을 바라보는 행복 가득한 오후입니다.

요, 잉과 함께 메리크리스마스!(2014. 12. 20. 토)

태국은 크리스마스가 공휴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태국교회들은 대개 성탄전야 예배와 축하순서들을 토요일 밤에 갖습니다
오늘 모처럼 집에 온 크루떼우의 아들(요)와 딸(잉) 그리고 크루떼우와 5명이 함께 아란교회에 가서   성탄예배를 드렸습니다

미스터엑은 볼일이 있어서 방콕에 갔기 때문에 함께 하지 못했지만, 불교집안인 미스터엑의 온 가족이 함께 성탄예배에 참석한 것은 분명히 우리 주님께서 그들을 인도하시고 구원해 주실 것임을 확신합니다
아란 시내를 장식한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 등탑이 참 이채롭습니다

벗님들! 우리 다함께, 임마누엘의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려고 이땅에 성육신하신 성탄절을 기쁨으로 맞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기쁜 크리스마스되시기 바랍니다~~♡♡♡

새해를 위한 기도(2015. 01. 05)

거룩하시고 자비하신 하나님 아버지!
저희들에게 또 한 번의 새해를 주셨음을 진정 감사드립니다.
이 새해에는 하나님 아버지를 더욱 더 저희 마음과 힘을 다하여 사랑하고,
우리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며 살아가는 복된 나날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하나님 아버지를 참으로 기쁘시게 해 드리고,
우리 주님 예수님께서 우리들에게 친히 가르쳐 주신
착한 사마리아인과 같은 선행의 삶을 살아 갈 수 있도록
날마다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모든 것 감사드리며 우리 주님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새해를 맞아서, 농끄아시장의 캄보디아 노동자들과 어린이들을 위한 밥 나눔을 오늘부터 시작했습니다.
날씨가 좀 서늘해 져서 감기에 걸린 많은 사람들에게 배진희집사님이 주신 여러가지 약들도 좀 나눠  줬습니다 마침 이곳 우리집에 들리신 캄보디아의 이동명선교사님, 장옥자사모님과 함께 농끄아에 나가서 목사님내외분이 준비해 오신 캄보디아교회 달력도 함께 나누어 주었습니다
어느 목사님의 표현대로 선행은 흉내 만으로도 귀한 것입니다. 나눌 수 있는 믿음과 물질을 주심이   축복입니다. 이 한해도 그러한 귀한 복을 한껏 누리며 살게 해 주시기를 소망해 봅니다.

너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는 확신하노라(빌1:6)

믿음이란 무엇인가?(2015. 01. 10)

"기독교의 믿음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주목하고, 행하는 것이다" (제임스 패커)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 그리고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은 과연 어떻해야 할까?
새해를 맞아서 나의 신앙모습과 삶의 태도들을 되짚어 봅니다.

믿음과 신앙생활은, 예수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유일하신 구세주임을 믿고, 하나님께서는 나의 그 믿음만을 보시고, 죄로 인하여  영원히 죽었던 나 같은 죄인을 아무 값없이 구원해 주시고, 의인이라고 인정해 주셨음을 믿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의 은혜에 날마다 감사하며, 모든 죄에서의 자유하게 됨을 확증 받고, 영생하는 구원을 얻은 기쁨가운데, 주님이 가르쳐 주신 이웃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전능하신 창조주 하나님을 경배하며 예배드리는 것과, 이웃을 섬기는 사랑의 선행을 실천하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그 크신 사랑과 은혜에 응답하는 신앙생활입니다.
우리의 영원하신 스승이신 예수님의 제자로서 그분의 가르침을 힘써 실천하며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함께 함이 기쁨입니다! (2015. 01. 25)

요즘 아란교회는 카나다에서 오신 선교사님과 그분이 돌보시는 베트남청소년 20여명 그리고 우리가족 8명 (방학이라서 할아버지 할머니를 찾아온 우리 손자 두녀석과 딸 은영이 그리고 경주 외가집 4촌 여동생과 그녀의 자녀 2명, 우리부부) 그리고 스코틀랜드인 부부, 태국인 300여명이 함께 예배를 드립니다

오늘 설교말씀은 미국인 선교사 저스틴목사님이 영어로 설교하고 태국목사님이 통역을 했지요
 여섯나라 사람들이 함께 예배를 드리고 열정적으로 말씀이 선포되는데 제대로 알아듣는 사람이 반절도 안되는 것 같습니다. 영으로 드리는 예배! 본문 성경말씀으로 은혜 받으며 내 기쁨보다 주님께 기쁨이 되는 예배를 드립니다.

베트남 아이들은 우여곡절 끝에 이곳까지 오게 된, 부모가 없는 아이들이라서 만나면 마음이 짠하고  시려옵니다. 말은 달라도 느낌은 같기에 그 아이들을 불러내어 손을 얹고 축복기도를 올려줍니다

오늘은 딸 은영이와 외4촌동생과 함께 한국식 돼지갈비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요리를 좀 만들어 크루떼우가 사온 과일까지 가득 싣고 카나다선교사님이 베트남아이들을 돌보는 선교센타에 가서 함께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아이들이 서로 어울려 호호 깔깔거리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습니다.
함께 함이 기쁩입니다! 사랑이고 섬김입니다!

아이들이 소리치네요. 깜은 쁘라짜우! (베트남 말 -- 고맙습니다. 예수님! )

3주간의 기억들! (2015. 01. 29)

딸 은영, 손자 은결, 은우 그리고 집사람의 외가 여동생 미숙, 그의 자녀들 세진, 세인...
이렇게 6명이 3주일 전에 한국에서 이곳 태국의 아란으로 와서 우리 부부와 함께  지냈습니다.
캄보디아 앙코르왓에도 가보고 태국 동남쪽 제일 아래쪽에 있는 꼬꿋섬에도 가서 즐거운 시간을 함께 했습니다. 물론, 함께 농끄아 국경에가서 준비해 간 빵을 배고픈 캄보디아의 노동자들과 어린이들에게 나눠주는 체험도 했구요!

추운 한국에서는 볼 수없는, 인근 연못에 예쁘게 피어난 수많은 수련 꽃들도 감상하며 하나님의 창조물인 자연의 아름다움에 새삼 경탄하기도 했습니다. 즐겁던 시간은 벌써 다 지나가고 이제 내일이면 모두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헤어지기가 좀 섭섭하지만, 오는 4월 말경에 우리부부가 일단 한국으로 귀국할 예정이므로 서운함을  달래봅니다 바램은, 그들 모두 이곳에서 지낸 3주의 시간들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되기를, 특히 우리 손자들이 이곳에서 체험한 이웃에 대한 섬김과 나눔의 경험들을 그들의 가슴에 깊이 새겨서, 평생토록 착한 사마리아 사람과 같은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수판니까(2015. 01. 30)

태국의 우리 집에서 방콕으로 가는 길목인 나콘나욕주(도) 국도에 가로수로 심겨져 있는 수판니까라고 하는 꽃나무를 보았습니다. 줄지어 서있는 크고 우람한 나무에는 잎사귀 보다 먼저, 우리나라 함박꽃 같이 크고 탐스러운 노란   꽃이 가지마다 가득히 피어나고, 땅에 떨어진 꽃송이들도 몇일 동안이나 시들지 않고 싱싱함을 그대로 간직한 채로  곱게 지내다가 서서히 시들어갑니다.

노란 큰 꽃송이들이 너무 아름다워서, 이곳에 와서 3주간 머무르다가 한국으로 돌아가던 딸 은영이와 손자들, 집사람의 외가 4촌 처제와 그의 자녀들과 함께 일부러 차를 세워놓고 꽃구경을 했습니다.

선교의 전진기지가 되게 하여 주소서!(2015. 02. 11)

요즘 새집을 짓고 있습니다. 미스터엑씨 집에 잇대어 짓고 있는 이 집이 아름답게 완공될 수 있도록, 그리고 이 집이 귀한 선교의 터전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집짓는 일하는 사람들은 한국말은 물론, 영어도 한마디도 모르고, 우리는 태국 말 단어 몇개 아는 정도인데, 독심술을 사용하는 것도 아니건만 서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짐작 할 만한 미스터엑 부부와 집을 짓기 시작한지 두어달이 조금 넘었습니다.

건축 허가는 물론 설계도면 한 장도 없고, 비용은, 한국에서는 아파트 거실하나 확장할 만큼 조금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말도 안되는 일이라서 주저주저 하는 우리의 등을 떠밀다시피 하며 마당을 치워가며 미스터엑이 시작한 우리집 짓기가 벌써 많이 진척이 되었습니다.

미스터엑 집에 잇대어서 짓고 있는 이 집은, 지붕은 하나로 이어졌지만 그러나 입구와 현관도 각각이고  모든 곳이 서로 독립된 공간으로서, 1층은 거실과 다이닝룸, 키친룸, 2층은 카페룸과 침실 그리고 아래, 윗층에 바스룸 겸 화장실 2칸과 1층 거실 앞 쪽으로는 자동차 두대를 나란히 세울 수 있는 넓고 조용한 차고 겸 다용도 건물로 구성되었습니다.

이제 외관은 완성되었고, 엊그제 부터는 내부 도색과 타일 공사를 시작 하였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답니까? 2년간 작정하고 밥나눔 봉사 마치면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던 마음한편으로는, 그때가 되면 주님의 계획이 들리거나 보이겠지 했던 기대의 결과가 보이는 것이지요.

발목을 태국에 붙들어 두시는 주님의 계획이 아니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보십시요! 이렇듯 주님이 하십니다.
남의 집 마당에 번듯하게 지어지는 집! 놀라운 체험의 현장입니다

잠시라도 자기 손 쉬는 꼴을 못 보는, 세상에서 제일 부지런한 미스터엑은 건축 중인 이 집도 쓸고   닦고 날마다 깨끗하게 물청소를 하면서 신바람이 납니다.
참으로 하나님이 맺어주신 이 가족! 참 감사합니다. 아마 천국에서도 이렇듯 절차도 필요 없이 천국 백성들이 영생할 집이 지어지겠지요.
이 집이 주님 뜻대로 귀하게 쓰임받기를 소망합니다.

캄보디아와 태국을 드나드는 선교사님들의 쉼터로,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젊은이들의 게스트 하우스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태국의 고센땅이 되어서 이곳 아란과 싸케오주와 태국땅의 선교의 전진기지로 쓰임받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렇게 될 줄 믿으며 이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기도를 요청합니다.

마사지 받는 즐거움(2015. 02. 22)

요즘 종종 등짝이 너무 당기고 아플 때가 있습니다.
유행가 가사가 자꾸 입속을 맴돕니다 (등이 휠 것 같은 삶의 무게여...)
사실은 여기서의 생활이 그리 힘든 것은 아닌데도 지나온 세월의 무게에 눌린 것입니다.
참 열심히 살아온 거죠?!
타이 마사지!

한국에 있을 때 드문 드문 눈에 띄는 간판을 보면, 나하고는 상관없는, 어쩌면 퇴폐적이거나 부유층의 향락 이미지? 뭐 그랬습니다.
그런데 여기 살면서 보니까 태국사람들에게 마사지는 우리 나라 한방병원 같다고 해야하나?
국립 마사지병원도 있고, 동네 작은 구멍가게 처럼 여기저기 많기도 합니다.

집으로 음식 배달은 않해도 마사지사는 부르면 집까지 출장을 옵니다.
물론 퇴폐적인 것도, 돈 많은 사람들의 전유물도 아니고, 그냥 생활입니다
그럼에도 그리 자주 마사지를 받게 되지 않더라구요
태국을 관광할 때 마사지 샾은 필수코스입니다.

관광오는 사람들은 저녁마다 마사지를 받기도 하는데 오히려 여기 사는 입장에서는, 누가 말리는 것도 아니고 값이 비싸서 못하는 것도 아닌데 (한 시간에 만원이 채 안됨) 두어 달에 한번 정도 마사지를   받은 것 같습니다
마사지를 받는 일이 일상이 아니기 때문에 잊고 사는 것이지요
그러다가 하도 등이 바르고 가슴까지 먹먹 아파서 집 앞 로터스(대형마트)에 가서 마사지를 받았네요

거짓말 처럼 등 아픈 게 시원하게 나았어요.
설 지내고 명절증후군으로 등 바르고 몸살 앓이를 하고 있을 한국의 주부들, 딸과 친구들 생각이 나네요. 타이 마사지! 참 좋아요! 좋으네요! ~~

태국 사람의 집들이 행사(2015. 02. 28)

낭 선생님(크루 낭)의 집들이에 다녀왔습니다
우리나라 공무원이 철밥통 이란 말을 들어 봤는데 태국의 공직자들은 아마도 스텐레스쯤 되는 듯 싶습니다. 왕권국가이다 보니 군인, 경찰, 선생님, 공무원, 병원의사.... 

이런 이들의 끝발이 장난 아닌 듯합니다. 우리가 사는 이곳의 이웃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부부가 선생이거나 군인 경찰 병원근무 등등인데 이들의 삶은 윤택하고 여유가 있습니다. 집들이를 하는데도 야외무대를 설치하고, 포토존도 만들어 놓고 많은 사람들을 초대해서 파티를 하네요

좋게 보이는 모습은, 저녁 파티 내내 음식이 차례로 나오고, 술은 이미 테이블에 놓여 있어도 술에 취해 비척거리거나, 왝왝거리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런 모습을 이곳 태국에서 사는 내내 한 번도 본 일이 없어요.

정말이지 적당히 즐기면서 먹고 마시고 담소하고, 누구에게도 억지로 술을 권하지는 않더라구요
그런 점이 좋아 보이고 우리나라 술 문화도 좀 바뀌기를 바래봅니다. 안마시면 더 좋겠지만.....

빈부격차는 하나님 나라가 올 때까지 영원한 숙제이겠죠? 잘 살고 못 사는게 어디 자기 탓만 있나요?! 그런 틈바구니에서 그래도 나눔의 삶을 살 수 있음에 늘 감사하며 살아갑니다 (많이 가져야 나누는 것은 아니지요)
눈꼽 만큼이지만 예수님의 삶을 닮아 가려는 마음이 있으니 우리는 복 받은 삶입니다.
바라기는,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는 이곳 사람들이 더하여 하나님을 알게 되기를 기대하면서 두손   모아봅니다.

장목사님의 두 번째 방문과 그 일행 및 어린이들의 밥나눔 체험! (2015. 03. 14) 

참 오랜 세월을 멀지 않은 곁에서, 어려울 때면 친 동기처럼 곁을 지켜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든든한 일인지요?
더 가까움으로 부딪치지 않고, 더 멀어서 보이지 않은 적 없이 철길의 평행선처럼, 염려와 기도로, 서로 다른 삶이지만, 함께 주님을 바라보며 쉼 없이 걸어온 길! 오라비 같은 동생! 내 남동생의 친구!
장흥수목사님 일행이 이곳에 오셨습니다.

2년 전 이맘때쯤, 낯설고 물설고, 말도 안 통하는 태국 땅에서 어찌 살아가는지 제일 먼저 이곳으로   와서 살피고 다독이고 가시더니, 이제 실뿌리 내리고, 화분에 옮겨 심기듯 집짓고 이사 한다니까 밑거름 기도가 필요 하다고 새집 입주 예배를 올려 드리려고, 그 바쁜 시간을 쪼개서 흔쾌히 달려온 것입니다.

나는 이 사랑의 빚을 감당 못 합니다
다만 위로가 되는 것은, 성경 말씀에 피차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에게든 아무 빚도 지지 말라 하셨으니,
그렇습니다. 사랑의 빚은 지고 가도 되네요. 주님 앞에 갈 때까지.....

지난 한 주간(3월9일~3월13일) 동안 장흥수목사님 부부와 김순옥목사님, 그리고 평택의 이희정집사와 그의 자녀 아라, 한결이가 멀고도 먼 길, 태국의 변방 이곳 아란까지 우리를 찾아와 함께 했습니다.
40도를 오르락내리락 하는 더운 날씨에 빵 나눔도 하고 장을 봐다가 '파크라파오 무' (태국식 돼지고기 볶음덮밥) 도시락을 만들어 국경의 캄보디아 노동자들과 배고픈 아이들을 섬겼습니다.

어꾼 쁘레야 예수~(예수님 감사합니다~)
인사말을 주고받으며, 도시락을 받는 배고픈 캄보디아 아이들 및 노동자들이 함께 행복하고, 지켜보는 사람들도 행복하고, 주는 이는 더 행복한 귀한 나눔의 시간 이었습니다
아마도 초등학생인 아라와 한결이의 생각 주머니가 크게 부풀었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나눔의 기쁨을 경험했으니, 평생을 살아가는 동안 체험 한 대로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어 주님께 기쁨을 드리겠지요. 또한 말씀께서 친히 일 하시기를 마음 모으고 두손 모아 함께 기도 했으니 아름다운 열매를 보는 날도 분명 올 것입니다. 시간을 쪼개어 캄보디아 앙코르왓을 관광하고, 카나다 선교사님이 돌보는 베트남의 부모 없는 청소년들을 안아 주고 위로하고 함께 찬양하며 그들의 비전에 박수를 쳐주는 귀한 시간도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맺어 주시는 만남의 소중함을 경험하며, 국적에 상관없이 사랑의 띠로 함께 묶였음에 감사했습니다. 따뜻한 사랑으로 이곳을 품고, 이 땅을 밟으며, 함께 동역해 주심에 참 감사드립니다.

어꾼 쁘레야 예수~!!

독이 있는 왕지네에게 물리다! (2015. 03. 21)

처음 이곳 태국 아란의 셋집으로 이사를 왔던 날,(2012년 12월) 사람이 살지 않던 집이라서 마당에는 풀이 우거져 있었지요 사람을 사서 풀을 베는데 풀숲에서 커다란 뱀이 나왔습니다. 잡아 놓은 뱀을 보고 한동안 움찔거리고 조심스러웠습니다. 살면서도 처음 보는 묘한 벌레들이 많아서 사진을 찍어서 카스에 올리기도 했었지요.

어제 옆지기 이장로가 새로이 이사를 마친 뒷정리를 하느라고 살던 집에서 화단 벽돌을 집어 들다가 18cm쯤 되는 커다란 독지네에게 엄지 손가락을 물렸어요. 갑자기 “악!”하는 비명과 동시에 손가락에서 피가 주르륵 흘렀습니다.

얼른 손가락을 끈으로 묶고 물린 곳을 네 다섯 번 세게 빨아내고 병원 응급실로 갔네요 미스터엑과 크루떼우, 마침 주말이라 집에 온 의대생 요, 방사선과 기사인 딸 잉까지 우루루 병원으로 몰려가니 마음이 든든했습니다. 지네 한테 물리면 무지 아픈거래요.

미스터엑도 예전에 물려서 5일이나 고생했고, 친구 또이선생님은 독이 퍼져 퉁퉁 부어올라서 3일간  병원에서 링거 맞으며 고생했답니다. 너무 아프기 때문에 해독제와 왁신과 함께 강력한 진통제를 놔주고는 1시간쯤 지켜보더니 붓지 않아서 괜찮다고, 집에 갔다가 많이 아프거나 부으면 다시 오라면서 해독제약과, 무지 아프면 먹는 진통제와 덜 아플 때 먹는 진통제를 처방해 주더군요.

밤이 되는게 좀 걱정이 되더라구요. 밤에 겨드랑이까지 붓고 아플 것이라며, 열일 제치고 달려온 또이 선생님의 얘기에 은근히 걱정이 되었거든요 우리 장로님 지네에 물리는 순간 제 머리속에 떠오른 말씀은 사도 바울이 로마로 압송되면서 유라굴라 태풍으로 그레데 섬에 올랐을 때 독사에 물렸지만 아무일 없었잖아요

그 말씀이 번쩍 머리에 가득 차면서 .안심이 되더라구요
아무튼 더 이상 붓지도 않고 진통제 한알도 안 먹고 밤에 잠도 잘 주무셨네요.
미스터엑은 두 달 정도 감각에 이상이 있었다는데, 우리 옆지기는 금새 괜찮아 질 것이라 생각이듭니다
주님께서 특별 조치를 하시니까요~ㅎ

이사 들어 가는 날 뱀 잡고, 이사 나오는 날 왕지네 두 마리 죽이고.....
영적으로도 이 땅의 악한 것들이 이렇게 죽임을 당하고 새로운 세상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병원비는 어느 틈에 떼우선생님이 지불하고는 얼마인지 알려 주지도 않네요!)

새 집으로 이사하던 날(2015. 03. 22)

작년 12월 4일부터 등 떠밀리 듯 시작한 집짓기를 약 3개월 보름만에 마치고 지난 금요일(3월20일)과 토요일(3월21일)에  이삿짐을 옮겼습니다. 미스터엑씨 집에 잇대어서 그들의 마당에 조그마한 2층집을 지었고, 이제 건축을 다 마치고 이사를   하게 된 것입니다.

여기는 포장이사가 없거니와 두 세집 건너로 하는 이사라서 차로 옮기기도 그렇고 해서 리어카와 미스터엑의 픽업이 왔다 갔다 하며 실어 날랐지요. 무거운 짐을 들어 올리고 내리고 하는 일은 베트남 아이들과 카나다선교사님,  그리고 우리 아들 재경이가 방콕에서 내려와서 수고를 많이 했어요.

그동안 집짓는 모든 일을 세심하게 배려하며 마무리까지 열심과 정성을 다해 준 미스터엑과 크루떼우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하나님의 섬세하신 계획에 두손 번쩍 들고 여기까지 인도하신 에벤에셀의 하나님께 무한한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립니다.

주일 예배를 마치고, 정리한 살림 중에 카나다선교사님 사역지로 보내 드릴 것들이 있어서 오시라 하고 마트에 잠간 다녀 왔더니, 어머나! 세상에! 선교사님네 식구들 20여명과 교회 식구들이 모두 집 구경을 하러 오셨네요~ 우와~ 50여명쯤 되나봐요. 계단에 촘촘, 거실에, 주방 등에 비집고 모두 한자리에 앉았습니다.
아침에 대충 청소를 마치고 갔으니 망정이지 창피 할 뻔 했잖아요 휴~ 다행이다!
여기서는 우리가 외국 사람이니, 예전에 우리가 그랬었던 것처럼 모두들 우리 살림이 궁금한 겁니다.
암튼 걸터앉은 채로 찬양하며 아름다운 이사 감사예배를 드렸습니다.

교회 청년들의 기타반주에 베트남 아이들은 베트남 말로 찬양을 올리고, 태국 교인들은 태국말로 찬양을 드리고, 카나다 선교사님과 일부 사람들은 영어로 소통하고, 우리 부부는 '아 하나님의 은혜로' 찬양을 주고받으며 행복한 시간을 누렸습니다.

참 글로벌한 신앙 안에서의 한 가족이지요.
이곳 아란교회의 리더인 처이장로님은, 반석위에 집을 짓는 지혜로운 자가 되기를 축복의 말씀으로   주셨습니다(마7:24~27)

하나님께 약속한 2년의 캄보디아 봉사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려는 우리를 하나님께서는 다른 필요를 채우시기 위하여 우리의 한쪽 발을 이곳에 묶어 두시려고 새 집을 허락하셨나 봅니다. 이후의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역사하심을 온 몸으로 앙망하며 주님의 음성에 순종하렵니다.
주님! 사랑해요! 주님! 참 감사합니다.

유년 시절의 기억들! (2015. 03 25)

최근, 유튜브에서 한편의 귀중한 영상을 보았습니다. 1950년 당시 미국에서 오신 아담이라는 선교사님이 총천연색으로 찍은, 1954년경의 우리나라 대구 지역의 실상이 담긴 동영상인데, 한국전쟁으로 인한 참혹한 민중들의 생활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문득 잊고 살았던 내 어렸을 때가 생각났습니다. 6ᆞ25 전쟁 끝에 태어났으니 폐허의 도시, 전쟁의 상흔들이 머리 속에 각인이 되어있지요 소꼽장난도 흙더미에서 깨진 유리나 탄피를 갖고 놀았고....

아버지가 미군부대의 목수로 근무를 하셨기에 비교적 유복하게 지냈지만 친구네 집, 이웃집들의 궁핍한 살림이 내 어린 시절의 시간 속에 얽혀있네요. 아침이면 신문을 보시던 아버지의 한숨! 이해가 안되던 굶어서 죽은 사람들의 이야기. . .그 시절 유독 외국인들이 많던 의정부시 인근에는 더불어 선교사님들도 많았던 듯, 헌옷이며 밀가루,  가루우유, 옥수수가루 등등 이런 것들이 보내져 왔었지요.

한 봉지의 옥수수 가루를 받으려고 모기에 뜯기며 졸음을 참으며 교회 마당에 주욱 늘어 앉아 밤이   늦도록 기다리던 생각이 납니다 얼굴도 모르는 미국의 믿음의 형제들이 주님의 이름으로 보내온 것들! 그런 것들을 먹고 입으며 추위와 굶주림을 견뎌온 우리나라, 우리 백성들인데, 지금은 좀 풍요로워졌다고 그런 일들을 잊어버리고, 배고픈 사람들의 처지를 외면해서는 안되겠지요!

그 시절에 주님의 마음을 품고 암흑의 땅 우리나라를 찾았던 이름 없는 선교사님들께 감사하며, 우리도 이 땅으로 보냄을 받아 주님으로 부터 오는 축복의 통로를 이어가며 살아가겠습니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감사하면서~~

제 2차 풍선 전도여행(2015. 04. 09)

풍선묘기월드챔피언 박종현집사님 부부가 이곳으로 풍선전도여행을 왔습니다. 작년 8월에 이어 두 번 째로 이곳을 방문한 것인데, 작년에는 주로 이곳 아란지역의 초등학교들을 방문하면서 어린이들에게 풍선묘기도 보여주고 빵도 나눠주며 자연스럽게 예수님의 복음을 전해 주는 일을 하였는데, 이번에는 주로 캄보디아에 가서 그런 일들을 했습니다..

지난 3월 31일 밤에 태국에 도착하여 아란 우리집으로 함께 와서 잠시 휴식하고 4월1일 아침에 곧바로 캄보디아의 이동명 선교사님 사역지로 우리 부부와 함께 가서 몇일 동안 시소폰시 외곽의 시골교회인  꼭프릭교회, 리밋교회 그리고 시소폰 기독대학 부설 유년학교를 차례로 방문, 풍선묘기를 통한 어린이 전도를 시행했습니다.

교회마다, 학교마다 모여 앉은 많은 어린이들이 생전 처음 보는 박집사님의 풍선 묘기를 구경하며 모두들 즐거워했습니다. 풍선묘기를 통하여 하나님의 천지창조를 표현해 보이기도 하고, 복음이 온 세계로 퍼져 나가는 장면도 보여주었고, 준비해간 맛있는 빵도 아이들에게 나눠주며 함께 즐거운 시간을 지냈습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뜻 깊은 부활주일인 4월5일 주일에는 아침 일찍부터 3곳 교회를 다니며 예배도  드리고 풍선공연을 하였습니다. 앙코르왓이 있는 시엠립시 인근 시골의 여호수아 보텀교회와 시엠립시내의 한인교회인 참빛교회, 그리고 똔레샾호수 안에 있는 똔레샾칠곡교회를 차례로 방문하여 풍선묘기 공연도 하고 어린이들에게 빵도 나눠주며 예수님의 부활소식을 알리고, 예수님의 이름을 높여드리는 귀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부활주일이었던 그날은 특별히 예수님의 부활을 주제로 한 풍선 퍼포먼스도 보여주었는데, 이와 같은 공연을 처음 본 이곳 캄보디아 어린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무척 즐거워 하였습니다. 어려운 환경 가운데서도 이곳에 와서 열흘 동안이나 주님이 주신 귀한 달란트를 활용해서 복음전파와 어린이전도에 힘써주신 박집사님 부부의 헌신을 주님께서 받으시고 새 힘주시기를 바랍니다.

특별히, 부활주일 날에는, 힘은 들어도 하루에 3번씩이나 정성껏 공연을 해준 박집사님 부부와, 캄보디아 일정동안 숙식을 제공하고 끝까지 동행하며 함께 해주신 이동명선교사님과 장옥자사모님! 너무나  고맙고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라오스 빡세지방 기행(2015. 04. 18)

지난주간, 태국과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들의 명절인 송크란축제 연휴기간 중에 라오스의 빡세라고   하는 도시의 인근 지역을 여행하고 돌아왔다. 송크란축제는, 이곳 사람들의 절기인 새해를 맞는 큰 명절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메말랐던 건기를 거의 다 지내고, 곧 시작될, 풍성하고 활기차고 덜 더운 우기가 시작되는 것을 환영하고 기뻐하며, 축제 기간 중에는 이웃 사람들에게 물을 뿌려주며 서로 서로를 축복해준다.

우리 부부는 이 연휴기간에 미스터엑 부부와 함께 라오스를 여행하기로 하고, 태국 북동지역인 우돈  라차타니주까지 약 500Km를 자동차로 이동한 후, 첫날 저녁은 미스터엑의 친구인 태국군 장교 미스터윤이 알선해준 군대 휴양소내의 속소에서 일박하고 다음날 아침 일찍 국경을 넘어 라오스로 들어갔다. 입국절차는 비교적 간단하였고 별도의 비자 없이도 우리 돈 7000원 정도를 지불하면 14일간 체류할 수 있는 관광목적의 입국이 허용된다.

라오스는 공산주의 국가지만 1990년대 이후부터 시장경제를 받아들이고 문호를 개방해서 우리나라와도 국교를 맺은 나라다 라오스의 국토는 남한의 2.3배 (태국은 5.1배, 캄보디아는 1.8배)크고 국민 수는 약650만명 (한국5,100만, 태국6,400만, 캄보디아1,500만 정도) 일인당GDP는 약3,000불(한국35,000불, 태국10,000불, 캄보디아2,300불)정도 된다고 한다. 라오스는 사면이 다른 나라들과 접하고 있어서, 인도차이나 반도의 여러 나라 중 유일하게 바다가 없는 나라다.

북쪽으로는 미얀마와 중국, 동쪽은 베트남, 남쪽은 캄보디아, 서쪽은 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이런 이웃나라들과 서로 반목하거나 협조하며 살아왔으며 근세에는 프랑스 식민지로 지내다가 독립 후에는 내전을 거쳐서 공산국가가 되었다.

우리가 여행한 빡세지역은 라오스의 남서쪽, 태국과 국경에서 그리 멀지 않은 지방 소도시이다. 메콩강과 인접하고 있어서 주변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특히 몇 군데 폭포를 구경하였는데, 콘파팽이라는 폭포는, 유유히 흐르던 메콩강 본류의 모든 물이 갑자기 넓은 강폭 여기저기로 폭포가 되어 떨어지는데 그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다. 마치 규모가 좀 작은, 그림에서만 보았던 나이아가라 폭포를 닮았다고나  할까? 두 번째로 본 딱환 폭포는 두 줄기의 폭포수가 수 백 미터나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 같은 멋진  폭포였고, 그 외에도 파수왐폭포, 리피폭포도 볼만하였다.

앞니를 뾰족하게 갈고, 귀를 뚫어서 나무토막 같은 커다란 귀걸이를 한 할머니들이 사는 소수민족 전통 부락도 방문 하였는데, 그분들은 자기네 고유 의상을 입고 손뜨개질을 하며 앉아 있는 것이 아마도   관광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함인 것 같았다.

길거리에서 만난 어린이들의 모습은 대체로 꾀제제하고 입은 옷들도 남루하였고, 식사를 하기 위하여 들른 식당에는 어린  애기를 데리고 와서 구걸하는 아이 엄마들이 많았는데, 가난한 이 나라 서민들은 아직도 어렵고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듣 하였다. 

왓 푸라고하는 고대 사원도 관람하였다. 이 사원은 12세기쯤에 돌로 만든 불교 사원인데, 그당시 라오스를 지배하던 크메르왕국(지금의 캄보디아)이 자국의 건축기술과 국력을 동원하여 건축하였다고 한다.

캄보디아의 앙코르왓 사원보다는 규모가 훨씬 작지만 그래도 상당히 큰 규모이고 앙코르왓과 같이   정교하고 훌륭한 건축술이 반영되었음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건물들이 앙코르왓 보다도  더욱 심하게 훼손되었는데, 다만 일부 벽면과 회랑이 남아있을 뿐이다.

복원공사에 우리나라 문화재청도 참여하고 있다는 한글로 된 안내 표지판을 보았는데, 복원공사는 무척 느리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았다. 캄보디아의 앙코르왓 사원과 같이 한때는 화려하고 웅장했던, 그러나 지금은 다 무너지고 초라하게 된 왓 푸 사원을 바라보며, 역사와 인생의  무상함과, 천지를 창조하신 우리 하나님 아버지 외에 그 무엇도 영원하거나 위대한 것이 없음을 다시 느껴보았다.  

라오스는 공산국가이지만, 개정 헌법에 따라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는 나라다. 그러나 외국인 기독교선교사들이 정착해서 선교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수도인 비엔티엔에는 큰 교회도 있기는 하지만 외국 목사님들은 국가 기관의 감시를 받고 있어서, 설교도 한번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하니 복음을 전하기가 참으로 어려운 형편이다.

2박3일간의 라오스 땅 밟기를 마치고 돌아오며, 이 땅이 하루 속히 독재의 억압사슬과 눌림에서 벗어 나서, 예수님의 복음이 전파되고 주님을 믿는 사람이 넘쳐나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귀한 나라가 될 것을 소망하였다.

장모님 별세(2015. 04 19)

라오스를 여행 중이던 지난 4월 10일 밤에 장모님이 별세하셨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편찮으시다는 전갈도 없었는데 갑자기 돌아가셨기 때문에 라오스 오지에 있던 우리 부부는 장례식에  참석할 수가 없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 금 할 길 없었으나 그곳에서는 장례 일 전까지 비행기 표를 구해서 한국으로 돌아갈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한국에 있는 여러분들이 장모님 장례를 은혜롭게 잘 치러 주셔서 감사할 뿐입니다. 이제 고인이 되신 장모님의 후덕하셨던 생전의 모습을 조용히 되새겨 보며 우리 부부도 더욱 예수님  잘 섬기는 귀한 신앙의 유산을 물려받고자 합니다. 장모님의 영혼이 저 천국에 가셔서 영원한 안식과 평화를 누리시기 바라며, 슬퍼하는 아내의 마음속에 주님께서 내려 주시는 위로가 임하기를 기도합니다. 

제1차 캄보디아 나눔 사역을 마치며 (2015. 04. 30)

오늘 저녁에는 아내와 함께 카나다국적 선교사님이 돌보고 있는 베트남 고아 청소년들의 공동생활   집을 방문하여, 아내가 정성껏 만든 김치와 반찬으로 맛있는 저녁식사를 하고 그들을 격려하며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로서 이곳 2년 5개월 동안의 “섬김과 나눔” 제1차 사역을 마치고 다음 주에는 방콕으로 가서 몇일 간 머무른 후 5월 6일 저녁비행기 편으로 그립던 한국으로 일단 돌아갈 예정입니다.  그동안 우리 하나님의 지키심과 인도하심과 역사하심으로, 그리고 주변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귀한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었고, 보람 있고 행복한 시간을 지냈습니다.     

우리가 이곳으로 오기 바로 직전까지 나는 오랜 기간 동안 오직 직장생활에만 전념했었고, 나름대로 신앙생활도 열심히 한다고는 했지만, 하나님이 보시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게다가 나는 5년 반 전인 지난 2009년 12월에 뇌졸중을 앓아서 거의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왔었는데, 만약 그때 그대로 죽었다면, 지금처럼 가난한 이웃을 돕고, 나누고, 베풀고 섬기는 이런 기쁨은 결코   누려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지나간 2년 5개월의 시간은 우리 부부에게는 일생 중 가장 보람   있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이곳으로 보내셔서 우리가 가진 것을 좀 나누어, 배고프고, 목마르고, 헐벗고,   병든, 캄보디아 노동자들과 어린 아이들에게 먹을 것과, 마실 것과, 입을 것들을 공급하게 하시고, 아픈  사람들의 치료를 도와주도록 하셨습니다.  

성경말씀 카드가 붙어있는 볶음밥도시락이나 빵 봉투를 나눠 주며 서로 『어꾼쁘레아 예수! - 예수님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하며 예수님의 이름을 높여드렸습니다.  

세월은 참 빨리도 지나갑니다. 우리가 스스로 정한 기간임에도 처음에는 꽤 길게 느껴졌었던 『캄보디아 봉사 2년』의 시간은 어느새 쏜살같이 지나가 버렸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와 같이 우리 인생들 앞에 어느 날 갑자기 필연적으로 생을 마감하는 날이 닥쳐오고야 말 것입니다.   그 날이 오기 전에 황금 같은 오늘 하루하루를 보람있고 아름답게 살아야 되겠습니다.

지난 2년 5개월의 시간은 벌써 다 지나가 버렸지만, 이 일은 참으로 보람되고 또 틀림없이 우리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일 것이므로, 할 수 있는 한, 앞으로도 이런 일들을 지속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에 일단 한국으로 돌아가지만, 주변 여건을 재정비한 후 이곳으로 다시돌아와서 현재와 같은 사역들을 계속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동안 우리부부가 한국의 교우들, 지인들, 일가, 친척들과 떨어져서 이곳에 와서 “섬김과 나눔” 사역을 하는 지난 2년 5개월 동안에도 영적으로 메마르지 않도록 우리 위하여 늘 기도해 주시고 선교비도 보내주신 홍익교회 여러 교우님들! 지인님들! 너무나 고맙습니다.

한국에 돌아가면 반갑게 맞아줄 여러분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떠오릅니다. 
날마다 함께해 주신 좋으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립니다.  

『우리는 그가 만드신 바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위하여 지으심을 받은 자니 이 일은 하나님이 전에 예비하사 우리로 그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 하심이라』 (엡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