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에 보내 드렸던 ㄱㄷ편지를 읽어보았습니다. 어쩜 그렇게 달라진 것이 없는지... 처한 상황도 마음의 고민도. 옷깃을 여미는 겨울 그림자는 점점 짧아져 이젠 아침저녁 끝자락에서야 흔적을 찾을 수 있는데, 그렇게 훌쩍 지나버려 이젠 정리를 해야 할 시간이 되었는데, 여전히 얼어붙어 풀리지 않는 상황들과 업그레이드 기미가 보이지 않는 우리 모습은 조금씩 마음을 초조하게 만듭니다.  

뇌경색이 발병하신지 이제 1년이 되어가는 아버님은 집으로 복귀 시점을 가늠하고 있습니다. 지팡이 없이 걷기도 하시고 왼팔도 꽤 움직이시지만 병원이 아닌 집이라는 실제 앞에서 어떻게 적용하며 적응하셔야 할지가 숙제입니다. 실제 이 모든 것을 피부로 감당해야 하는 어머니의 스트레스는 두려움이란 이름으로 잔뜩 웅크리고 있습니다. 저희가 다시 떠난 후 그동안 제가 했던 일을 감당해야하는 막내 동생네도 긴장하고 있는 것은 물론입니다. ㄱㄷ합니다. 이 상황을 굽어 살펴 주시기를.... 

지난 3월 아름이가 어께 시술(수술)을 받았습니다. 잘 낫지 않고 자주 재발하던 어께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는데 ‘회전근개파열’을 진단 받았습니다. 무엇이 원인이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한참 부모님을 도와 일해야 하는 시간에 자기 몸 하나 추스를 수 없다는 것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6주간의 팔고정대를 해체하고 지금은 재활운동을 하고 있으며 벵국에 들어갈 때 즈음에야 정상적으로 팔을 쓸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거스르는 일에도 당신의 계획하심이 있음을 기대하며 조심스레 감사를 올려 봅니다. 

하늘이는 한국 나이로는 고2지만 이곳 학교의 학제로 이번 가을에 고2가 됩니다. 소망하는 진로를 놓고 기도하며 인도하심을 구하고 있습니다. 부모가 도울 수 없는 상황이기에 더욱 어버이 되신 ㅎㄴ님을 경험하는 시간이 되길 원합니다. 부모 없이 첫 항해를 무사히 마쳐가는 나라는 6월에 시작되는 여름방학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언니와 함께 한국을 방문하여 한국을 흠뻑 맛볼 생각에 잔뜩 부풀어 있습니다. 보리는 사춘기 ‘질풍’과 정서의 ‘노도‘와 싸우느라 한창입니다. 본인도 본인이지만 옆에서 잘 돕는 부모가 되도록 은혜를 구하고 있습니다.  

천금같은 시간이 다 지나고 이제는 3개월이라는 조각하나 남았습니다. 우리의 계획이 아닌 당신의 아젠다에 따라 우리의 만족이 아닌 당신의 뜻이 충족되는 시간이 되길 소원합니다.  

수양버들 눈꽃송이 하늘가득 흩날리는 어느 봄날에... 아름다운 하늘나라보리 드립니다.

<아룀 제목>

1. (사역) 남은 안식년을 잘 쉬고 회복하며 충전되는 시간이 되며 이 시간을 향한 당신 뜻이 이루어지도록: 1)고맙고 보고 싶었던 분들을 한 분 모두 찾아뵙고, 2) 그 동안 망가졌던 몸이 거의 수선된 것 같아 감사^^, 3) 5,6월에 예정된 ㅅㄱ보고 시간에 효과적으로 나누고 주님 뜻이 이루어지며, 4) 또 영적으로 정서적으로 허물어진 부분들이 보수되고 재충전 되며 5) 병원에서 고생하시는 아버님 일을 돕고 격려하며 또 6) 홀로 삶을 꾸리시는 어머님과 부모님들께 위로가 되는 것

2. (가족) 중풍으로 쓰러지신 아름이의 아버님(입원중)이 재활치료를 잘 견뎌내어 지속적인 회복이 이루어지도록. 두 발로 걸어 다니시는 것에 더 나아가 왼손도 회복되어 도움 없이 혼자 생활을 하실 만큼 좋아지시도록. 허리가 불편하신 어머님이 아버님으로 인한 충격과 스트레스를 주님 안에서 잘 이겨내셔서 퇴원후 두 분의 삶 가운데 간섭과 은혜가 임하도록.

3. 보리의 정서적 어려움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데 옆에서 잘 이겨나고 또 옆에서 돕는 엄마 아빠에게 힘과 사랑을 주시기를.

4. 하늘이와 나라가 학기 마지막을 잘 마무리하도록. 특히 하늘이의 대학 진로의 길들을 인도해 주시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