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 전 어느 날이 제 생일이었습니다. 분주하다 보니 몇 일이나 지나서 가족들과 겨우 식사하고 부모님께 전화드리는 것으로 조용히 지나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몇몇 집사님들이 풍선을 가득 안고 찾아오셨습니다. “목사님, 선물이예요!”. 빨강, 노랑, 파랑, 하양, 초록, 보라....갖가지 빛깔의 풍선을 한아름 안겨주셨습니다. 그리고 집사님들은 제게 풍선을 묶은 실타래를 풀어서 풍선을 하나 하나 공중에 날려 보내라고 주문했습니다.

갑작스런 선물과 이벤트에 정신이 없었지만 그 날 이후 두고두고 제 마음에 잔잔한 감동이 남아 있었습니다. 남은 풍선 몇 개를 집으로 가져갔더니 아이들이 아빠가 웬 풍선을 선물로 받았냐는 표정이었습니다. 제 나이가 풍선을 선물로 받기에는 좀 많다고 느꼈나봅니다. 그러다가 제 표정을 보고는 “어? 아빠, 너무 행복하구나!”하며 웃었습니다.

전혀 예기지 않았었던 풍선 선물은 제게 여러 가지 생각과 감동을 안겨주었습니다. 첫째, 아직도 제 안에 남아있는(!) 소년의 동심을 일깨워주었습니다. "지나가버린 어린 시절엔 풍선을 타고 날아가는 예쁜 꿈도 꾸었지 노란 풍선이 하늘을 날면 내 마음에도 아름다운 기억들이 생각나~"라는 노랫말이 생각났습니다.

둘째, 다소 엉뚱하기는 하지만 집사님들의 따뜻한 마음과 정성이 분주함으로 지쳐있던 제게 깊은 위로와 기쁨이 되었습니다. 마치 동시 ‘엄마가 불어준 풍선’에 엄마의 사랑이 담겨있었듯이 말입니다. "엄마가 불어준 풍선 안에는 엄마의 마음이 들어 있어요. 그것이 얼마나 부드러운가는 풍선을 만져보면 알 수 있어요"

셋째는, 이렇게 풍선과 같이 작은 것 하나가 큰 감동을 줄 수 있구나하는 깨달음이었습니다. 기업의 마케팅 경영학에는 고객감동이라는 이론이 있는데 세단계로 성장한다고 합니다.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서비스’단계와 기본서비스 외에 추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만족’단계와 감동적인 서비스로 깜짝 놀라게 하는 ‘고객감동’이라는 마지막 단계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느 회사는 ‘고객이 감동할 때 까지!’라는 구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상대방을 감동시켜주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남편이 아내에게, 아내가 남편에게, 부모가 자녀에게, 자녀가 부모에게, 친구가 친구에게, 성도가 성도에게, 사랑방식구가 사랑방지기에게......감동이 가득한 가정은 천국의 기쁨이 가득한 가정이 될 것입니다. 감동이 가득한 교회는 하나님의 영광이 가득한 교회가 될 것입니다.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