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에 개봉되었던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미국의 여류작가 ‘바바라 오코너’의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주인공 지소(이레)는 이 세상에서 자신보다 더 불행한 아이는 없다고 투덜거리며 영화가 시작됩니다.

지소는 피자가게를 하다가 파산 맞아 아빠도 집도 사라지고, 철없는 엄마와 동생과 함께 피자배달용 승합차 안에서 생활합니다. 친구들을 초대해 멋지게 생일파티를 하고 싶지만 집이 없습니다. 무능력한 엄마를 대신해서 스스로 집을 마련하기로 하고, 잃어버린 개를 찾아주면 사례금을 준다는 사실을 이용해서 남의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에 골몰하게 됩니다. 그러나 노부인의 조카로 호시탐탐 숙모 재산을 노리는 레스토랑 실장 수영으로 인해 일은 자꾸 꼬이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합니다. 거기에 폐지 줍는 괴짜 노숙인 대포와 피자집 배달원 석구까지 엮여 웃음꽃과 눈물꽃을 번갈아 피웁니다.

주인공 지소는 엄마가 이모 집에 가서 도움을 청하지 않는것은 자존심 때문이 아니냐며 따집니다. 나중에 밝혀진 바에 의하면 엄마는 비록 남편이 가족에게 큰 짐을 안기고 도망갔지만 언젠가 반드시 돌아오리라 기대하며 기다리는 중이었습니다. 엄마와 아빠가 너무나 무능력하고 무책임하다고 생각했던 지소는 고장 났던 승합차를 누군가가 고쳐주는 사건을 통해서 엄마 아빠의 사랑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노숙자 대포(최민수)는 딸이 너무 보고싶지만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워 딸 앞에 나서지 못합니다. 그런데 지소의 이야기를 통해서 아빠의 모습이 어떠하든지 아빠가 필요하고 아빠를 너무나 보고싶어하는 딸의 마음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지소가 개를 훔치는 나쁜 방법을 스스로 돌이키도록 따뜻하게 격려해주며 기다립니다.

인색한 부자(김혜자)는 자신의 기대를 저버리고 집을 나간 아들을 용서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소중히 여겼던 강아지 월리도 스스로 집을 나갔다는 이유로 찾아나서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월리를 다루는 지소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얼마나 강압적이고 일방적인가를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아들의 마지막 작품이 엄마를 그린 것이라는 것을 알고 치유를 경험하게 됩니다. 결국 자기 아들이 살던 집을 지소의 가족이 단돈 500만원에 살게 해줍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의 입장에서만 이해하고 판단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조금만 기다리면서 서로의 마음에 귀를 기울여보면 내가 모르는 또 다른 입장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서로를 이해하게 될 때 서로를 더 잘 배려하게 되고 서로로 인해서 위로와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누구나 다 가정이 행복하기를 원합니다. 무조건 요구하고 기대하기보다 서로의 입장과 형편을 살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서로의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 영화는 서로의 형편을 살필 때, 그리고 서로의 마음에 귀를 기울일 때 행복이 시작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채소를 먹으며 서로 사랑하는 것이 살진 소를 먹으며 서로 미워하는 것보다 나으니라(잠16:17)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