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에 세계적인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올해의 인물로 ‘에볼라 바이러스와 싸우는 사람들’을 선정했습니다. 보통 타임이나 뉴스위크가 선정하는 올해의 인물은 유명 정치인이나 CEO 혹은 스포츠 스타나 글로벌 연예인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화젯거리가 되었습니다.

원래 아프리카의 작은 마을에 수십년 동안 존재해 왔던 에볼라가 2014년에 인구가 밀집된 라이베리아, 기니, 시에라리온 지역을 강타하고 나이지리아, 말리, 스페인, 독일, 그리고 미국까지 옮겨가면서 지구촌 전체를 공포로 몰아넣었습니다. 에볼라에 걸린 사람들에 의하면 “마치 도끼로 머리를 때리는 것처럼 고통스럽다”고 합니다. 이미 6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자기 아이가 눈앞에서 죽어가도 부모는 감염 위험 때문에 안아주지도 못하고 피눈물을 참으며 지켜봐야 했습니다. 치료하던 수많은 의사나 간호사들까지 전염되면서 에볼라가 창궐하는 지역에서는 서로 손잡거나 안아주는 것도 꺼려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전 세계에서 수많은 자원봉사자 의료인이 달려갔습니다. 이들은 아프리카 현지의 용감한 의사 간호사들과 함께 에볼라가 창궐하는 지역에서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이 무서운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데 힘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와 세계보건기구(WHO)를 중심으로 약 3,400명의 의료진이 파송되었으며, 병상 600개가 설치된 치료센터 6개를 꾸려 3,800명에 달하는 에볼라 환자를 돌봤습니다. 이들의 치료로 완치된 환자는 1,600명이 넘어섰습니다.

9개월이 넘는 에볼라와의 사투에 의료진들의 희생도 잇따랐습니다. 파견 직원 가운데 27명이 에볼라에 감염, 14명은 완치됐지만 13명이 끝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기니에서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의료진으로 활동한 뒤 미국에 돌아와 에볼라 감염 확진을 받았던 의사 크레이그 스펜서는 지난 10월 23일 완치 판정을 받은 후 “다시 서아프리카로 건너가 에볼라 환자의 치료를 도울 것”이라고 밝히며 희망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영국인 첫 에볼라 감염자였던 남성 간호사 윌리엄 풀리도 완치 후인 지난 10월 20일 시에라리온 수도 프리타운으로 돌아가 다시 의료활동에 나서며 “에볼라 전선으로 돌아와 기쁘다”고 밝혀 울림을 주었습니다.

에볼라는 지구촌 시대에 신종 바이러스가 주는 위험이 얼마나 큰지 우리에게 알려주는 경고였습니다. 지금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대한민국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오늘까지 메르스 확진자 중 총 10명이 사망했고, 격리자가 4000여명에 육박했으며, 격리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불안과 불면 등 스트레스 반응으로 호소하고 있어서 전문 정신 상담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온갖 어려움 속에서 국민의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의료진, 방역대책본부 등에서 일하는 분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내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오늘밤 편히 잠들 수 있는 이유는 지금도 목숨을 걸고 이렇게 위험한 여러 가지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수 많은 사람들의 거룩한 희생 때문임을 잊어선 안됩니다. 무엇보다 이런 때일수록 무서운 죄와 영원한 사망의 형벌에서 당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고 우리를 살려주신 예수님의 은혜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가 이같이 큰 사망에서 우리를 건지셨고 또 건지실 것이며 이 후에도 건지시기를 그에게 바라노라(고후1:10)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