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대학생 시절에
교사, 찬양대원으로 교회를 섬겼다.
아주 열심히 섬겼다.

그런데 내 열심보다 내가 더 감탄한 것은,
함께 수고를 하고, 아니 더 많은 수고를 하고도
때가 되면 늘 교사와 찬양대원들을 격려하고
밥을 사주고, 선물을 주곤 하는
교회학교 부장님, 찬양대 대장님들이었다.
이 분들은 도대체 월급 받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까지 섬기는 걸까 싶었다.

목회 현장에 들어와서
어느 교회를 가나 부장이다, 대장이다 하면
이런 섬김의 모습들은 차이점이 없었다.
늘 부장들과 대장들은 교사, 찬양대원들을
지극 정성을 다해 섬기고 뒷바라지를 했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었다.

우리 교회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런 섬김은 교회학교 부장과 찬양대 대장만이 아니라
제직회 부장이나 위원장들도 한다는 것이다.
열심히 섬기고,
그리곤 수고하고 애써준 부원들, 위원들이 고맙다고
식사 대접하는 이들이 많다.
자기가 수고하고 애쓴 것에 대해
큰소리치고 대접해 달라는 이들이 종종 있다고
타 교회 목회자들로부터 이야기를 듣는 현실인데
우리 교회는 도리어 수고는 수고대로 하고
함께 해 준 이들이 고맙다고 접대까지 한다.

그런데 얼마 전 이와 다른 이야기를 들었다.
로비에 비치했던 커피 믹서,
일 년에 70-80만원 드는 재정이라 잠시 중단했더니
‘내가 교회에 헌금 하는 게 얼만데 커피 한 잔도 못 마시나...’하는 볼멘 이가 있단다.
이 분은 하나님께 드린 헌금을 교회에 내는 회비인 줄 알았나 보다.

그래, 모두가 자기 믿음의 분량을 따라 하는 걸 거다.
자기가 드리는 것, 섬기는 것이 분명 주님께 향한 것임을
알고 하는 이들은 다소 부담스러워도 즐거워 한다.
그러나 그것이 주님께 향한 게 아닌 이들은
사소한 것에도 서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열심히 섬기고 그 섬김에 참여한 부원들이,
봉사회원들이 너무 고맙다며 점심 내는 데 따라다니기 바쁘다.
솔직히 이런 바쁨은 평생 있었으면 좋겠다 싶다.
섬김으로, 내게 있는 것으로 네게 주노니 하는 자세가
평생 우리 교회에 주님을 향해 이루어지면 정말 정말 좋겠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