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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가 이상하다 |
| 대자대비의 정신에서 변질된 그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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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종교를 탓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불교가 이상하다.
불교의 얼굴, 아니 그 생명은 대자대비(大慈大悲)가 아니던가? 그 가르침도 그렇고 도를 수행하는 자들도 대자대비. 불교의 매력 중 가장 큰 매력은 타인에 대해 큰마음, 자기와 다른 이들을 크게 품어준다는 것. 그러기에 저들은 성탄절만 되면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합니다.” 대문짝만한 현수막을 걸어 일반인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우리가 보기엔 대체 타 종교의 교주가 태어남을 자기들이 왜 축하해주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되는 일이었지만 사람들은 그게 불교의 큰마음이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 스스로도 한 때 우리의 좁은 마음을 탓하기도 했다. 일반인들이 바라보는 시선은 더 말할 것도 없었고. 불교는 대자대비 큰마음. 기독교는 오직 예수란 편협성. 그러기에 그 내용을 모르는 일반인들이 볼 때 기독교는 문제가 많아 보였다.
그 자세한 차이점이야 여기서 다 말할 수는 없는 일이고. 아무튼 불교의 일반적 인식과 특성은 대자대비 큰마음이었다. 그런데 몇 해 전부터 불교는 아주 이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자대비의 마음이 아니라 소자소비의 마음. 자기들에게 비판적인 기사를 쓰거나 그런 뉴스를 보도하면 불교 탄압이라고 발끈하여 전 불교도가 단합하여 저항하겠다고 공공연하게 말하곤 했다.
그러더니 얼마 전, 조계사로 도망간 몇 사람들로 인해 조계사에서 나오는 차량을 검문하던 중 조계사 총무원장의 차량을 검문했다고 하여 발끈하고 있다. 나도 그런 경험은 있다. 목사 신분을 밝혔음에도 음주측정을 하겠다고 들이대는 무례한 경찰들로 인해 기분이 상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 보면 이 모두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경찰들이 그러는 것이고, 저들은 수칙대로 하는 것인데 내가 그저 응해주면 그만이지 하는 생각. 그 때부터는 아무 소리 안 하고 음주측정기를 불었다. 이 모습을 보고 몇 분의 교우들이 ‘저런 몰상식한 경찰들은 고발해야한다’고 하지만 ‘저들은 자기 일에 충실하고 있으니 참읍시다.’ 하였다.
씁쓸하지만 자기 일에 충실한 것을 뭐라 하는 것은 도리어 내가 법을 어기자고 우기는 것 아닌가? 다만 ‘좀 예의가 없다’라고 그 사람 자신의 부덕을 나 혼자 탓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총무원장의 차량을 검문했다고 불교는 종교 탄압이니 종교 차별이라고 난리치고 있다. 경찰 지도부가 정중히 사과했음에도 범불교도 회의를 27일에 개최하기로 했단다.
내가 볼 때 종교의 특혜는 기독교 보다 불교가 더 많이 받고 있다. 그들은 국고에서 세금으로 지원받고 있으며 들리지도 않는 사찰입장료를 오랜 세월동안 산을 찾는 사람들로부터 받아 왔다. 노태우 대통령 이후, 기독교인 대통령이 있을 시에도 도리어 행여 기독교에 치우칠지 모른다 해서 김영삼이나 김대중 대통령은 기독교인의 비판을 받으면서도 불교를 먼저 챙겼다. 그렇게 해서 불교는 참 많이 성장을 하였다. 은근한 여론의 종교 편향으로 노태우 이후로 불교는 늘 여론에 중요한 종교로, 언제나 기독교 앞에 나왔다. 사회복지, 사회봉사의 정도는 기독교의 절반도 따라오지 못하고 그 재정 집행과 결산이 제대로 밝혀지지도 않는데 불교는 그런 비판적인 시각에선 언제나 제외. 대신 교회만이 그런 비판으로 두들겨 맞아왔다.
불교의 재산이 얼마인가? 헤아리지도 못한다. 그들이 얼마나 사회봉사를 하는가? 얼마나 기여하는가? 그동안 정부의 종교 편향 혜택은 자기들이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제 총무원장 차량이 검문 받았다고, 얼마 전에는 전국지도 안내에 사찰이 빠졌다고 종교 차별, 박해라고 떠들고 있다. 자기들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 발끈하는 것은 이해가 간다. 온통 두드려 맞으면서도 아무 소리 못하는 한국 교회에 비하면 대단히 응집력이 좋고 자기 방어가 매우 훌륭하다.
그럼에도 좀 이상한 것은 불교가 말하는 대자대비는 어디 갔는가? 정부가 시킨 일도 아니고 해당 직원, 해당 경찰이 총무원장님 얼굴을 몰라보고 그랬다고 정중히 사과하는 대도 기회는 이때다 하는 자세. 한국 불교의 훌륭한 지도자였던 만해 한용운님의 글이 생각난다. 대학시절에 그분의 한국 불교를 염려하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무엇보다 한국 불교가 변질되고 있다는 것. 그렇다, 대자대비가 사라진 불교, 변한 게 아닐까.
그러고 보니 그들이 그동안 자랑스럽게 말하던 그 큰마음들, 그 넓은 아량의 행동들과 말들이 순수성이 의심스럽다. 보이기 위해, 정치적으로, 여론용으로 그런 것 같다는 생각. 이렇게 좁고 좁은 사람들이 무슨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합니다’라고 진심으로 현수막을 걸 수 있단 말인가? 불교는 자기 자리를 벗어난 것 같다. 인기를 위해, 권세를 위해 그런다면 더욱 위험한데…….
이렇게 이상해진 불교를 바라보다 보니 우리 기독교를 다시 보게 된다. 대자대비가 불교의 얼굴이라면 기독교의 얼굴은 뭔가? 사랑! 그런데 우리에게 이런 사랑이 있는가? 이런 헌신적 베풂과 나눔이 있는가? 교회가 이런 사랑을 잃었기에 그동안 사회에서 호되게 얻어맞은 것이 아닐까? 불교의 변질, 그것을 통해 우리를 본다.
다른 것은 다 잃어도 우리의 본질, 우리의 얼굴 사랑과 섬김, 배품, 용서……. 예수님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그 본질적인 것들은 잃어선 안 될 것이다.
/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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