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2016년에 대통령을 뽑는 선거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여러 후보들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의 대선 판도를 뒤흔들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라는 후보가 있습니다. 그는 거침없는 막말과 기행으로 인해서 언론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미국의 세계적인 부동산 재벌입니다. 올해 재산은 100억 달러(12조 원) 정도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한 마디로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재벌입니다. 그런 그가 공화당 소속으로 차기 미국의 대선 후보로 출마하기로 결정되면서 그의 거침없는 말과 행동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그의 대표적인 막말 중 하나는 베트남전 참전용사였던 '존 매케인’ 애리조나주 상원의원이 전쟁포로로 5년 동안 잡혀있었기 때문에 영웅으로 불릴 자격이 없다고 깎아내린 것입니다. 포로가 되었던 사람은 영웅이 될 수 없다며 다른 정치인을 공개적으로 무시하며 비판했습니다.  그는 미국에 많이 들어오고 있는 멕시코 이민자들에 대해 “멕시코 이민자들은 모두 성폭행범이자, 미국에 마약을 가져오는 마약범이다”라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호텔 건설 사업에서는 멕시코 출신 불법 이민자들을 대거 고용했다고 합니다.

트럼프는 우리나라와 관련해서도 막말을 쏟아내었습니다. 한국이 하루에 수십억 달러를 버는데 국가 안보를 미국에만 일방적으로 맡기는 것은 “안보 무임 승차요 미친 짓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우리 정부는 주한미군의 방위비를 매년 1조원 가량을 부담하고 있습니다. 이런 막말은 트럼프 후보의 무지(無知)에서 비롯된 해프닝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막말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미국 유권자들의 반응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는 공화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젭 부시의 14% 지지율보다 2배가량 높은 지지율(28%)을 보이고 있습니다. 공화당 대선 후보 중 최고의 지지율입니다. 지독한 막말을 일삼는 후보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지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은 미국 내 보수 백인들이 갖는 위기감의 반영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의 기세에 눌려 있던 백인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는 것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이민 개혁에 대해 공화당 내 주류는 제대로 보수를 대변하지 못했는데, 트럼프는 '막말'과 '기행'으로라도 대리만족을 안겨준다는 분석입니다.

더 이상 손해보기 싫고 양보하기 싫다는 미국 보수 유권자들의 마음은 씁쓸함을 안겨줍니다.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은 아무리 도덕적이라 할지라도 개인이 모인 집단은 철저히 이기적이며 자기중심적일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개인의 도덕적 행동만으로는 이 사회가 변화될 수 없습니다. 지역사회는 물론 국제사회가 공의로운 결정을 할 때 이 세상은 아름답게 변화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주권과 통치가 우리 동네에, 회사에, 국가에, 국제사회에 강력하게 나타나도록 기도하며 부르짖어야겠습니다.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렘33:3)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