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바뀐 것을 모른다.
전에는 무슨 장(長), 즉 부장, 위원장을 했다하면
존경해 주었다.
아무나 하기 어려운 것을 능력이 있기에
안 하실 분이 해 주시니 너무 감사하다 하여...
존경해 주었다.
장(長)을 지낸 것이 그 분에게는 존경의 상징이요
능력의 상징이었기에 모두들 존경했다.

그런데 요즘엔 이 생각이 바뀌었다.
장(長)을 지냈다 하면
얼른 우리 생각에 떠오르는 것은
‘꾼’이구나! 하는 생각.
뭐 이것저것 대의명분은 거창하게 내세우는데
실은 거의 많은 경우
그런 자리가 즐겁고 뭔가 자기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고
잘 하면 떡고물도 떨어지고
어디가나 먼저 알아주고 사람들이 굽실거리고 ...
그래서 명함을 보면 뒷면에 이력이 빽빽하다.
사업가도 아닌데 목사, 장로가 이런 게 왜 필요할까...

예전엔 안 하겠다는 분을 설득하여 제발 이걸 맡아주세요 했고
그 분도 그 직책을 다 하고 나면 다음엔 절대 맡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엔
올해는 이 부장 내년엔 저 위원장
다음엔 저 부장 다다음엔 이 위원장, ....
그야말로 총회의 모든 부장과 위원장을 두루 섭렵한다.
그리곤 최종적으론?
기회만 된다면 총회장직을 노려볼만 하다.

허허 목회도 바쁠텐데 ....

요즘 내 핸드폰이 너무 바쁘다.
시도 때도 없이 문자, 전화, ...
기회가 되면 한 번쯤 이런 걸 규제해 보고 싶은 오기가 생긴다.
근데 그것도 나의 숨겨진 정치 욕망은 아닐까....
...........
고민이다. 자꾸 그런 기회를 가지라고 누군가가 그러니....

목사가 내세우고 자랑할 것은
예수 그리스도 밖에 없다 했는데
요즘엔 자기 팔목에 찬 명품을 자랑하는 이들이
너무 많다.
월요일부터 총회가 열리는데 열리자마자 빨리 끝났으면....
그러면 1년은 또 조용하겠지.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