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2:13~22)

오늘은 498주년을 맞이하는 종교개혁주일입니다. 이제 2년 후에는 종교개혁 500주년이 됩니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약 500년 전에 타락한 교회를 개혁하고 건강한 교회를 세우기 위해 종교개혁의 불길이 솟아 오른 것입니다. 1517년 마틴 루터가 자신이 섬기던 독일의 비텐베르그 성당에 당시 교회의 오류를 95개 항목으로 조목조목 적어서 걸었습니다. 이것이 발단이 되어서 종교개혁의 횃불이 타 올랐던 것입니다. 이 95개 조항에 나타난 정신을 요약하면 크게 3가지입니다. “오직 성경으로”(sola scriptura), “오직 믿음으로”(sola fide), “오직 은혜로”(sola gratia)입니다. 이 세 가지가 종교개혁의 3대 정신입니다. 이 3대 정신은 오늘날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오늘날 교회를 돌아볼 때, 제2의 종교개혁이 필요할 정도로 교회가 빠르게 변질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들이 참으로 교회를 건강하게 세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3가지 요소를 감안하면서 교회를 개혁해 가야 합니다. 오늘 말씀드리는 이 요소를 잘 기억하고, 우리 모두가 책임의식을 가지고 건강한 교회를 세우는데 참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교회가 중요하기 때문이요, 교회가 건강해야 우리 모두가 하늘에 속한 모든 신령한 복을 받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는 “오직 성경으로, sola scriptura”입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합니까? 교회의 모든 신앙행위는 오직 성경에 근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성경이 신앙생활의 유일한 기준입니다. 교회전통이나 개인의 주관적인 체험이 신앙생활의 기준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런 것들이 성경의 가르침보다 앞서서는 안됩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은 성경이 말하는 데서 시작하고, 성경이 그치는 데서 그쳐야 합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교회는 성경의 진리 위에 서 있어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교회는 진리의 기둥이요, 진리의 터”라고 했습니다(딤전3:15). 그러나 중세 교회는 성경의 권위보다 교회전통과 주관적인 경험을 앞세웠습니다. 그리고 성도들에게는 성경을 읽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아예 성경을 개인적으로 소지하는 것을 금했습니다. 이렇게 성경을 모르게 해놓고는 마음놓고 성도들을 엉뚱한 곳으로, 비진리 가운데로 끌고갔던 것입니다. 그래서 루터가 오직 성경의 권위를 인정하고 성경으로 돌아가자고 외쳤던 것입니다. 그래서 루터는 종교개혁을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한 일이 당시 라틴어로 되어 있던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해서 성도들에게 읽히는 것이었습니다. 작센의 친구 프리드리히가 제공해준 발트부룩성에 은둔해서 성경을 번역해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읽어 줍니다. 읽어준 후에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느냐 해서 알겠다고 하면 오케이이고, 모르겠다고 하면 다시 더 쉽게 번역을 했습니다. 이렇게 성경을 모든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번역해서 모든 성도들에게 성경을 읽게 했던 것입니다.

오늘날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경을 모르면 여러분들도 잘못된 가르침에 속을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분 스스로가 성경을 올바로 배우려고 해야 하고, 성경의 진리로 무장해야 합니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안팎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밖에서는 이단들이 호시탐탐 교회를 노리고 공격하고 있습니다. 교회 안에는 기복신앙과 신비주의 신앙이 깊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러면 어찌하여 이런 상황이 되었습니까? 성도들이 성경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 시대의 교회가 성경의 진리 위에 서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빨리 성경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성경의 진리위에 서 있어야 합니다. 교회마다 성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성도들에게 끊임없이 성경말씀을 가르치고 배우고 읽고 묵상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성령님의 역사입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시기를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그가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 인도하시리라”고 하셨습니다(요16:13). 일부 진리가 아니라 모든 진리로 인도하신다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경 66권을 다 가르치고 배워야 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성령의 역사입니다. 오늘 우리 중앙의 성도들은 종교개혁주일을 맞이해서 성경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성경의 진리 위에 서는 교회를 함께 세워 가리라’ 굳게 다짐할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교회를 건강하게 세우기 위한 둘째 요소는 “오직 믿음으로 sola fide”입니다. 우리의 구원은 오직 믿음으로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마음으로 믿고 입으로 시인할 때 구원받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께서 값없이 주시는 구원의 선물을 믿음으로 받을 때, 그 믿음을 보시고 하나님이 우리를 의롭다 하십니다. 로마서4장4절에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으매 그것이 그에게 의로 여겨진 바 되었느니라” 했습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약속을 철저히 믿었습니다. 신뢰했습니다. 거기에 자신의 인생을 걸었습니다. 그 믿음을 보시고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의로 여기셨다는 것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보여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믿고 받아들일 때, 하나님이 그것을 보시고 우리의 의로 여기시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를 구원해 주시는 것입니다.

이것이 성경이 우리에게 전하는 진리요 이것이 복음입니다. 그 러나 당시 중세 교회는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당시의 교회는 소위 “공로사상”을 가르쳤습니다. 우리의 구원이 믿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선행을 쌓아야 된다고 가르쳤습니다. 그래야 천국갈 수 있다고 가르쳤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면죄부입니다. 교회에서 죄를 면해주는 증서, 면죄부를 사게 되면 그 사람은 천국갈 수 있다고 가르쳤습니다. 구원은 선행이 있어야 하는데, 그 선행이 어떤 사람은 구원받기에 모자라고 어떤 사람은 남는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대학에 들어갈 때 커트라인이 있습니다. 어떤 학생은 커트라인보다 점수가 높고 어떤 학생은 모자랍니다. 점수가 높은 학생은 들어가고, 낮은 학생은 못들어갑니다. 마찬가지로, 어떤 사람은 구원받기에 남을 만큼의 선행이 있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베드로와 바울같은 사도들은 선행이 남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자란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위대한 성인들의 남은 선행을 하늘 창고에 모아놓았다가 교황을 통해서 부족한 사람에게 나눠주면 그 사람도 구원받을 수 있다고 가르쳤습니다. 그것이 바로 면죄부입니다. 한마디로 교회에서 발행하는 면죄부를 사면 부족한 선행을 보충할 수 있고, 구원받을 수 있다고 가르쳤습니다. 심지어는 죽은 부모나 형제를 위해서도 면죄부를 사면 지옥에 있던 영혼이 구원받고 천국으로 간다고 가르쳤습니다. 그러니까 성경을 모르던 당시의 성도들은 너도나도 면죄부를 샀던 것이고, 교회는 큰 돈을 벌었습니다. 교회가 구원을 사고팔고 한 것입니다. 얼마나 타락한 모습입니까? 우리의 구원은 ‘오직 믿음!’ 입니다. 선행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돈으로 사고 팔 수 없습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보여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믿는 믿음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우리가 오해하면 안됩니다. 이렇게 믿음으로 구원받은 성도는 반드시 이제 남은 생애를 하나님의 명령을 좇아 삽니다. 예수 믿기 전의 삶을 절대 반복하지 않습니다. 아니 반복할 수 없습니다. 이제 예수 믿기 전의 삶을 청산하고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하면서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면서 살아갑니다. 하나님이 우리의 행복을 위해 명령하신 율법을 지키면서 살려고 합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진리 따라 살려고 합니다. 구원받기 위함이 아니라 구원받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진리입니다. 값없이 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들인 자는 그 사랑에 감격하여 이제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살아가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더 이상 제멋대로 살지 않고, 세상에 나아가 세상 사람들처럼 썩어질 세상 것들에 휘둘려 살지 않고, 구별되게 살아갑니다. 그렇게 살면 우리의 삶에 평안이 넘치고 기쁨이 넘치고 자유가 넘칩니다. 사는 것이 아름답고, 행복하고 강건합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믿음이 성장하고 그 삶이 성숙해지고 성화되는 것입니다. 장로교의 창시자 칼빈은 말하기를 “구원받는 순간과 성화되는 순간의 출발점이 같다”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값없이 주시는 선물을 믿음으로 받은 성도는 그 순간 성화의 삶을 시작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진리입니다. 믿음으로 구원받았다고 하면서 그 인격과 성품이 아름답게 변화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구원받은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직 믿음으로 구원받은 사람은 그 순간부터 생각이 변하고 성품이 변하고 삶이 변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믿음의 역사입니다.

오늘날 오직 믿음으로 구원받는다고 하면서 여전히 삶이 변화되지도 않고 성숙해지지도 않고 세상사람들보다 더 세속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인격도 변하지 않고 성품도 변하지 않으면서 ‘오직 믿음!’만을 외칩니다. 또 그렇게 살아도 괜찮다고 가르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바로 구원파에서 그렇게 가르칩니다.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그것은 성경의 가르침이 아닙니다. 믿음으로 구원받은 사람은 자연스럽게 필연적으로 성화의 과정을 밟아서 하나님의 성품으로 성장하고 성화되어가는 것입니다(벧전1장). 이런 성도들이 많아질 때, 교회는 건강하게 되어 있습니다.

교회를 건강하게 세우기 위해서는 종교개혁의 세 번째 정신은 “오직 은혜로, sola gratia”입니다. 이 정신이 오늘날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합니다. “오직 은혜로!”는 예배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는 것은 오직 예수님의 은혜로 가능합니다. 예수님께서 먼저 우리에게 다가오셔서 은혜를 베풀어주셨습니다. 로마서 5장 8절에서 바울은 말하기를 “우리가 아직 죄인되었을 때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이었을 때,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희생제물이 되어주셨습니다. 이 놀라우신 은혜로 우리가 하나님께 나아가 예배할 수 있게 되었고 하나님을 ‘아바 아버지’라 부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사랑이요, 예수님의 은혜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드리는 모든 예배의 핵심은 “오직 은혜”입니다. 우리의 예배는 더 이상 제사가 아닙니다. 어떤 성도는 기도할 때, “여기에 귀한 제단을 세워주심을 감사합니다.” 이렇게 기도하는데 이곳이 제사드리는 제단이 아닙니다. 용어를 쓸 때도, 신중히 구별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히브리서의 말씀대로 이제 더 이상의 제사는 필요 없습니다. 이미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희생제물이 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게 되었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 감사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예배입니다. 우리가 드리는 헌금도 우리의 죄를 사해달라고 드리는 제물이 아닙니다. 우리가 헌금을 드리면 하나님이 죄를 용서해 주시고, 헌금을 드리지 않으면 용서하시지 않습니까? 하나님이 그런 분이 아닙니다. 그것이 바로 중세교회가 잘못 가르친 것입니다. 우리가 드리는 헌금은 하나님의 사랑과 예수님의 은혜에 감사해서 드리는 것입니다. 헌신의 증표로 드리는 것이요, 감사의 증표로 드리는 것입니다. 죄씻음을 보장해주는 제물이 아닙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우리의 예배는 죄를 사하고 복을 비는 제사가 아닙니다. 이미 베푸시고, 지금도 베풀어주시고, 앞으로 베푸실 하나님의 사랑과 예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의 응답이요, 헌신의 증표입니다. 이것이 예배를 관통하는 정신입니다.

초대교회에서는 이 예배의 정신의 살아있었습니다. 모든 성도들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그 은혜에 감사해서 찬양하고 경배하고 정성껏 예물을 드렸습니다. 그러나 중세로 넘어오면서 중세 교회가 예배를 “희생제사”의 개념으로 변질시켜 버렸습니다. 그래서 종교개혁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그런데 500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 교회가 다시 500년 전 중세 교회로 돌아가려 하고 있습니다. 예배를 “오직 은혜”가 아닌 “희생제사”쪽으로 변질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예배를 하나님의 사랑과 예수님의 은혜에 대한 응답이 아니라, 죄를 사해주는 희생제사로 생각합니다. 교회의 강단에서 예배드리고 헌금하면 죄가 사해지고, 그렇지 않으면 죄가 사해지지 않는다고 선포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예배하고 헌금하게 합니다. 희생제사를 드리라고 하고, 일천번제를 강조합니다. 이런 가르침에 따라 성도들은 예배를 희생제사로 생각하면서 제물을 드리기에 정신이 없습니다. 자기 죄를 사해달라고 헌금합니다. 그리고 헌금하면 마음의 가책이 되고 있는 죄를 사함받은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안심합니다. 그러니 이제 홀가분한 마음으로 세상에 나가 또 죄를 짓습니다. 죄짓고 헌금하고, 죄짓고 헌금하고... 이런 삶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잘못을 개혁해야 합니다. 사실 종교개혁을 제일 먼저 시작하신 분은 우리 주님이십니다. 우리 주님은 잘못된 유대교와 맞서 싸우셨습니다. 당시 유대교의 제사는 기본적으로 희생제사입니다. 그러므로 제물이 필요하고, 그래서 성전이 제물들을 사고파는 시장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성전에 소나 양이나 비둘기와 이런 제물들을 파는 상인들이 넘쳐났습니다. 그것도 상인들이 제사장들과 결탁해서 막대한 이윤을 챙겼습니다. 오직 은혜로 예배드려야 할 하나님의 집이 희생제물이나 사고파는 시장으로, 상인들의 소굴로, 강도의 소굴로 전락했습니다. 이것을 보시고 우리 주님이 분노하셨습니다. 오늘 말씀을 보면 우리 주님이 즉석에서 채찍을 만들어서 휘둘러서 상인들을 쫓아내셨습니다. 모든 제물들을 다 쓸어버리셨습니다. 그리고 그런 교회는 헐어버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삼 일만에 다시 세울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그런 예수님 당시의 유대교의 모습이 바로 중세 교회의 모습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종교개혁자들이 이런 타락한 교회를 개혁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종교개혁자들이 우리 주님의 가르침을 이어 받은 것입니다. 저들은 오직 은혜로 드리는 예배를 회복하기 위해 피를 흘렸습니다. 우리 장로교의 시작은 칼빈에서부터 시작되었지만 우리가 현재 드리는 예배의식은 스코틀랜드교회에서 왔습니다. 칼빈과 동시대의 사람이었던 존 낙스를 중심으로 스코틀랜드성도들이 당시 중세 교회의 잘못된 예배를 거부하기 위해 생명을 걸고 싸웠습니다. 스코틀랜드 성도들은 오직 은혜로 예배를 드리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영국의 국교였던 성공회와 카톨릭교회가 이를 법으로 금지했습니다. 은혜로 예배드리려는 자들을 핍박했습니다. 여기에 맞서 스코틀랜드성도들이 저항한 것입니다.

이처럼 영국의 성공회와 카톨릭에 맞서 신앙의 자유를 위해 싸운 사람들을 ‘청교도’라고 합니다. 이 청교도들이 훗날 신앙의 자유를 찾아 신대륙으로 떠납니다만, 그들은 사실 “희생제사의 예배”를 거부하고 “오직 은혜”로 예배드리기 위해 생명을 걸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 가면 그레이프라이어스교회라는 교회가 있습니다. 이 교회의 강단 밑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서명한 흔적이 있습니다. 종교개혁 당시에 영국정부군에 맞서 싸우러 나간 사람들의 서명입니다. 이 교회의 뜰에는 당시에 순교의 피를 흘린 성도들의 무덤이 지금까지 남아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이 예배는 이처럼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눈물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소중히 이어 받아야 할 개혁의 정신은 바로 ‘오직 은혜로!(sola gratia)’입니다. 하나님의 집을 강도의 소굴로 만들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오직 은혜로 예배드리지 않고 희생제사로 드리면 그 예배는 반드시 변질되고 그 집은 강도의 소굴이 되어 버립니다. 아무리 많은 성도들이 모여 예배드린다 할지라도 희생제사로 예배드린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집이 아닙니다. 상인들의 소굴이요, 강도의 소굴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예배에 참석한 모든 성도들이 하나님은 은혜와 사랑에 감사하고 찬양하고 감사와 헌신의 증표로서 예물을 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야 합니다. 예배에는 이런 거룩한 의지가 결단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될 때 비로소 건강한 교회가 됩니다. 그리고 거기에 하늘의 신령한 모든 복이 임합니다. 오늘 종교개혁주일을 맞이해서 우리 중앙의 성도들은 ‘오직 성경, 오직 믿음, 오직 은혜로 교회를 함께 세워나가리라!’ 굳게 다짐할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광양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