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11:19-26)  


    1.
     새해 첫날, 어느 자매에게서 이런 축복의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목사님, 새해 복 터지세요. 완전마니 대박마니! 그래도 션찮을 복이기에 내 맘보다 더 큰 축복이 하나님으로부터 임하시길 기도할게요.”
 
     좀 처음 표현이 거시기 하다 싶지만 뒤가 좋더라구요. 나도 우리 교우들께 이렇게 원색적으로 축복하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새해 복 터지세요. 완전마니 대박마니! 그래도 션찮을 복이기에 제 맘보다 더 큰 축복이 하나님으로부터 임하길 기도합니다.”
 
     2.
     오늘 본문은 한 교회 탄생의 이야기입니다. 당시에 교회는 예루살렘 교회 밖에 없었습니다. 분명 주님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라고 하셨는데, 사도들과 성도들은 어쩐 연유인지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라’하신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고 예루살렘에서 북적대고 있었습니다.
 
     하루에 삼천 명씩 늘어나는 교인들, 급성장하는 교세에 즐거움을 감추지 못하고 주님이 주신 사명은 망각하고 이런 추세로 가면 하나님의 나라, 천년왕국을 곧 이룰 수 있겠다 싶었는지 예루살렘을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주님께서 그들을 책망하셨는지 잘 나가던 예루살렘 교회에 박해가 임하였습니다. 무서운 핍박이 일어나고 훌륭한 지도자 스데반까지 순교를 당하자, 온 성도들은 이게 웬일인가 싶어 뿔뿔이 흩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것은 신앙 때문에, 예수 때문에 도망가는 사람들이 가는 곳마다, 들리는 곳마다 예수를 증거하며 도망을 갑니다. 예수 때문에 도망가는 사람이 그 예수를 퍼트리며 도망갑니다. 숨어서, 신분을 감추고 도망가야 할 사람들이 말입니다. 이해가 되십니까?
 
     때로는 신앙이란 게 이해가 잘 안 됩니다. 논리와 이성으로 볼 때 말도 안 됩니다. 그런데 실제로 믿음의 사람들은 그런 일을 합니다. 그렇게 살면 손해를 보고, 그렇게 하면 망할 것이 뻔 한데도 그렇게 합니다. 왜 그럴까요?
 
     오늘 성경이 이렇게 말합니다. “그 때에 스데반의 일로 일어난 환난으로 말미암아 흩어진 자들이 베니게와 구브로와 안디옥까지 이르러 유대인에게만 말씀을 전하는데 그 중에 구브로와 구레네 몇 사람이 안디옥에 이르러 헬라인에게도 말하여 주 예수를 전파하니 주의 손이 그들과 함께 하시매 수많은 사람들이 믿고 주께 돌아오더라.”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지만, 그들이 그렇게 할 때, 주의 손이 함께 하심으로 역사가 일어납니다. 여러분, 때로는 우리가 믿음의 삶을 살고, 어떤 신앙적 행동을 할 때, 논리와 상식으로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있지만, 그러나 그것이 분명 주님께서 원하신 것입니다, 내 깊은 신앙심에서 일어난 일이다 싶을 때는 용기를 내어 감당합시다. 그러면 거기에 주의 손이 함께 하매 놀라운 역사가 일어날 것입니다.
 
     올 해는 우리들의 삶에서 이런 놀라운 역사, ‘이런 역사가 일어날 줄은 정말 정말 몰랐어요’ 하는 그런 감격스러운 역사들이 믿음과 성령의 감동에 순종하는 가운데 많이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신앙 때문에 도망가던 이들, 그들이 예수를 증거하며 가다보니 주의 손이 함께 하여 안디옥에서 엄청난 성령의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엄청난 이방인들이 주님께 돌아오는 대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22절, “예루살렘 교회가 이 사람들의 소문을 듣고 바나바를 안디옥까지 보내니 그가 이르러 하나님의 은혜를 보고 기뻐하여 모든 사람에게 굳건한 믿음으로 주와 함께 머물러 있으라 권하니 바나바는 착한 사람이요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라. 이에 큰 무리가 주께 더하여지더라.”
 
    드디어 안디옥 교회가 탄생하였습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교회는 예루살렘 교회 하나였는데, 두 번째 교회가 탄생한 것입니다.
 
     3.
     이 안디옥 교회 탄생의 의의가 뭘까요? 안디옥 교회는 이방인을 위해 선교하는 교회가 되었습니다. 이방 선교의 본부가 되었습니다. 수많은 교회들이 안디옥 교회를 통해 세계 곳곳에 세워졌습니다. 아무래도 이방인 교회이기에 이방인들에게 선교하기가 부담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안디옥 교회 탄생의 또 다른 의의는 이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25절 이하, “바나바가 사울을 찾으러 다소에 가서 만나매 안디옥에 데리고 와서 둘이 교회에 일 년간 모여 있어 큰 무리를 가르쳤고 제자들이 안디옥에서 비로소 그리스도인이라 일컬음을 받게 되었더라.”
 
     안디옥에서 그리스도인, 우리 성도들의 정체성을 밝혀주는 ‘그리스도인’이란 말이 비로소 생겨났습니다. ‘비로소!’, 주님께서 기다리고 기다리셨던 호칭이란 뜻입니다.
 
     ‘그리스도인’, 헬라어로 ‘크리스티아노스’, 영어로 ‘크리스천’입니다. 이 단어는 신약 성경에 겨우 3번, 행11:26, 26:28, 벧전4:16에 나옵니다. 그럼에도 오늘날 우리들의 정체성, 아이덴티티(Identity)를 무엇보다 잘 묘사해 주는 단어입니다. 교회 다니는 사람들은 누구인가요?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럼 ‘그리스도인’은 어떤 이입니까?
 
     ‘크리스티아노스’란 헬라어는 ‘그리스도에게 속한 자, 그리스도의 것’이란 뜻입니다. 그리스도를 생각하고, 그리스도를 위해 일하며, 낮에는 그리스도를 위해 충성을 다하고, 밤에는 그리스도를 꿈꾸며, 그들의 의식과 사고는 그리스도로 젖어 있으며, 그리스도를 존귀케 하며, 그리스도를 나타내는, 늘 그리스도 중심의 놀라운 삶을 바라보고 있을 때, 이러한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 하여 세상 사람들이 붙여준 것이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러니까 ‘그리스도인’은 성도들 자신들이 붙인 말이 아니라, 성도들의 삶을 보고 세상 사람들이 붙여준 명칭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자기들의 가치관으로 볼 때 모두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대체 저들이 왜 그런가 주시하다가 ‘아하, 저들은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이구나’하여 붙여준 단어가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만큼 철저하게 ‘그리스도에게 속하여 사는 사람’이란 뜻입니다.
 
     이러한 초대교회 교인들의 자기 정체성을 밝혀주는 말씀이 롬14:7절입니다. “우리 중에 누구든지 자기를 위하여 사는 자가 없고 자기를 위하여 죽는 자도 없도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
 
     갈2:20절,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골3:23절,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
 
     그리스도인, 크리스천은 이런 사람입니다. 범사에 모든 일에, 모든 사람에게 주께 하듯 하는 사람. 모든 것을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는 사람. 그래서 그의 모든 언행에 그리스도의 향, 예수의 향이 물씬 풍겨나는 사람. 그가 그리스도인입니다.
 
     4.
     자신이 누군지 아십니까?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알고 있습니까? 파리 감옥에서 죄수 하나가 여자로 변장하여 탈옥한 일이 있었습니다. 몸차림도 몸짓도 목소리도 영락없는 여자였습니다. 그래서 교도관들을 속이고 감쪽같이 탈옥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는 도시 중심가에서 너무나도 쉽게 붙잡혔습니다. 어떻게?
 
     그는 멋진 패션 의상이 걸려있는 거리를 지나가며 그 멋진 쇼윈도의 화려한 옷들을 쳐다보지 않고 그냥 지나쳤기 때문이랍니다.
 
     어느 사모님이 백화점에 가서 비싼 옷을 샀습니다. 이 사실을 알고 목사님이 화를 내십니다. “당신은 정신이 있소 없소. 어떻게 사모가 이런 비싼 옷을 산단 말이요. 이런 옷을 사고 싶은 충돌이 일어날 때마다 예수님이 그러신 것처럼 ‘사단아 내 뒤로 물러가라!’ 소리를 칠 일이지....” 그러자 사모님이 그랬습니다. “저도 알아요, 그래서 저도 사탄에게 외쳤죠. 사단아 내 뒤로 물러가라!” “그럼 된 거 아니오?” 이에 사모님이 그러셨답니다. “그런데 사탄이 뒤에서 그러더라구요. 싸모님, 뒤에서 보기에도 너무 아름답습니다.” 그래서 정신이 나가서 샀다나...
 
     암튼 그 멋진 의상들이 있는 쇼윈도를 그냥 지나쳐가는 모습을 보고 파리의 경찰관이 이상하게 여겨 불심 검문 끝에 붙잡았답니다.
 
     무슨 얘기일까요? 인간은 자신을 누구인가로 인식하는 대로 행동합니다. 파리의 죄수는 여장을 했지만, 여성이라는 인식이 자신에게 없었기에 결국 남성처럼 행동하다가 붙잡힌 것입니다. 내가 누구인가를 인식하는 자기의 정체 인식이 결국은 내가 어떻게 행동하느냐, 내가 어떤 태도를 갖고 사느냐 하는 나의 태도와 행동을 결정합니다.
 
     여러분은 누구십니까? 일터, 가정, 직장, 학교에서 자신을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은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해줘도 자신이 스스로 그리스도인이라고 인식하지 못하고 산다면 그의 삶에 그리스도다운 것은 전혀 없을 것입니다. 아무리 목사가 여러분은 그리스도인 입니다 하고 감동적으로 설교를 해도 여러분 스스로 이 사실을 깊이 인식하지 못하고, 동의하지 못한다면 여러분의 생활과 언어엔 세상의 모습만이 가득 차 있을 것입니다.
 
     이 말은 뒤집어 말하면 여러분의 생활과 언어, 가치관을 보면 여러분이 그리스도인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난 간절히 바라기는 우리 교우들이 직장에서, 학교에서, 동네에서 불신자들에게서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리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생활을 보며 그리스도에 충실한, 그리스도가 누군지는 잘 모르지만 아무튼 그리스도에 충실한 사람들이라고 불리기를 바랍니다.
 
     알렉산더 대왕의 군사 중에 알렉산더라는 동명이인(同名異人) 병사가 있었답니다. 알렉산더 대왕은 위대한 인물로 추앙을 받는데, 이 알렉산더라는 병사는 형편없는 생활로 알렉산더라는 이름을 아주 우습게 만드는 이였습니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알렉산더 대왕은 어느 날 그 병사의 막사를 찾아가 겁에 질려있는 병사 알렉산더에게 명했답니다. “내가 두 가지를 명한다. 네 이름을 바꿔라! 그게 싫으면 네 삶을 바꿔라!”
 
     5.
     오늘날 한국 교회, 그리고 그 성도들의 문제가 뭔가요? 뭐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자기 정체성이 분명하지 않습니다. 정체성에 혼란이 왔습니다. 무조건 교회만 다니면 되는 줄 압니다. 축복 받고 잘 살기만 하면 다 되는 줄 압니다.
 
     교회는 오로지 심한 ‘전도병’에 걸려있고, 교인들은 극도의 ‘성공병’에 걸려있습니다. 이건 아예 광적이요, 이데올로기적입니다. 전도에 조금만 딴죽을 걸면 믿음 없는 사람으로 낙인이 찍히고, 형편없는 신자로 전락됩니다. 어느 교회에선 전도를 못해 오면 임직을 안 시킨답니다. 언제부터 한국교회가 이랬습니까?
 
     세상에서 돈 못 버는 사람은 믿음의 세계에서도 낙오자로 여겨집니다. 돈이 없으면 교회에서 말도 못합니다. 이게 말이 되는가요? 신앙의 자부심이 세속적 가치로 평가를 받아도 되는 건가요?
 
     오늘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것은 정체성 회복입니다. 내가 누군가요? 목사? 장로? 집사? 권사? 교사? 찬양대원? 부장, 회장, 부자, 가난한 자, 다 좋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에 우선하는 것, 선행해야 하는 자기 정체성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우리는 예수 믿는 사람입니다!
 
     우리의 모든 삶의 동인(動因), 가만있다가도 꿈틀대는, 반응을 보이는 동인은 돈이 아닙니다, 명예가 아닙니다, 이익이 아닙니다, 체면이 아닙니다. 우리의 모든 언행은 ‘네, 나는 예수 믿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라는 명제입니다. 왜 그렇게 하십니까 라고 물을 때 다른 설명 필요 없습니다. ‘네, 나는 예수 믿기 때문입니다’라고 해야 합니다. 왜 그렇게 퍼주며 사느냐고 물을 때 ‘네 나는 돈이 많아서 맘이 좋아서 그럽니다’가 아니라 ‘네, 나는 예수 믿기 때문입니다’라고 해야 합니다. 자존심도 없느냐고 할 때 ‘아니오, 나는 예수 믿기 때문입니다’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심장으로 살아야 합니다. 예수님의 향기를 풍기며 살아야 합니다. 예수님 때문에 참고, 예수님 때문에 희생하고, 예수님 때문에 정직하고, 예수님 때문에 낮아지고, 예수님 때문에 용서하고, 예수님 때문에 성실하고, 예수님 때문에 충성하고, 예수, 예수, 예수, ... 우리의 모든 삶은 예수가 그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6.
     2016년 우리 교회는 예수 중심의 삶을 살자고 다짐합니다. 분명하게 “나는 예수 믿는 사람입니다.”라고 자기 정체성을 갖고 살기로 다짐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만날 때마다 이렇게 축복하기를 원합니다. ‘당신에게서 예수님의 향기가 나네요!’ 이게 좀 길게 느껴지면 ‘예수님의 향기가 나네요!’하고 축복하십시오. 매일 우리 교회 엡을 통해 스마트 폰에 올라오는 말씀을 묵상하십시오. 언제나 일을 하기 전에는 먼저 기도하십시오. 때로 일을 당하여 속에서 뜨거운 게 욱 하고 올라올 때, 흥분하게 될 때, 심호흡 한 번 하고 ‘이럴 때 예수님은 어떻게 하셨을까?’ 질문해 봅시다. 수시로 성령의 전, 교회에 나아와 주님과 은밀한 교제의 시간을 갖읍시다. 내 모습에, 내 생활에 예수님의 흔적이 보이는지, 예수님의 향기가 느껴지는 지 교우들에게, 가족에게 물어봅시다.
 
     그리고 무엇보다 모든 성도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또는 하루를 시작하며 다 똑같은 기도문으로 기도하며 하루를 시작합시다. 오늘 주보에 다 끼어드렸습니다. 왕중 고백문, 함께 읽어볼까요.
 
     “주님, 나는 예수님의 사람입니다.
      나는 예수님의 심장으로 사는 사람입니다.
      공허한 외침이 아닌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예수님의 사람으로 살고픕니다.
 
      세상을 두려워 말고,
      시선을 버거워 말고,
      계산에 떨지 말고,
      이럴때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그것만을 생각하고
      그에 따른 성령의 감동만 따라가렵니다.
 
      주님, 오늘도 나를 도우사
      담대히 예수님의 사람으로 살게 하옵소서.
      내게서 예수님의 모습과 그리스도의 향이
      물씬 풍겨나는 아름다운 날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나는 예수 믿는 사람입니다.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라고 고백할 때 비로소 온전한 그리스도인이 될 것입니다. 주의 손이 함께 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하루하루의 삶 속에 예수님이 살아계시고, 예수님의 사랑과 은혜가 늘 충만하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