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김과 나눔의 생활일기(제9권)

소록도 이야기(2015.08.18.)

내가 어릴 때, 전쟁후의 우리나라는 암울하기 이를 데 없는 황폐한 모습이었지요. 
그 시절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은 참 멀기도 했고 폐허의 삭막한 풍경은 마치 빛바랜 흑백 사진처럼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가끔은 학교에서 돌아오다가 한센병 환자들을 마주치는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아이들은 기겁을 하고 달아났지요.

그 시절엔 어쩐 일인지 문둥이들이 아이를 잡아먹는다는 소문이 있었거든요  그러던 언제 부터인가 걸인으로 돌아 다니던 그들이 사라지고 그들끼리 모여사는 곳이 생겼더라구요
사람들은 바쁘게 사느라 그들을 잊었을 거예요
삶이 팍팍하기도 했겠지만 어쩌면 외면하고 살았다는 말이 더 맞을지도 모릅니다
사람들과 멀리 떨어져 그들끼리 모여 사는 곳 소록도...이름도 예쁜 작은 사슴섬이격리된 한센병 환자들이 모여 사는곳입니다

그 곳에는 환우들과 함께 한 천사들 이야기가 종종 동화처럼 소설처럼 들려 오더라구요
이 내용은 어디선가 읽었던 이야기인데 진하게 마음에 남아서 예전에 카스에 올렸다가 취급부주의로 지워져 버렸거든요. 감동의 이야기가 내게서 잊혀질까봐 여기에 기억 나는 대로 다시 적어놓습니다

소록도에 돕는 손길이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고 지구 반대편 오스트리아에서 멀고도 먼 낯선 땅 우리나라...
소록도에 간호사로 자원해 온 두분 수녀님이 50년 넘는 세월을 환자들을 섬기다가 나이가 70세가 넘어
섬기는 일이 힘에 부치니 이제는 도움이 안된다 싶어 사람들이 모르게, 그 옛날 한국으로 올 때 들고 온
낡은 가방 한개씩 달랑 들고 살며시 오스트리아로 되돌아가셨다는마리안수녀님과 마가렛수녀님...

간호학교를 마친 20대 초반 꽃봉오리 같은 나이에 전쟁으로 폐허가 된 이 나라 더군다나 한센병 환자들을 간호하고 돌보겠다고 가족들과 고향을 뒤로하고 나선 어린 두분 수녀님의 용기와 사랑은, 하나님을 믿고 예수님을 닮아 살기로 작정한 마음이라 해도 정말이지 놀랍기만 합니다

맨손으로 환자들의 환부에 약을 발라주며(전염병이잖아요) 살뜰히 보살피고 시간이 나는 오후에는 손수 빵을 구워 집집이 환자들을 찾아다니기도 했다는 그분들에게 천사라고 밖에는 달리 표현 할 말이 없네요
하릴없이 소록도에 몇번 다녀왔던 기억으로 어름 어름 섬의 풍경이나 경치를 떠올리며 만나본적도 없는 그분들의 다정한 모습을 그려봅니다

50여년을 소록도에서 봉사하며 살면서 경상도 사투리로 말을 했다는그 수녀님들이 오랜 한국 생활로 지금은 오히려 낯설게 되었을그분들의 나라 오스트리아에서 한국이 그리워 작은 방안 온통 추억들을 늘어놓고

소록도이야기를 하며 그리워 하신다지요
나는 문득노인이 된 그 수녀님들을 꼭 안아 주고픈 마음이 눈물과 함께 차오릅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이 땅 내 조국에 바친 수녀님들의 수고를 가슴에 소중히 간직합니다

태국집 도둑이야기(2015.08.20.)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것들의 증거니. (히 11;1)

성경 말씀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지만 체험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게 되는 일은 놀랍지요
일상을 그저 습관으로 타성에 젖어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살아있는 모든 순간을 기적이라 여기는 사람들도 있지요. 때로는 우연인지 기적인지 구분이 안가는 일도있을테지만 믿기지 않는 기적같은 일이 우리들 주변에서 일어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일들에 대해 느끼는 정도도 각자 믿음의 분량이고 몫이 아닐까싶습니다
몇일 전에 태국 우리집에 도둑이 들었어요. 미스터엑과 크루떼우가 방콕 친구집에 문상을 갔다가 밤 11시쯤 돌아왔더니 우리집 문이 열려 있더라나요

깜짝 놀라 살펴보니 아래층 창문 잠금 장치가 부숴져 있고 이층 침실 문은 연장으로 문짝을 제낀 흠집이 있더라네요. 방에 있는 가구나 살림에 손을 댄 흔적은 없는데 거울만 건드려져 있더래요
그 밤에 미스터엑 부부는 잠을 자는둥 마는둥 했을 테고, 아침 일찍 지난밤에 도둑을 맞았다며 한국으로 전화를 걸어 왔더라구요
평생 처음으로 집에 도둑이 들었다는 요상한 느낌과 함께 아차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울 장로님 지하철공사 퇴직 할때 받은 기념 메달 금으로 목걸이 팔찌를 만들었는데 착용하고 다니기가 부담스러워서 침실 거울 아래 콘솔에 넣어 두고 왔거든요
도둑이 그걸 가져 갔을 게 분명하잖아요
갑자기 허술하게 두고온 내 잘못이 후회 되고 아까운 마음에 속이 상했지요
그래도 확인은 해야겠기에 조심스레 떼우 선생에게 콘솔 서랍을 좀 확인 해 보라했지요
그런데 그것들이 그대로 있다면서 사진을 찍어 보내왔네요

시계며 목걸이 팔찌 심지어 태국돈 2000바트까지 그대로 있고 더구나 거울 옆에 걸어논 자동차 열쇠도 그대로 있다니 방안에서 손을 댄 곳은 오직 거울 뿐이라네요

어찌된 일일까요?

처음엔 집을 비운 사정을 아는 이웃의 소행이 아닐까 싶기도 했는데 아침이 밝자 이집 저집 동네가 술렁거리며 지난 밤 도둑맞은 얘기들이 오간거예요
몇 집을 털어 갔는데 금붙이와 현금만 가져갔다는군요
이집 저집 합해서 경찰서에 신고한 금액이 500,000바트 우리돈으로 약 일억 칠천 오백만원쯤 되는 액수이니 환율대비 대단한 액수가 되잖아요? 좀도둑이 아고 전문 도둑인가보네요

우리가 사는 아란의 지역경찰서도 아니고 169km 떨어진 경찰서인지 경찰국인지 거기에 신고가 될 만큼 큰 사건인거예요
그런데 어째서 빈집인 우리집에 들어와서 맘대로 가져갈 수 있는것들을 하나도 가져가지 않았을까?
궁금하네요. 하나님께서 도둑의 눈을 가려주셨을까요?
아니면 도둑이 방에 들어섰을 때 거기에 하나님이 계셔서 두려움에 도망쳤을까요?

천사가 있었을까요? 거울속에 무엇이 비쳤을까요?
암튼 다시 돌아가도 나누고 섬기는 일에 지장이 없네요
만일 자동차를 잃어버렸다면 발이 묶여서 의욕을 상실 했을지도 몰라요
도우시는 하나님 지키시는 하나님께 감사 합니다
어꾼 쁘레야 예수!~


커피이야기(2015.09.11.)

술을 입에도 대지 않으셨던 친정아버지가 미군 부대에 다니셨던 인연으로 나도 일찌기 커피와 친해졌는지도 모릅니다 설탕이 귀하던 시절에 어쩌면 커피맛 보다는 달달한 단맛 때문에 아버지의 커피잔을 넘보다가 가끔씩 엄마몰래 밥그릇에 커피를 타서 벌컥 벌컥 마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친하게 된 커피에 대해서 추억해 봅니다
어느날 서점 구석에서 지금은 지은이도 제목도 잊었지만 커피에 대한 책(귀한?)을 한 권 손에 넣게 되었었지요. 커피가 이런거구나. 쓴맛 안에 이렇게 다양한 맛과 나라마다의 특성이 숨어있었구나 하며 나의 커피 사랑이 깊어져 갔더랬지요

그 때쯤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은 커피 맛 보다는 이쁜 아가씨와 담배연기가 자욱한 다방이었구요
어쩌다 가 본 서울의 유명 호텔 커피숍 커피는 비싸기만 하고 정말이지 맛이 없더라구요
그때가 1982년도 커피 값이 자율화 되던 해에 나는 기발한 생각을 했지요
책에서 읽은 카페 분위기로 돈도 벌고 문화도 바꿔보자 하구요

한복집을 하던 엄마의 영향으로 금박 찍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 일이 사양길로 접어들던 무렵이었거든요
남편과 상의를 하고는 평택역 앞 50평 지하를 세 얻어서 멋지게 인테리어를 했습니다
무모함과 무식의 용감함이지만 젊음의 도전이기도 했었지요~ㅎ

가장자리는 테이블마다 갓등을 내려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하고 넓은 통유리의 음악실에는 1,200장의 레코드판을 가지런히 정리해 놓고, 장미빛 카페트가 깔린 바닥에 예쁘게 디자인된 하얀벽과 하얀색 테이블...
'카페"라는 허가가 없던 시절이라서 요식업이라는 종목으로 시작한 '커피숍 하얀집'이었습니다.

요즘으로 보면 책 읽는 북카페 같은... 글쓰는 친구들이 모임을 하는 장소이면서 클래식 음악과 복음송이 흘러 나오고 팝송과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가요를 신청 받아 틀어주던 음악다방...
그럴만한 장소가 없던 시절이라 맛선을 보거나 생일파티를 하고 성경공부를 하는 팀들이 모이고 때로는 작은 콘서트도 열고... 하얀집은 그렇게 늘 붐비는 곳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인스턴트커피에 입맛을 들이기 시작하던 그 무렵 그린빈은 아예 구할 수도 없었지만 로스팅된 몇가지의 원두는 구할 수 있었기에 부드러운 맛과 쓴맛과 향미를 나름대로 블랜딩하고 드립해서 생크림 으로도 맛을 냈지요

무식하게 큰 그라인더에 (소형 방앗간 기계?) 아침마다 커피를 그라인딩 하면 그 황홀한 향기에 취해 앉은 자리에서 긴 시간 여행을 떠나기도 했네요. 그때도 블루마운틴은 메뉴에 따로 있었구요

외국인 단골손님도 제법 있었지만 대부분 아가씨 손님들이 자리를 꽉 채운 또 다른 이유는, 하얀집에는 늘 10여명 이상의 참하고 훤한 총각들이 써빙을 했거든요.

모든 알바 총각들은 커피를 드립하는 일과 음악을 틀어주는 일, 허드렛일을 하는 모든 일정이 그야말로 올 라운드 플레이, 그러나 시간대별로 재능이나 짬밥숫자를 고려해서 순번대로 운영이 되었고, 커피 값 계산은 선불로 각자 주문 받은 사람이 카운터에서 직접 거슬러 주는, 그 시절에는 없었던 방식이었습니다

장사가 엄청 잘 되었던, 어쩌면 우리나라 카페의 첫 시작이었던 '커피숍하얀집'
지금도 그 세대 평택 사람들에게 서울의 '쎄시봉'처럼 기억에 남아있는 하얀집은 평택의 전설입니다
내가 'CTS'에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러 간다고 했더니 그 시절 하얀집에서 알바 하던 아우가 그럽니다
자격증을 누나가 줘야지 받으러가?~~*

상사화(2015.09.25.)

꽃무릇....

상사화를 보러 가야지 벼른게 아마 십여년은 된것 같다
인테리어 가게를 할 때는 마음만 있을 뿐 여행을 하겠다고 길을 나서기가 쉽지 않아서 매번 꽃 피는 시기를 놓치고 말았다

더구나 꽃이 피는 시기가 추석 무렵이다 보니 어느 때 보다 몸도 마음도 바쁜 때라서 다른 목적 없이 오직 꽃구경을 하기 위해 길을 나선다는 것은 사치스런 욕심이었을 것이다

오래 전 어느 봄날 선운사 길섶에 난초 잎새 같기도 하고 부추잎 같기도 한 초록 잎새들이 그득한걸 보았는데 가을에 꽃이 피는 상사화라고 했다

가을이 되면 보러 와야지...그러고는 한해 두해...
꽃무릇과 상사화는 조금 다르다고도 하고 꽃무릇을 상사화라 하기도 한다는데...
내가 알고 있기는 봄에는 잎새만 피고 여름을 지나면서 잎새는 다 죽어버리고 가을이 되면 꽃만 가득 피기 때문에 꽃과 잎새가 서로 만날 수 없어서 꽃무릇을 상사화라 한다

사실 가을엔 옅은 색깔의 꽃 들국화 벌개미취 코스모스... 모여서 피어도 서늘하고 외로워 보이는 꽃들이
분위기에도 맞고 예쁜데, 단풍 보다 더 빨간 꽃무릇은 가을꽃으로는 이질감이 느껴지기도한다
그럼에도 잎새도 없는 강렬한 선홍빛이 열정으로 느껴지는게 아니라 어쩌면 세월 속에 옹이진 피할 수 없었던 상처들을 마주하는 듯 애틋해서 아마 그래서 꽃무릇이 더 예쁘게 보이는가 싶다

(지난주에 선운사에 가서 휘황하게 핀 상사화를 보며 오랜 마음의 바램을 이뤘다)

하나님을 닮은 우리(2015. 10. )

새벽마다 말씀을 읽고는그 중에 은혜가 되는 구절을 몇몇 사람들에게 문자로 띄우곤 하는데 수현씨는 기다렸다는 듯이 곧바로 아멘 이라고 댓글이 옵니다

믿게 된지 2년쯤 된 것 같은데 그 시간이면 늘 큐티를 한다고 하네요
그녀의 열정에 가끔은 먼저 믿은 내가 부끄러워집니다

오늘 아침에 보내온 문자는, “글찮아도 제자훈련 숙제를 하느라 엡6장 17절 '구원의 투구와 성령의 검을 가지라'는 말씀을 묵상 하는데 권사님이 바로 히 4장12절 말씀을 보내신 거예요 와!~ 정말 신기해요”
채널이 맞았거나 텔레파시가 통했나요?

생각이 서로 연결되거나 맞아 떨어지는 꿈을 꾸었다거나 그런 경험 한 두번쯤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라고
흘려 버릴 수 있지만 작은 일에도 감동하며 기대 하다보면 좋은 생각이 좋은 일을 불러오는 행운이 됩니다
빛의 굴절과 반사에 의해 우리는 색깔을 구분 하게 되는 거구요

거미줄처럼 이리저리 눈에 보이지 않는 파장으로 tv와 라디오를 들을 수도 있고 3G,4G 와이파이로 스마트폰을 사용합니다
서로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소리의 파장 때문이고 병원에서는 파장을 이용한 의술로 건강을 검진하기도 합니다

사람의 능력과 기술로 발견하고 이용하는 거지만 그 모든 걸 창조하신 분이 하나님이심을 아는 것이 지혜이겠지요 수많은 여러 파장 중에서 궂이 걱정이나 근심을 끌어다가 미련을 떨 필요가 있을까요?

어려운 때를 대비해서 저축을 하면 반드시 어려운 일이 온다나요
그러니 풍요를 위해서 계획하고 일하라고 어느 책에선가 읽었어요
좋은 생각하고 좋은 말을 하고 모두들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말씀으로 세상을 지으신 하나님을 우리가 닮았으니 말씀으로 하루를 열어 선한 파장이 되기를 소망하고
소통하는 모든 관계에 무지개 빛 파장이 꽃을 피웠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묵상해요(2015. 11. )

우리교회 강단에 있던 크리스탈 십지가를 나무십자가로 바꿨을 때, 그리 오래 걸었던 십자가도 아니라서
어느 교회든 가져가라고 이리 저리 소문을 내었지만 너무 커서 혹은 어울리지 않아서 몇 군데 퇴자를 맞고 교회 창고로 들어갔지요

창고에 있는 십자가가 마음에 걸렸는데 마침 파주 카페교회를 만드는 인테리어 일을 하게 되어서 거기 기도실 벽에 옆으로 비스듬히 뉘인 모습으로 십자가를 붙여놓고 '쉼'을 얻었습니다

너무나 마음이 평온해지고 거기서는 주님도 잠시 쉬실 듯한, 세상에 없는 평안이 느껴졌습니다
사실상 그 일을 끝으로 인테리어를 접은거지요
주님께서 승인하신 태국국경에서 캄보디아노동자들과 어린아이들에게
도시락을 나눠주는 평신도 자비량 선교를 시작 했으니까요

2년 6개월의 1차 계획을 마치고 한국으로 들어가서 6개월을 어영부영 잘 놀았습니다
파주 카페에 다시 갔는데 뉘어논 십자가가 자꾸만 곱하기로 보이는 겁니다

그 후의 묵상입니다

예수님을 믿고 십자가를 바라보는 나
십자가는 + 입니다
내 삶에 영원한 생명이 더해지고...
1+1=2
1+2=3
..........

50(주님)+1(나)=51 (내가 소극적일 때)
1(주님)+50(나)=51 (나의 열정만으로 일할 때)
50+50=100 (주님만 바라볼 때)

주님을(십자가를) 바라보고 사는 삶은 + 입니다
세상에서 제일가는 축복이지요
거기다가 더해서 주님과 함께 십자가를 지고 동행하는 삶은 × 입니다
1×1=1 시작이 더하기보다 손해인 것같습니다.
2×2=4 주님처럼 십자가를 지면 주님과 내가 같은 숫자로 가네요

4×4=16
6×6=36
............
50×50=2500
...........

공부 중에 제일 싫은 숫자로 재미있는 묵상을 하게 하시네요
완전 대박, 축복입니다

이제부터는 선한 욕심대로 살면 됩니다
주님과 함께 지는 십자가는 여러 방법이 있는 거지요
성경말씀을 읽으면 저절로 답이 나오겠죠. 사람 마다 은사는 다 다르니까요. 뭐 겁낼 건 없다고 봐요
스치로폼의 무게라도 자신이 감당 할 만 한 무게와 크기로 지고 가면 되는 거니까요
다만 계산은 주님이 하시겠지요?
그런데두요, 나는 너무 무거운 건 못 지고가요ㅎ ㅎ g

여행 끝에 태국으로 왔습니다(2015. 12. 01)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부부 결혼40주년 기념 유럽여행을 잘 마치고 연이어 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수완나폼 공항에 미스터엑 부부와 떼 빼부부, 재경이와 쑤와이 그리고 러이가 마중을 나왔네요
태국과 캄보디아를 품고 정붙여 살라고 하나님께서 맺어주신 귀한 친구이며 가족입니다
보고 싶었다고 끌어안고 재회의 정을 나누고서 서둘러 아란에 도착하니 밤 한시 반쯤 되었네요
집을 비운동안 동네를 털어간 큰 도둑은 아직도 못 잡았다고 하구요

쭐라씨네는 팹시가 집을 잘 지켜서 도둑이 들지 않았다며 팹시를 더욱 이뻐하고 좋아하네요
크루떼우는, 엄마가 소홀히 두고 간 귀중품을 챙겨 놨다가 주면서 눈을 흘깁니다~ㅎㅎ..
"괜찮아! 엄마 방에는 예수님이 계시거든, 도둑이 들어왔다가 깜짝 놀라서 달아난거야"
했더니 자기가 깜짝 놀랐다고 하며 웃습니다

믿기지 않는 이런 역사를 통해 미스터 엑과 크루떼우가 하나님 앞에 마음을 열고 위대하신 하나님을 속히 만나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짐을 정리하는데 휴우... 땀이 비오듯 합니다
이 더위에 적응 하려면 시간이 좀 필요 하겠지요?

우리가 한국에 가기 전에 집을 정돈하면서 침구도 깨끗이 빨아 놓고 갔는데 크루떼우가 이부자리까지 다시 빨고 걸래질로 집을 반짝 반짝 치워놓았네요
떼우와 미스터 엑에게 고마움은 말로 다 할 수가 없습니다
참 복도 넘치게 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등네분들에게 조금씩 선물을 돌리고, 쭐라씨가 저녁을 대접해 주네요
순박하고 정이 넘치는 이곳 사람들이 어서 하나님을 만나게 되기를 소망해봅니다
이처럼 함께하는 평신도 선교의 삶을 살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다시 한번 감사를 올립니다.
어꾼 쁘레야 예수~

보람되고 가치 있는 삶(2015. 12. )

젊은 날에는 미래를 바라보며 치열하게 살지만 은퇴 이후의 삶은 여유롭고 보람되기를 누구나 소망하지요.
꿈꾸던 일들을 이루며 크리스챤으로 사는 삶!
쉽지는 않았지만 지금 내가 밟고 있는 땅이 태국입니다

예수 믿고 구원의 확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예수님의 마지막 유언이라 할 수 있는
"너희는 예루살렘과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라" 하신 말씀에 대해 거룩한 부담을 갖지 않을 수 없지요

그렇기에 우리나라가 영적으로 암흑이었을 때 서양 선교사님들이 모든걸 감수하며 우리나라에 와서 사역을 했고, 지금은 우리나라가 선교사 파송에 힘쓰고 있잖아요

선교사는 대부분 정규 신학교육과 선교사훈련을 받고 정식으로 파송 받는 분들이지만, 예수님의 증인으로 사는 삶은 여러 방법이 있겠지요
평신도 선교로 사업과 병행 할 수도 있을테고, 봉사활동으로 돕는 사역도 할 수 있고...
세부적으로 나누지 않더라도 평신도 선교사역도 너무나 중요하고, 더구나 자비량 선교는 선교의 꿈을 품은 모든이들의 로망이기도 하지요

평생에 가족과 자신을 위해 살았어도 은퇴 후에 나마 선교하며 살려는 삶을 시니어 선교라고 말을 합디다
뭐라 부르든 그게 무슨 상관이겠어요
이 시대에는 그 곳에 가서 그리스도인으로 함께 사는 것이 선교라고 저는 배웠습니다.

십여년 우여곡절의 세월이 준비하는 기간으로 흘렀지만 발짝을 떼어놓는 일이 망설여 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거잖아요
옆집으로 옆동네로 이사하는 것도 아니고 멀고 먼 나라 이 국 땅, 말도 통하지 않고 아는 사람 한명도 없는 태국의 국경도시로, 아브라함이 아비의 집을 떠났듯이, 이스라엘 민족이 여리고성 앞에 당도했듯이,

그렇게 이 땅을 밟았네요
망설임은 우리를 주저 앉히려 했지만 주님을 바라보며 작은 용기를 내었을때 주님께서는 우리의 손을 잡고
이곳까지 인도 하신겁니다
이 땅에는 우리의 필요와 이웃과 모든 것이 이미 준비되어 있음에 날마다 놀라웠습니다

"너는 가만히 있어 나의 하나님됨을 보라" 하시는 듯, 그렇게 치밀하신 계획안에 어느새 4번째의 12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경을 넘나드는 캄보디아의 고단한 노동자들과 먹을 것을 찾아 쓰레기통을 뒤적거리는 아이들에게 점심 한끼이지만, 말씀카드를 붙힌 도시락을 나눠주는 섬김이 우리의 일과 였지요
헐벗은 아이들에게 옷을 사서 입히기도 하고 동역자에게서 온 약을 나눠 주기도 하고요

더러는 학교나 교회 동네에서 김치 담그기 강습도 하구요
이 삶이 감사하고 행복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세상 시선으로 보면 미친 짓일지도 모릅니다

죽도록 일 해서 번 돈으로 자식들한테 다 줘도 많지도 않고 이쁜 옷 좋은 화장품으로 치장하려면 늘 모자랄 지경인데, 장 봐다가 땀 뻘뻘 흘리며 밥하고 지지고 볶아서 도시락 만들고 거져 나눠주러 나가는 바보?

하지만 우리는 바보스럽게 사는 것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이니까요
그 동안은 거의 매일 도시락이나 빵을 나눴지만 이제부터는 일주일에 한 두 번 밖에 못합니다.
예산이 그렇게 밖에 안되거든요

그래도 이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고, 기도해 줄 수 있고, 안아줄 팔이 있고, 따뜻한 눈길로 위로하고 격려 할 수 있으니 이 또한 감사입니다

먹이고 입히는 일을 하늘 아버지께 맡기고 이들을 지켜보며 응원합니다
어쩌면 또 다른 일거리를 주님께서 맡기시겠지요.
이 땅을 밟는 모든 일이 주님의 일이니까요
은퇴 후의 삶이 걱정되시나요?

기도하며 주님께 맡겨 드리고 더하여 용기를 갖고 주님께서 지시 하시는 땅으로 발걸음을 내딛으세요
세상은 넓고 주님께서 지시 하시는 땅은 사방으로 열려있습니다

촉디(행운. 2015. 12. )

미스터엑 집에 우리 집을 붙여서 지으니 집 전체 크기나 모양세가 좋아져서 이웃사람들이 많이 부러워 합니다. 뿐 아니라 집값이 오르는 추세라서 부가가치도 갑절이 넘었는데 게다가 오래전 크루떼우가 교사협동조합을 통해 사두었던 1,000여평의 땅도 요즘들어 몇배로 값이 올라서 미스터엑 부부가가 행복해 합니다

우리가 한국에 있는 동안 동네를 싹쓸듯이 도둑을 맞았고 우리 방에도 도둑이 들어 왔었지만, 우리 집의 재물에는 하나도 손이 타지 않았으니 미스터엑 가족들은 우리를 행운의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가 봅니다

우리가 태국으로 돌아오는 11월 30일에 미스터엑은 복권 네장을 샀는데 같은 번호로 2000바트×4 당첨이 되었답니다 (우리돈으로 28만원 정도)

딸래미 잉은 우리가 돌아오니까 미스터엑에게 행운이 왔다고 덕담을 하네요
궂이 그 돈으로 저녁을 사겠다고 해서 함께 식당에 가서 수끼를 먹었지요
태국 말을 잘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지나치는 말이 아니라, 이런 일들이 하나님 은혜임을 세세하게 말해 주고싶으니까요

세상 사람들은 뭔가 특별히 잘 되거나 특별한 대우를 받으면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보다 라고 말하지요
하나님을 믿는 우리는 전생이 없음을 분명하게 알고 있지만 옆지기 장로님에게 이렇게 농담을 건넵니다
"아무래도 당신이 전생에 태국 나라를 구했거나 왕이었나 봐~"
미스터 엑 같은 마당쇠(?)가 또 있을려구요? 벌써 4번째의 겨울을 같이 보내는데 한결 같이 섬겨줍니다
마당 뒷문을 열고 나서면 소설에 나옴직한 너른 숲과 100m쯤 떨어진 샛강이 있는데 오늘은 아침 일찍 낚시를 한다고 울 장로님 혼자서 강가에 나갔거든요

한참 뒤에 미스터 엑이 커피와 과일과 낫을 챙겨들고 가더니 아버지는 커피를 마시고 있으라면서 순식간에 풀과 나무를 쳐내고 번듯한 낚시터를 만들어 줍니다
혹시라도 낚시터에 혼자 있다가 실족이라도 할까봐서 빈 물통을 꼭 닫아서 튜브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끈을 묶어 물에 띄워둡니다

늘상 빗자루를 들고 다니며 쓸고 닦고, 전기 제품을 해체했다가 다시 조립하거나 사다리 위에서 뭘 하거나
자동차 부품들을 닦고 조이고 기름칠을 하고, 하다 못해 이 더위에 화분을 이리 옮겼다 저리 가져다 놨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않습니다.

부지런해도 이렇게 부지런한 사람 첨 봤습니다
낯선 땅 태국에 살면서 불편하지 않도록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귀한 동역자 입니다
우리가 복을 누립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사람이 계획을 할지라도 이루시는 분은 하나님 이심을 실감합니다(2015. 12. )

카나다 선교사님의 신상에 문제가 생겨서 카나다로 돌아가시고 베트남 아이들중 3명은 베트남으로 6명은 핌파목사님이 데리고 계시더라구요
핌파 목사님은 목사가 없는 아란교회에 한달에 한번씩 와서 설교하는 현지인 여자 목사님인데
집이 '차층싸우'(120km쯤 떨어진)에 있어서 현재로는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어제 주일에 만난 아이들은 품에 안기며 그동안 보고싶었다며 반가워 어쩔 줄 몰라했는데, 지금은 태국 학교에서 태국어를 배우며 바이블스쿨에서 성경공부도 한다네요
빠른시일 내에 차층싸우 교회를 방문하기로 하고 헤어졌어요.

하나님께서 우릴통해 이루실 일에 대해 잠잠히 묵상하며 나아갑니다.
어느새 새벽 동이 터오네요

예배드림에 대해(2015. 12. )

겨우 기본적인 생활 언어를 단어로 소통하는 형편이니 태국어예배의 설교나 간증을 알아듣기는 요원한 현실이지만 아란교회 몇 안되는 교우들에게 하나님께 예배를 드림에 예복을 갖춰 입는 것도 중요한 것이라고 알려 주고 싶었습니다 (물론 예복이 예배보다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김정원 권사님께 부탁을 드렸는데 흔쾌히 목사님가운 두벌과 그 외 찬양과 세례식에 두루 쓰일 가운6벌을 마련해 주셨지요 아란교회에 와서 첫 주일에 목사님도 없는 상태에서 교우들에게 이 옷들을 설명하는데 말이 통하지 않아서 애를 먹었습니다

기껏 설명을 해 놓고 예배드리려고 앉아있는데 어느새 찬양단 자매 한명이 목사님가운을 입고 강단에 올라가서 찬양을 하고 있는겁니다

예배시간 내내 나는 불편하고 웃을 수가 없었네요.
괜한 일을 벌렸나 싶고, 파스터, 아짠, 목사님...
손짓 발짓 해 봐도 그런 옷을 입은 목사님을 본적 없으니 이해 할 수 없는거죠

그렇게 두번 주일이 지나고 어제, 한 달에 한번 여자 목사님이 오신 날, 목사님께 가운을 입혀드리고 예배를 드렸습니다 목사님은 물론 교우들이 모두 좋아하고 감탄을 하네요. 이렇게 차츰 차츰 예배의 예의도 갖춰지게 되는거겠지요. 아란 땅과 이곳 아이들을 품고 기도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김정원 권사님! 사랑의 빚을 주님께 올립니다. 모두 모두 사랑해요~~

태국의 넓고 기름진 땅(2015. 12. )

태국의 넓고 기름진 땅은 참으로 탐나고 부럽기까지 합니다
게다가 추운 계절이 없으니 식물을 가꾸기는 얼어 죽을 염려도 없고 그야말로 천혜의 조건인 것 같습니다
차를 몰고 나서면 경제림으로 줄맞춰 심어 놓은 유칼리(질 좋은 종이를 만듬), 양팔라(타이어 라텍스..), 똔싹(가구재목), 팜트리(팜유), 코코넛(식재료 오일)...갖가지 열대과일 나무...사탕수수, 옥수수, 감자, 고구마, 만싸팔랑(카사바)...일일이 열거 할 수도 없이 수많은 농산물들이 들판에 흐드러져 있습니다

게다가 유카나 사탕수수는 한번 심어놓고 수확한 뒤에 그 뿌리에서 다시 자라 세 번씩이나 거듭 수확을 하구요. 그 중에도 만싸팔랑(카사바)은 신기한 식물이네요. 씨앗을 파종하는 것도 아니고 다 자란 줄기를 토막 토막 잘라서 땅에다가 다시 꽂아놓듯 심으면 뿌리가 나고 가지와 잎이 자라납니다. 다 자란 카사바는 키가 1m~1.8m정도 되는데 감자도 아닌 것이 고구마도 아닌 것이 뿌리에 실하게 많이도 달립니다.

실은 그게 뿌리예요 삶아서 먹기도 하고 바이오오일로 만들어 자동차기름으로 주유소에서 팔기도 한다네요
게다가 그것이 타피오카 전분이 되고 타피오카 전분은 공업용으로도 많이 쓰인다는데 과자나 떡을 만들기도 하구요 우리 딸램이 아주 좋아라하는 버블티도 타피오카로 만들어요

이것이 일년을 자라야 수확을 하니까 아무래도 겨울을 지내야 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다 자라기가 어렵겠다 싶고 또 우리나라 처럼 비싼 땅에서는 수지 타산이 안 맞을지도 모른다 싶기도 하구요

태국은 농산물들이 엄청 싸거든요
속살이 노란고구마 10kg을 120바트(약4000원)에 사가지고 왔는데 넘 맛있네요.
토질이 좋아서 그런 건지 햇빛이 뜨거워서 그런 건지 암튼 풍요롭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태국사람들은 부자가 아니라도 평안하게 아웅다웅 싸우지 않고 사는가 싶기도 하구요
그런데요, 이처럼 가나안 땅 같은 기름진 땅에 사는 그들이 하나님을 몰라요 글쎄...

크리스마스(2015. 12. 26)

올 들어 태국애서 크리스마스를 4번째 맞이합니다
모태 신앙으로 자랐으니 해 마다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억이 차곡 차곡 쌓여 있습니다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에는 목도리에 장갑 끼고 귀마게까지 하고는 성탄전야에 발표할 연극이며 무용연습과
교회 강단을 꾸미던 기억이 어제처럼 생생합니다

즐겁고 행복한 날이지만 추운 건 언제나 감수해야 할 예수님생일은 겨울이 분명한데 난 지금 어느 별에 와 있는 건가요? 아란교회 태국교인들과 동네 사람들을 청해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려고 음식 준비를 하는데 땀을 한 말은 흘린것 같습니다

여태 크리스마스가 덥다는 걸 생각해 볼 필요도 없이 살다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되었네요~
음식을 장만 하면서 문득 성탄트리를 세우든지 예쁜 장식을 좀 할걸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넘 무심했구나 싶었는데 쭐라씨가 포인세치아 화분이랑 반짝이 별 큰 것 두개를 선물로 가져왔네요

예수님도 모르면서 크리스챤에게 제일 기쁜 날이라고 크리스마스꽃을 사러갔다가 개에게 물리기까지 했다네요 글쎄....쭐라씨의 아내인 엇은 음식 만드는 것을 도우며 하루 종일 함께 동분서주 했어요
그러는 동안 미스터엑은 어디서 구해 왔는지 반짝이 전구를 장식하고 거기에 별을 달아서 제대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살려놓네요

아란교회 교우들과 예배를 드렸어요 우리는 한국말로, 그들은 태국말로 주거니 받거니 찬양도 부르고 축복 기도도 해주고...교우들 23명에 이웃사촌들까지 40여명이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냈습니다

리조트를 하는 크루또이도 케익처럼 예쁘게 쌓은 카놈을(떡 비슷한...) 선물 해주네요
아직 예수님을 잘 모르고 크리스마스는 그냥 선물을 주고받는 날 정도로 아는 듯싶어요

김밥이랑 삼겹살에 김치, 닭튀김과 야채샐러드와 카우니어우 과일들...
모두들 좋아하며 당장 아란에다 식당을 차리자네요.
풍족한 남은 음식을 싸서 보내고 돌리며 예수님 나신 날을 함께 기뻐했습니다.

2015년을 보내며...(2015. 12. 28)

예정했던 태국에서의 2년 반 동안(2012.12월 ~ 2015. 05월)의 1차 사역을 잘 마무리하고 금년 5월에 귀국하여 약 6개월여 동안 휴식 겸 힐링을 하고 지난달(11월) 말경에 태국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에는 아내와 중국 장가게 여행도 하게 하시고, 이곳으로 오기 직전에는 우리 부부 결혼 40주년 기념으로 딸과 손자들과 함께 유럽(스페인, 프랑스)관광도 다녀올 수 있게 우리 주님께서 허락해 주셔서 참 감사하고 즐거웠습니다.

이곳으로 다시 올 때의 계획은, 베트남 고아 어린이를 돌보는 카나다 선교사님을 도와서 그 어린이들에게 한국어도 가르치고 재봉질도 가르치며 여러 모양으로 그들을 돕고자 했으나, 막상 돌아와 보니 카나다 선교사님의 무슨 신상의 문제로 9명 고아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그들이 머물던 집은 폐가처럼 변해버려서 너무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겨우 수소문해서 알아보니, 9명의 아이들 중 3명은 베트남으로 돌아가고 6명은 핌파(젊은 태국인 여자 목사님 - 남편은 서양인 선교사님) 목사님이 거두어서, 그녀가 운영하는 고아원 겸 성경학교인 디모데의 집에 있다고 합니다.

어제(12월27일. 주일)는 이곳에서 120Km쯤 떨어진 차층싸오주의 핌파목사님의 디모데의 집 교회를 방문하여 그곳에서 돌봄을 받는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고아 24명과 마을 주민들과 함께 예수님 오심을 감사하는 예배도 드리고 성탄 축하 행사도 진행하며 즐거운 시간을 나눴습니다.

마치 우리 어렸을 때 시골 교회의 크리스마스 때처럼 음식도 나누고 소박한 선물도 동네분들에게 나눠주고 어린이들은 나름대로 춤도 추며 주님 오심을 기뻐했습니다.

아래는 아내가 자신의 카스에 올린 글을 옮겼습니다.

오늘(주일 아침) 5시에 일어나 6시에 출발 하러고 했지만, 커피 내려 마시고, 집 단속하고, 미스터엑 부부와 함께 7시가 다 되어서야 출발을 했네요. 주일 날 어디를 가느냐구요?

차층싸우의 핌파 목사님 교회에 갑니다

오늘 성탄 행사를 한다기에, 어제 싸케오 대형마트에 가서 아이들에게 줄 선물이랑 과자도 사고 서울의 이현의집사님이, 캄보디아 여인네들에게 덜어서 나눠 주라고 준비 해 주셨던 화장품중에 로션 스킨을 아이들이 쓸 수있게 한병씩 챙기고, 노주자 신용진 집사님과 박수옥 윤순득집사님 김순월권사님이 챙겨준 옷가지며 덧버선도 챙겨서 베트남 아이들을 만나러 갑니다

반 티모티(디모데의 집)에서는 오늘성탄 행사를 한다네요.
시골길을 달리니 사탕수수 밭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한국에서 고속도로를 달려도 가깝지 않은 길인데, 2차선 시골 도로를 터덜거리며 120km거리를 갑니다

자동차는 투덜거릴지 몰라도 차 안에서는 즐거운 웃음이 그치질 않네요.
디모데의 집은, 부모 없는 아이들 24명을 핌파 목사님부부가 양육하고 있는 곳입니다

치앙 마이와 치앙라이에도 디모데의 집이 2군데 더 있어서 그분들이 전체 돌보는 아이들이 107명 이라고 얘기해 주네요. 핌파 목사님 부부의 엄청난 열정에 숙연해지고 마음이 뜨거워집니다

아이들을 위해 손수 날마다 아침,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성경 말씀과 영어를 가르치며 학교에도 보내고...
자신은 티셔츠를 뒤집어 입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는 진짜 엄마네요
아이들 숙소 건물은 제대로 지어진 집이지만 키친 룸은 바람이 불면 쓰러질 것 같은 초막입니다

너무도 허술한 주방과 아이들 밥 먹는 모습에 눈물이 찔끔 났어요.
맘씨 착한 미스터 엑도 맘에 걸렸는지 엄마가 디자인해서 이곳을 좀 고쳐 주자고 안달이네요
어제 밤에도 마당에는 야생코끼리 11마리가 어슬렁거리며 놀다갔다는데요
그러게요 이대로는 안 될 듯 싶어요!
조촐한 크리스마스 파티에 인근에 사는 주민들도 청해서 경품 추첨도하고 아이들에게 인형도 한개씩 안겨주고 나름 많은 것을 준비 했더라구요

베트남 아이들도 6명이 여기에 와있는데 4명은 비자문제 때문에 베트남에 갔다가 1월 5일에 돌아올 거라하고 윈안과 뀡안 두 아이만 있네요(두 아이는 친 자매)

윈안은 안겨오면서도 좀 수줍어 하는데 뀡안은 내곁에 붙어 앉아 떨어질 줄을 모릅니다
실은 내 속으로는 윈안이 더 이쁜데 떨어질 줄 모르는 뀡안을 다독여 줘야 하는 것이 하나님의 마음인가 봅니다. 10여년전에 이태리에서 구입해서 내 목에 걸고 있는 '스와로브스키' 십자가 목걸이를"엄마 예뻐요" 하며 만지작거려서 그 아이 목에 걸어 줬습니다. 에효! 울 은영이랑 은결이가 탐을 내도 안 줬었는데...

이 아이에게는 소중한 것이 아무것도 없을 듯해서 큰 맘 먹고 벗어 줬습니다
아란교회 처이 장로님도 하루 전에 이곳에 오셨다네요.
태국의 전통음악 같은 캐롤에 전통 춤을 추며 즐거워 하는 모습이 참 이색적이예요
이렇게 다양한 모습을 하늘 아버지께서는 꽃바구니처럼 하나로 엮으십니다.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예수님 이 땅에 오심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요~

나는 종종 태국에서 현지들과 함께 예배드릴 때마다 문득 문득 이곳 교회의 예배의 형식, 순서, 찬양 등 모든 것이 어색하고 세련미도 없어서 이런 예배를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실까? 하는 의구심을 갖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크게 잘못 생각한 것이고, 하나님은 예배의 형식과 셰련됨을 보시는 것이 아이라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진심으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가운데 영과 진리로 예배를 드리는 것을 기뻐하신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특히 어제 방문했던 “디모데의 집” 교회에서는 우리 주님 예수님의 가르치심 따라, 지치고 힘든 이웃들, 돌보는 이 없는 불쌍한 고아들을 먹이고 거두는, 선한 사마리아 사람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비록 훌륭한 교회건물도 없고, 훌륭한 찬양대도 없고, 기도 잘하는 장로님과 권사님, 집사님도 없고, 말씀에 능한 목사님도 없어도, 진정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살아있는 예배를 올려 드리는 교회가 있었습니다.

다사다난했던 2015년도 이제 다 저물어 갑니다. 돌이켜 보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금년한해 동안도 평강과 안녕으로 우리 가족과 한국교회와 이 나라를 이끌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또 은혜주시고 우리를 선한 길로 인도해 주실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새해에는, 차층싸오의 “디모데의 집”까지는 거리관계로 자주 갈 수는 없지만, 어떻게든 그곳에도 돕는 손길을 내밀고 싶고, 농끄아시장의 캄보디아 노동자들과 어린이들을 위한 밥나눔 봉사도 계속함으로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 드리는 한해가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너희가 열매를 많이 맺어서 나의 제자가 되면 이것으로 나의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실 것이다 (요한복음15:8 - 표준새번역)

여기까지 읽으셨나요? 사랑하는 카친님들! 제가 부탁을 하나 드려도 될까요?
디모데의 집에는 아직 교회도 없어요

교회 건물과 주방 식당을 지으려고 커다랗게 기둥과 지붕만 얹은 건물이 있지만, 아이들을 먹이고 학교에 보내는 것도 벅차서 더 이상 공사를 못 하고 있네요

하나님의 아이들이 평안하게 예배를 드리고, 밥을 먹을 공간을 만들 수 있게 친구님들의 도움이 필요해요
함께 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러나 부담은 갖지 마시고...
이 글을 읽고 주님이 주시는 감동이 없다면 제가 본대로 표현하지 못한 탓일 것입니다.

디모데의 집에 마음과 선행을 전해주세요. 십원도 틀림없이 *당신의 이름으로* 전달하겠습니다.
친구와 커피 한잔 나눌 금액을 여러 사람이 모아서 디모데의 집에 주방을 만들어 주면
하나님께서 크게 기뻐 하시고 당신의 창고를 채워 주실 것입니다

누구나 내 주머니의 만원은 다른 사람의 10만원 100만원 보다 귀한 것입니다
당신의 만원이 예수님께서 긍휼히 여기시는 디모데의집 어린이들에게 필요합니다,

(농협 131-02-267916 김영숙으로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