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라는 단어가 연일 오르내립니다. 일본어로 극단적 광신적 매니아를 뜻하는 '오타쿠'가 어원입니다. '오타쿠'는 만화, 영화, 게임 같은 비주류 문화에 대한 열광적인 팬을 뜻하는 일본 표현으로 사회성이 부족하고 변태적인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오타쿠’가 한국에 들어와서는 그 의미가 약간 변형되어서 뭔가 어떤 것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사람들을 가리켜서 ‘덕후’라고 부릅니다. 2002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을 마치 우리나라 한자 이름처럼 '희동구'로 불렀던 것처럼 2010년대 이후 '오타쿠'를 한국에서 '오덕후'라고 지칭하기 시작했는데, 그 '오덕후'를 '덕후'라고 사용합니다. 자전거를 좋아하면 자전거 덕후, 고양이를 좋아하면 고양이 덕후, 연예인을 좋아하면 연예인 덕후 등 여러 가지로 응용되고 있습니다.

개인이 즐기고 좋아하는 기호와 취미생활이 다양하게 활성화되고, 또 그것을 존중하거나 혹은 내세우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지다보니 이러한 용어가 폭 넓게 자리 잡은 것 같습니다. 가는 곳 마다 전국의 각종 맛집을 순례하는 사람들, 여행을 가더라도 특정한 주제를 잡아서 여행하거나 캠핑 등 나름의 방법으로 여행하는 사람들이 늘어갑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 생활을 인터넷 공간에 올려서 여러 사람들에게 알리고 공유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러한 생활은 다른 사람들과 폭넓게 소통하는 통로가 되기도 하며, 자신의 관점과 기호를 소중하게 여기고 자신의 삶에 대한 자긍심을 높여 생활의 활력소가 되기도 합니다.

어제 아침에 성경을 묵상하다가 “화 있을진저 너희 바리새인이여 너희가 회당의 높은 자리와 시장에서 문안 받는 것을 기뻐하는도다(눅11:43)” 라는 구절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예수님 당시의 바리새인들은 경건의 모양을 통해서 사람들의 칭찬과 인기를 추구하는 ‘칭찬 덕후’ 혹은 ‘인기 덕후’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마다 좋아하고 추구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자신이 추구하는 것을 통해서 인생의 즐거움과 기쁨이 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생각이 강렬할수록 그 대상을 더 열정적으로 추구하고 더 결사적으로 매달리기 마련입니다.

다윗은 “주께서 내 마음에 두신 기쁨은 그들의 곡식과 새 포도주가 풍성할 때보다 더하니이다(시4:7)”라고 고백했습니다. 그는 하나님을 만났을 때 맛난 음식이나 최상급 와인과도 비교할 수 없는 기쁨과 즐거움을 맛보았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내 영혼이 여호와의 궁정을 사모하여 쇠약함이여 내 마음과 육체가 살아 계시는 하나님께 부르짖나이다(시84:2)”라며 이 세상 그 어떠한 것보다도 하나님을 만나기를 간절히 열망한다고 표현했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갈망하십니까? 당신은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겁고 행복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서로의 기호와 취향은 존중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수천 년 역사 가운데 수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아끼지 않고 추구했던 ‘예수 덕후’, ‘성경 덕후’에 관해서 생각해보셨습니까?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