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유럽의 화약고로 불리는 발칸지역을 방문한 적이 있다. 옛 소비에트연방의 위성국가였던 루마니아, 불가리아, 알바니아와 유고연방에서 분리된 여섯 나라 등과 접하게 되었다. 수년 전 성지순례 차 다녀온 그리스와 얼마 전 독립을 선언하여 내전을 겪어야 했던 코소보 자치지역을 제외하고는 이 지역 모두를 돌아본 셈이다.

발칸은 흑해 지중해 에개해 아드리아해와 접하고 대부분 산지인데다가 지하자원도 별로 없어 척박한 땅이다. 한반도의 3.2배에 이르는 결코 좁지 않은 대륙이나 루마니아를 제외하고 한반도 보다 작은 나라들이다. ‘꽃보다 누나’로 각광을 받고 있는 크로아티아나 슬로베니아를 제외하곤 경관도 빼어나지 못하다.

이러한 땅이 화약고로 불리게 된 것은 지정학적으로 반도이고 아시아로 가는 관문이며 부동항을 원하는 러시아가 군침을 흘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종과 종교가 비교적 복잡하기도 하다. 동로마제국, 오스만제국의 통치를 거쳐 소비에트연방의 영향을 받아왔기에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더욱이 이곳은 오스트리아 황태자가 보스니아에서 암살을 당하여 제1차 세계대전의 단초를 제공한 곳이 아닌가. 유고연방이 해체된 후에는 내전이 끊이지 않았다. 보스니아나 세르비아 지역엔 내전으로 인해 파괴된 건물이나 탄알자국이 지금은 관광상품이 되고 있다. 이것은 오늘의 발칸의 모습이나 내일의 한국에 모습이 될지도 모른다.

우리 대한민국은 단일 민족이나 다 민족 국가로 향하고 있다. 개발대상국은 물론 선진국 사람들까지도 우리나라에 살기를 원하고 있다. 국제결혼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고 중동지역 난민이 언제 들이닥칠지도 모른다. 특히 저출산으로 인구는 줄어들고 생존을 위해서라도 외국인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 아닌가?

남북으로 갈리고 동서 간, 세대 간 소통이 심각한 때에 배타의식이 강한 우리로서는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특히 저들은 빈손으로 오는 것이 아니다. 풍습과 종교를 가지고 온다.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저들의 종교활동을 방해하거나 제한할 수가 없다. 지금은 세가 약한 힌두교나 이슬람교도들이 대거 유입되어 뿌리를 내리게 되면 갈등이 심화될 것이다.

특히 강성이거나 미풍양속을 해할 수 있는 종교라면 그 갈등은 불을 보는 것과 같을 것이다. 이에 대한 대처가 필요 하다. 지금부터 준비하면 호미로 막을 수 있다. 우리 기독교는 종교적인 우월성, 배타성을 내려놓고 북한을 포함한 우리 인구의 절반을 복음화할 수 있어야 한다. 내일의 우리나라와 교회를 위 해서라도 다음 세대들을 그리스도 정신을 무장시켜야 한다. 아마도 이것이 가장 효육적인 대안일 것이다.

/평신도신문 논설위원, 홍익교회 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