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12:38-45) 

1.

어느 목사님이 늘 부정적이요, 꼬투리를 잡는 교인 하나 때문에 마음고생이 무지 심했습니다. 견디다 견디다 못해 급기야 이런 기도까지 드렸답니다. “주여, 어쩌자고 저에겐 양을 주시지 않고 들이박기 잘하는 염소를 주셨나이까? 종은 이 마귀 하나 때문에 목회를 못하겠나이다.”

그러던 중에 이웃 교회에서 이 목사님을 청빙하여 사역지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목사님은 그 마귀 하나 때문에 고생 고생하다가 이제 옮기게 되어 얼마나 신이 났는지, 속으로 ‘마귀야, 안녕!’하고는 교회를 옮겨갔숩나다. 그런데 옮겨간 그 교회에서는 무엇이 이 목사님을 기다렸다구요? 일곱 마귀!

그래서 목사들 간에는 목회를 방해하는 마귀 하나 때문에 도망갔다가는 일곱 마귀가 기다리는 교회로 간다는 우스개가 있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잘 감당하란 이야기입니다.

2.

이 일곱 마귀 이야기의 오리지널(original), 원전 이 오늘 본문입니다.

더러운 귀신이 한 사람의 마음속에 있다가 쫓겨 나갔습니다. 다른 곳을 배회하였으나 도무지 편안한 곳이 없었습니다. 더럽고 패역한 귀신은 더럽고 패역한 인간의 마음이 제일 편안하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 귀신은 쫓겨나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옛 집이 그리워 전의 그 사람을 찾아갔습니다.

그랬더니 이미 그 사람의 마음은 깨끗이 청소되고 수리까지 되어 있었습니다. 더러운 자신이 있기엔 부담스러운, 선뜻 그 깨끗한 곳에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가서 자기 보다 더 더러운 귀신 일곱을 데리고 와서 그 사람의 마음속에 들어가 살았습니다. 그 결과 그 사람의 형편은 전보다 더 추하고 더 어려워졌다는 예수님의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오해하지 말 것은 실제로 이런 더러운 귀신이 횡행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요즘 사회에서, 영화나 소설 속에서 나오는 그런 죽은 이의 영혼, 귀신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성경에 나오는 귀신은 우리 사회에서 말하는 그런 죽은 자의 영혼, 한을 품은 자들의 영혼이 아닙니다. 귀신은 죽은 자의 영혼이 아니라, 마귀의 졸개를 말합니다. 악한 영의 세계에서 가장 밑바닥에 있는 졸개를 말합니다. 그건 사단의 세계를 말하는 것입니다. 오늘 설교에서 ‘귀신 귀신’한다고 ‘귀신 신드롬’에 걸리지 마십시오.

오늘 말씀에서 예수님은 인간에게는 때로 이 3가지 유형의 때가 있다는 것을 말씀하십니다. 귀신이 지배하는 때가 있고, 그 귀신이 나간 때가 있습니다. 그리곤 더 악한 상태로 빠져 일곱 귀신이 들어간 상태가 있다는 것입니다.

귀신이 지배하는 때는 어떤 때인가요? 귀신이 지배하는 인생이란 어떤 인생인가요? 귀신이 지배한다니까 대뜸 무섭고 괴기스럽운 모습을 연상하는데, 아닙니다. 그냥 세속적인 삶을 사는 것. 꼭 뭐 미치거나 이상한 짓을 하거나 무시무시한 모습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 욕구대로, 충동대로, 그냥 세월 가는 대로 사는 삶입니다. 자기 하고픈 대로 사는 것 같지만 실상 이 세상의 임금, 사단의 지배하에 사는 것입니다. 누구나 죄성(罪性)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인간은 누구나 자기 하고픈 대로 내버려두면 결국 사단의 역사를 이루고 맙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아름답게 주어진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쓰는 인간들이 더럽고 추하게 만듭니다. 핵에너지, 엄청난 에너지로 선하게 쓸 때 인간의 삶에는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이것이 결국 엄청난 살상의 무기가 되었습니다. 로케트 엔진, 우주선 개발에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이것은 장거리 미사일의 무서운 살상 무기가 되었습니다. 인간이 개발한 것 중에 그 본래 의도대로 선하게 남아 있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모두 추한 인간의 죄성으로 악용되었습니다.

아담 이후로 인간에게 있는 이 죄성, 해결되지 않은 이 죄성은 무엇이든지 결국은 우리를 사단의 역사로 이끌어 가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있는 죄성, 성경이 말하는 원죄는 사단의 안테나입니다. 사단의 나라로 직접 연결되고, 자신이 의식하든 못하든 결국 사단의 지시를 따라갑니다. 그러기에 순수함을 내 걸어도 그것은 결국 우리 안에 역사 하는 사단의 하수인 귀신에 이끌려 그런 추한 결과로 내몰려 갑니다.

이게 귀신에게 사로잡혀 있는 인간의 모습입니다. 겉으로는 점잖지만 속에는 자기도 모르는 위장된 사단의 하수인 귀신 하나가 버티고 있어, 모든 것을 사단의 의도대로, 역사대로 끌어가는 것, 내 하고픈 대로 한다지만 결국은 사단의 왕국을 도와주는 것, 내 의지대로 한다지만 추한 세상에 돌 하나 더 얹어주는 꼴이 됩니다.

그런데 귀신이 나간 상태가 있습니다. 귀신이 나갔다는 것은 스스로 나간 것이 아닙니다. 쫓겨 간 것입니다. 자기보다 강한 무엇 때문에 쫓겨 나간 것입니다. 예수님의 의도로 본다면, 이 귀신을 좇아내는 것은 ‘이대론 안 된다’하는 인간의 강한 자의식(自意識), 정신 차리자고 하는 인간 의식, 인간의 악함을 인정하고 회개하는 그런 삶입니다.

즉 인간은 바른 의식을 회복할 때 더러운 죄성의 귀신은 나갑니다. 인간이 도덕성을 회복하고 정의와 진실을 추구하는 바른 자세를 가질 때 귀신은 존재하지 못합니다. 이른바 내면의 세계가 깨끗이 청소된 것입니다. 그러기에 수양(修養)을 하고, 도를 닦습니다. 명경지수(明鏡止水)와 같이 마음을 닦습니다.

허나 일곱 귀신이 컴백(come back)한 때가 있습니다. 의식은 멀쩡하고, 나름대로 도덕감도 있고, 정의감도 있는데 갈수록 교묘하게 자기모순에 빠져듭니다. 처음에는 좋은 의도로 시작하였는데, 그렇게 잘못된 것이 눈에 띄지는 않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묘한 그 무엇이 감지됩니다. 명경지수는 아예 얼어붙은 고집불통이 됩니다. 자기 외에는 다 틀렸습니다. 지식과 이성의 교만, 도덕과 수양의 오만함이 인간성을 파괴합니다.

그리곤 결국 인간의 건전한 삶이 파괴되기 시작합니다. 논리를 말하고, 이성을 추구하며, 명분을 찾는 등 나름대로 괜찮은데 결국 그 열매를 보면 선한 열매가 아닙니다. 결국은 더 심한 사단의 하수인 노릇밖에 하는 것이 없습니다.

3.

오늘 우리가 문제 삼아 보아야 할 것은 두 번째 상태인, 귀신이 나간 상태입니다. 일곱 귀신이 들어온 후에는, 일곱이란 숫자가 말해 주듯이 완전하게 사단의 수하에 들어간 상태이니 상상하기도 싫고, 다만 아직 가능성이 남아 있는 귀신이 나간 상태에 초점을 맞추어 봅시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이 상태는 어떤 상태인가요? 이 말씀을 하시는 의도를 보아야 합니다. 누구에게 이 말씀을 하고 계시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주님은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을 향하여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러니까 귀신이 나간 상태, 어쩌면 일곱 귀신이 들어오기 직전의 상태는 바리새인 상태라는 것입니다.

바리새인이 어쨌기에? 그들은 하나님을 열심히 찾습니다. 입만 열면 공의를 말하고, 인간의 죄를 논하고, 율법을 찾습니다. 그들의 삶은 한마디로 완벽한 종교성이요, 도덕성입니다. 가히 민중의 지도자라고 할만합니다.

그러나 실상 그들은 진리에 순종치 않습니다. 진리를 말하면서도 자신들은 진리에 순종치 않습니다. 늘 무슨 구실, 논리만을 찾습니다. 회개할 줄을 모릅니다. 늘 자신들이 하나님 앞에서 잘 한 것만 찾지 죄인임을 깨닫지 못합니다. 자기는 남들과 비교하여 언제나 괜찮은 삶을 산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하면 자신은 괜찮은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하나님 앞에 진정 무릎을 꿇지 못합니다.

예수님께서 어느 정도로 이 바리새인들의 상태를 지적하셨는가 하면, 마지막에 니느웨 사람들이 일어나 이들을 고발할 것임을 말씀하십니다. 니느웨 사람들은 비록 악한 사람들이었지만, 억지로 와서 전도하는 요나의 퉁명스러운 말을 듣고도 즉각 회개하여 구원을 얻은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바리새인들은 하나님의 아들이 와서 외치는 데도 들으려 하지 않고 회개치도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 마지막 때에 남방 여왕이 일어나 고발할 것이라 합니다. 남방 여왕은 스바 여왕으로 솔로몬 때에 지혜를 구하기 위해 그 먼 길을 달려왔던 여인입니다. 그러니까 바리새인들은 지혜를 말하면서도 구도자(求道者) 정신이 없다는 것입니다. 늘 자기에게 있는 것만을 고집부리고 주장한다는 것입니다. 남의 말을 들을 줄 모르고, 자기만 옳다고 여기며 산다는 것입니다.

회개도 않고, 남의 말 들으려고 하지도 않고, 오로지 전통과 명분, 교리, ... 이런 것만 따지고 삽니다. 44절에 보면, “이에 이르되 내가 나온 내 집으로 돌아가리라 하고 와 보니 그 집이 비고 청소되고 수리되었거늘”합니다. 그 집이 청소되고 수리되었다고 합니다.

자신의 의지로, 단호한 결심으로 마음을 깨끗이 하면서 귀신을 쫓아내면서 자신의 마음을 청소하고 수리하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수리되었다는 것은 본래 의미가 ‘장식되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여기서 쪼금, 저기서 쪼금, 좋다는 것은 다 갖다 장식하였습니다. 각종 세미나, 강연회, 수련회를 찾아다니며 좋은 것은 불경이든 이슬람이든, 유교이든 힌두교든 다 갖다 자신의 내면을 채웁니다. 장식합니다.

세상에서 자기 귀에 들어오는 좋다는 사상, 의식, 가르침은 다 갖다 자신의 내면을 채웠습니다. 인생의 멘토를 여기저기 두며 내면을 장식하였습니다. 그럴 듯한 사상과 교양으로 자신의 내면을 채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뭔가요? 그 집이 비었다는 것!

4.

빈집에 누군들 못 들어가겠습니까? 이 빈집에 주인이 있어야 합니다. 아름답게 치장되었고, 깨끗이 청소되었고, 이것저것 다 장식하였는데, 정작 중요한 것은 주인이 없습니다! 그러기에 뭔가 허전합니다. 뭔가 채워지지 않는, 뻥 뚫린 마음의 구멍이 있습니다. 주인이 없기에!

누구를 주인으로 할 것인가요? 일곱 귀신이 찾아왔을 때 그들이 엄두도 못 낼 그런 강한 주인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인류의 정신을 파괴하고, 윤리와 도덕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그런 무시무시한 사단의 세력이 온 세상을 뒤덮고 침노할 때 끄덕하지도 않을 그런 주인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28-29절을 보면 예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러나 내가 하나님의 성령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임하였느니라. 사람이 먼저 강한 자를 결박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 강한 자의 집에 들어가 그 세간을 강탈하겠느냐 결박한 후에야 그 집을 강탈하리라.” 세상의 그 어떠한 자라도 결박할 수 있는 권세가 있는 이가 주인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가 누구인가요? 빌 2:9절 이하,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를 지극히 높여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사 하늘에 있는 자들과 땅에 있는 자들과 땅 아래에 있는 자들로 모든 무릎을 예수의 이름에 꿇게 하시고 모든 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느니라.”

예수 그리스도! 육신의 세계뿐만 아니라 하늘과 지하의 영적 권세자들도 무릎을 꿇을 주인, 예수 그리스도! 예수 그리스도가 내 마음의 주인, 내 삶의 주인이 될 때 그 어떠한 악한 세력도 내 삶을 침노하지 못합니다.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는 다 범죄하지 아니하는 줄을 우리가 아노라 하나님께로부터 나신 자가 그를 지키시매 악한 자가 그를 만지지도 못하느니라!”(요일 5:18) 예수님이 우리를 지키시매 악한 자가 우리를 만지지도 못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정말 예수 그리스도, 이 분이 내 생활에 절대권, 명령권을 갖고 있으며 나는 이 분의 말씀에 절대 순종하며 사는가요? 그렇지 않다면 여러분의 삶은 주인 없는 빈집입니다. 키퍼 없는 골대입니다. 대문이 활짝 열려있는 인생입니다. 예수님의 절대 보호를 받고 싶으면 예수님이 자신의 삶에 주인임을 보이십시오. 예수님께 절대 순종하십시오.

인간의 마음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인이 있습니다. 돈이 주인인 사람은 돈이 명령합니다. 명예가 주인인 사람은 명예가 하라는 대로 합니다. 음탕한 생각이 주인인 사람은 늘 음탕한 눈으로 모든 것을 바라봅니다. 우리의 삶엔 우리의 삶을 통제하는 주인이 있습니다.

나는 그래도 교회엘 나오고, 성경을 읽고, 기도를 한다고요? 그래, 그건 어느 정도 수리된 모습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예수님이 주인인 것은 아닙니다. 예수를 말하면서도 그 예수를 자기 삶의 주인으로 모시지 못한, 늘 자기 삶의 문 밖에 세워두는 그런 이들이 있습니다. 예수는 오직 장식품, 자기의 경건성을 보이기 위한 것일 뿐, 정말 자기 삶 속에 예수님이 명령을 내릴 수도 없는 그런 인생이 있습니다. 도리어 자기감정이 자기를 통제하고, 자기 이성과 지식과 논리가 자기를 지휘하는 그런 인생이 있습니다.

5.

예수 그리스도, 이 분을 정말 주인으로 모십시오. 그리스도, 내 마음의 주인입니다. 한 때 감정이 격하여 뒤집어 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주인이신 그리스도의 지시에 따를 것입니다. 지식이 나를 미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지식보다는 내 심연(深淵)의 주인이신 그리스도의 감동을 나는 좇을 것입니다.

왜? 그 분은 나의 주인이시기에! 내 삶을 평강에 평강으로 인도하시는 주인이시기에! 나를 나보다 더 사랑하시는 나를 만드신 창조주이시기에! 내 삶을 풍성케 하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사랑의 하나님이시기에!

예수님을 자신의 삶에 주인으로 초청하십시오. “볼지어다, 내가 문 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와 더불어 먹고 그는 나와 더불어 먹으리라.”(계3:20) 예수님은 준비되셨습니다. 그 예수님을 청하여 자신의 삶속에, 자기 마음의 주인으로 모시십시오. 평강이 찾아들 것입니다.

‘주 내 맘에 모신 후에
주 날 인도하시네.
주께 내 맘 드린 후에
더욱 섬길수록 더 귀한 주님.
더욱 섬길수록 더 귀한 주님
더욱 사랑할수록 주 날 사랑해.
매일 내 맘에 기쁨이 넘치네
더욱 섬길수록 더 귀한 주님’

그리스도, 여러분의 주인이 여러분의 삶을 지키시고, 인도하시기를, 그리고 그 분께 순종하며 사순절 기간을 보내 주님의 사랑을 듬뿍 받기를 바랍니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