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전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관광 명소는 과연 몇 개나 될까요? 제주시 한경면에 위치한 “생각하는 정원”은 1500여 점의 분재와 1만여 그루의 정원수와 갖가지 모양의 돌과 오름이 절묘하게 아름다운 구도로 어우러져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분재정원으로 알려졌습니다. “생각하는 정원”은 연간 30만~40만 명의 관람객이 찾고 있으며, 외국인 국빈 방문 1위의 관광명소입니다.

“생각하는 정원”을 만든 성범영씨는 1963년에 처음으로 제주도에 발을 디뎠습니다. 일본 식민통치의 약탈과 착취가 남긴 황량한 민둥산을 바라보며 그는 도시생활을 버리고 제주도를 개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화산섬으로 돌이 많고, 흙이 적으며, 물도 전기도 없는 초라한 거주 여건 속에서 성범영은 황무지를 개간하고 나무를 심었습니다. 정원 조성에 몰두한 그에게 제주도 사람들은 ‘두루외’(미친 사람이라는 뜻의 제주 사투리)라고 부르며 비웃었으며, 크고 작은 사고와 부상으로 시달렸다고 합니다. 나날이 다달이, 한 해 또 한 해가 지나면서 1992년 마침내 전체 면적 3만여 ㎡의 정원을 열었습니다.

1995년 11월 17일에 한국을 공식 방문했던 장쩌민 국가주석은 방한 기간 중 제주로 와 분재예술원을 찾았습니다. “생각하는 정원”을 감상한 장 주석은 귀국 후 간부들에게 “한국 제주도에 있는 분재예술원은 일개 농부가 정부의 지원 없이 혼자서 세계적인 작품으로 만들어낸 곳이다. 그곳에 가서 개척정신을 배우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중국 지도층이 인민에게 모범적인 사례를 제시하려는 의도에서 과거 마오쩌둥 시대에는 이상적인 노동영웅으로 ‘뇌봉’이라는 근로자를 내세웠으나, 장쩌민 정부에서는 그에 필적할 만한 인물을 찾아내지 못하다가 제주도에 와서 성범영을 만나 ‘이 사람이다!’ 하고 낙점했다는 것입니다.

장쩌민 주석이 분재정원을 방문하자 “생각하는 정원”은 순식간에 중국에서 유명세를 타게 됐습니다. 국가 지도급 인사들부터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중국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각종 언론매체마다 탐방 기사를 싣기에 이르렀습니다. 그후 후진타오, 시진핑 등 중국의 전직 국가주석들과 주룽지 전 총리, 리자오싱 외교부장, 츠하오텐 국방부장 등 중국의 전·현직 장관, 지방정부 지도자, 중국 유수의 박물관장, 미술관장 등 중국의 수 많은 최고 권력층과 유명인사들이 방문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다녀간 중국의 정관계 고위직 인사만 6만여 명으로 추산된다고 합니다.

마침내 “생각하는 정원”은 중국의 중학교 교과서에 실렸습니다. 중국 중학교 사회 교과서에 한국의 발전상을 소개하면서 ‘한국 민족정신의 모델’로 성벙영 원장을 거론했다고 합니다. 그가 분투노력하던 역정은 ‘한강의 기적’과 동시에 이뤄졌으며, 한국인의 개척진취(開拓進取), 견인불발(堅忍不拔), 자강불식(自强不息)의 상징이라고 소개했습니다.

한 사람이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에 헌신한 결과 세계적인 정원이 탄생했습니다.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돌보는 일에 헌신하게 된다면 얼마나 놀라운 일이 일어나게 될까요? 사람을 살리고 사람을 세우는 일에 헌신하는 일은 이 세상의 그 어떤 일보다 귀하고 값진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시126:5)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