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다음 날 오전 제법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몇몇 지인들과 함께 망중한을 즐길 수 있었다. 수다 섞인 대화의 내용은 20대 총선 결과로 모아졌다. 초로의 인생길을 걷고 있는 크리스천들이어서 대체적으로 온건보수의 성향을 지니고 있었다.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냉혹한 선거 결과에 대하여 박대통령의 불통의 리 더십, 소위 진박들의 꼴사나운 마케팅, 코미디 보다 더 웃기는 당내 갈등과 취중망말, 유력한 대권주자로 부각된 당대표의 어설픈 행보, 친박 출신의 Y씨에 대한 탄압 등을 참패의 원인으로 꼽았다.

게다가 한치 앞도 내다볼 줄 모르는 자칭 기독교 원로란 것들의 집요 한 사표(死表) 강요 등은 기독교인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고도 했다. 기독 교당을 하나로 묶지도 못한 채 동성애 반대, 이슬람 침투저지 등을 명분으로 내걸고 협박에 가까울 정도로 마케팅 한일도 꼬집었다. 소위 원로란 이들은 대부분이 군소 교단의 교단장 출신들로 교회 부패에 한몫했던 이들이다.

4.13 총선은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께선 지지율 기준으로 여당보다 못한 제일 야당을 들어 집권당을 응징하신 것이다. 우리나라를 지극히 사랑하시는 하나님께서 사랑의 매를 드신 것이리라. 국가 원수인 대통령의 불통의 리더십을 화합의 통치로 전환토록 유도하시려는 뜻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신생 정당을 지지율 2위로 만드신 것이 아닌가?

이제 당선자들은 국민을 두려워 할 줄 알아야 한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 으로 반대를 위한 반대는 삼가야 한다. 당리당략보다는 국민의 이익, 국가의 발전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흑을 보고 검다하고 백을 가리켜 희다고 말 해주었으면 좋겠다. 다음은 지역주의 타파에 녹색불이 켜진 점이다. 호남과 경남(부산, 울산) 및 대구에서 고무적인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특히 안보 문제에선 대통령과 뜻을 달리한다 하더라도 초당적으로 협조 할 수 있어야 한다. 점령군과 같은 정부 흔들기를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정권 창출에도 해가 될 것이다. 금번 총선을 계기로 소위 교회 원로들은 자숙하며 기도함으로 교회와 국가를 위해서 예언자적 역할을 회복해 주었으면 한다.

이제 대통령은 여당 참패의 빌미를 제공한 소위 진박 무리를 좀 더 멀리놔두고 야(野)와도 화합해야 한다. 대통령은 친박이나 여당의 대통령이 아니라 야당의 대통령도 되고 대한민국 국민의 대통령이 아닌가. 야당 지도자들 역시 정부의 입장을 헤아려 보면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해야 후일 집권할 때 그 당 소속의 대통령을 그렇게 예우할 것 이 아닌가. 이제 정치권은 겸허하게 하늘의 메시지를 들어야 할 때이다.

/홍익교회 장로, 전 서울노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