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조: 아래 글은 오사카 지역을 3박 4일 다녀오면서 15일 주일아침 일행들과 예배드리면서 인용한 내용이다.)

      

코리아 타운 부근 숙소에서 발견한 십자가

  김용국 목사(서울희망교회 담임, 일본복음선교회(JEM) 설립자)

한국은 복음화율이 30%에 근접 (개신교 18.3%+천주교 10.9%)했고 중국도 급성장 추세로 통상 5-7%대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유독 일본만은 복음화율이 1% 이내(복음주의 기독교인은 0.5%)다. 그리고 교회성장률 역시 현재는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면 일본선교의 미래는 없는가?

한마디로 일본선교의 미래는 밝고 일본선교에 대한 시대적인 사명이 한국교회에 주어져 있다고 본다. 비록 일본선교의 어제와 오늘은 밝지 못했지만 미래에 여러 긍정적인 신호들을 우리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란에서 일본선교의 미래를 결정할 몇 가지 변수들을 분석하고 한국교회의 일본선교에 대해서도 나누어 보고자 한다. 이들 변수를 현장 한국 선교사들의 사역의 예를 중심으로 전망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지금 일본선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한국선교사들이고 한국교회의 일본선교에 대한 열정이 앞으로 일본선교의 미래를 결정할 열쇠인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첫째, 일본교회들이 변하고 있다. 일본선교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일본교회들이다. 대부분의 일본목회자들은 일본교회의 지난날들을 보면서 희망을 갖기보다는 절망감에 사로 잡혀 있었다. 평생을 목회하면서 겨우 30여명 출석하는 교회가 대부분인 오늘의 일본교회를 보면 그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도 있다. 더구나 일본교회들이 연간 계획을 수립하면서 1년에 1명의 세례자를 목표로 정하는 교회가 많을 정도로, 그들은 단기간에 이루어질 부흥에 대한 기대를 갖지 못해 왔었다. 최근 통계에 의하면 일본교회의 65%가 1년에 단 한 명의 세례자도 얻지 못한다고 한다. 그런데 일본교회들이 최근 들어 자신감을 회복해 가고 있다. 90년대와 2000년대 들어서면서 과거에 없던 일본교회 지도자들의 “해외의 성장한 교회로부터 배우자”라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중남미나 미국 특히 한국을 방문하면서 자신들도 이제는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특히 최근 일본교회 가운데 한국교회의 영향을 받은 교회들이 급성장을 하고 있다.

한 예로 오사카에서 제자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가나자와 목사는 원래 야쿠자 출신이었다. 그는 한국인에 의해 회심을 하고 믿음의 길을 걷게 된다. 그런데 그는 자신의 믿음을 위해 새끼손가락을 절단하며 조직을 나와야 했다. 그리고 신학교를 졸업하고 오사카에서 성도 다섯 명과 함께 교회를 개척했다. 그 교회가 일 년에 한두 차례 반드시 빼놓지 않고 하는 행사가 있었는데 그것이 한국교회 방문 프로그램이었다.
그는 시간이 가능한 성도들을 모집, 1년에 한두 차례 한국을 방문하면서 제자훈련학교와 한국교회 그리고 기도원을 필수 방문코스로 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기도원을 반드시 방문해 기도의 능력을 체험하고 일본으로 돌아가곤 했었다. 90년대까지 일본교회는 기도하지 않는 교회로 유명했었다. 일본인들은 기도보다 회의하는 교회로 알려질 정도로 의식적인 몇 마디 기도 외에는 기도를 하지 않았다. 그러던 이들이 한국에서 기도의 능력을 체험하고서는 몇 분을 기도하지 못하던 것에서 벗어나 한 시간 두 시간씩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교회는 오사카에서도 급성장을 이루어 자체 교회 건물도 갖게 되었고, 아직 십수 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수많은 사역자들을 배출해냈다.

이 오사카 제자교회 가나자와 목사의 경우가 단적인 한 예지만, 최근 들어 일본교회의 목회자들은 교회의 미래 나아가 일본선교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자신감 있게 목회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무엇보다도 기도하는 교회들이 많아져 (금요)철야기도하는 교회, 새벽기도하는 교회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또 다른 교회는 역시 오사카에 있는 제이하우스교회이다. 미국에서 풀러신학교를 졸업한 이다가쯔야 목사가 세운 교회로 1만 명의 성도를 목표로 젊은이들 선교에 다양한 전략을 갖고 사역한다. 단 몇 명으로 시작한 교회는 선교사들을 비롯한 여러 도움에 힘입어 이미 상당한 성장(200-300여명의 성도)을 했고 앞으로도 기대가 되는 교회다. 이러한 교회들이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찾아 볼 수 없었는데 최근에는 상당히 많은 교회들이 놀라운 비전을 가지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일본교회의 미래는 결국 현지교회들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에서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일본목회자들의 배우려는 자세와 자신감 그리고 원대한 비전을 갖고 기도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이것은 결국 안정적인 일본교회 성장을 가져와 미래 일본선교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라 할 수 있다.

둘째, 일본에서 확산되고 있는 젊은이 선교이다. 3년 전 2006년에 세계적인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갤럽’에서 일본인들의 종교를 조사한 적이 있었는데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서두에서도 밝혔듯이 공식적인 일본의 기독교 비율은 천주교나 모르몬교 등 각종 기독교의 이름으로 전도하는 모든 단체를 합쳐도 1%에 불과하다. 그런데 여론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4%와 10대의 7%가 기독교를 자신의 종교로 답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참으로 놀라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일본교회는 일본사회가 그러하듯이 상당히 고령화되어 있고 젊은이들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그 해답은 간단하다. 이들이 장래에 믿을 종교나 자신이 호감을 갖고 있는 종교를 자신의 종교로 대답했다는 결론이다. 일본은 전체 읍면도시의 68%나 되는 지역에 교회가 전무하기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 자체를 들어본 적이 없는 일본인들이 많다. 한국교회 단기선교팀들은 일본선교 가서 일본인들로부터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라는 대답을 자주 듣게 된다. 이처럼 복음 자체가 차단된 일본에서 10대의 7%가 기독교를 자신의 종교로 대답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이들 10대들은 영화나 외국드라마 기타 기독교의 영향을 받은 각종 서적을 통해서 기독교를 직간접적으로 전해 듣고 미지의 종교이지만 기독교를 선호하게 되면서 이런 결과들이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90년 초반까지만 해도 일본대학생선교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무하다시피 했다. 한국 CCC나 UBF, 예수전도단 등 한국과 해외선교단체들의 활동으로 최근에는 상당수 대학들에 기독교 동아리나 단체가 등록되어 활동을 하게 되었다. 특히 동경요한교회 김규동 선교사의 경우 한국유학생들을 통한 일본 젊은이 선교전략을 추진한 결과 일본전역에 수십 개의 교회를 세우고 젊은이 선교를 위한 교두보를 각 대학에 마련, 선교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90년대까지만 해도 이러한 일본 청년대학생들을 위한 선교가 매우 미약했었는데 최근 (비록 외국 선교사들의 영향이긴 하지만)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다. 또한 청년대학생 선교의 청신호를 일본 대학가에서 불고 있는 영어 가스펠송 붐으로 확인할 수 있다. 2000년도를 전후해 일본대학가에서는 가스펠송을 배우고자 하는 붐이 일고 있다. 기독교인 가스펠 싱어들이 부족해 미신자 일본인들이 가스펠송을 가르치는 재미있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일본인 청년들 중 미국이나 유럽으로 유학을 다녀온 젊은이들이 증가하면서 서구국가에서 자연스럽게 접촉한 복음의 영향으로 일본교회에 큰 힘이 되는 경우들이 많아지고 있다. 앞에서 언급했던 오사카 제이하우스교회의 이다카츠야 목사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그는 미국 유학 중 그리스도를 주로 영접했고 이어 풀러신학교를 졸업한 후 일본에서 교회를 개척했는데 매주 금요일마다 ‘펑키파티’라는 일본대학생 전도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 전도행사를 위해 교회 스태프들이 오사카대, 관서대학 등 오사카지역 대여섯 대학교에서 매주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프로그램을 소개하는데, 매주 금요일 100-150여명의 일본 대학생들이 몰려오고 있고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교회에 정착하기도 했다.

이처럼 일본교회는 일본청년들을 전도하기 시작했다. 일본선교의 미래는 결국 일본의 젊은이들이 얼마나 많이 헌신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들이 일본교회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것이다. 지난 수십 년간 거의 방치되어 왔던 일본 젊은이들에 대한 선교가 최근 각 선교단체와 일본교회들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점이 일본교회의 미래를 밝게 하는 또 하나의 요인이다.

오사카 주택가 골목에서 발견한 교회 안내판

셋째, 일본교회들이 복음주의적인 교회들로 탈바꿈하고 있다.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했을 때 일본교회들은 위기를 맞게 되었다. 그 이유는 전쟁에 어쩔 수없이 협력했던 교회의 도덕성 문제 때문이었다. 그러나 당시 그보다도 더 심각했던 일본교회의 문제는 일본교회에 불어 닥친 자유주의신학의 바람이었다. 독일신학의 영향으로 자유주의신학의 흐름이 당시 일본 대부분의 주요 교회들을 지배했다. 이들 자유주의신학은 성령사역을 인정하지 않고 성경에 오류가 있을 수 있으며 사도행전적인 역사나 기적은 일부 왜곡되었으며 오늘날에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가르쳤다. 이러한 자유주의신학이 일본교회를 강타하자 일본교회는 쇠락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다. 그것은 자유주의 신학이 휩쓸고 지나간 유럽에서도 쉽게 예를 찾아 볼 수 있다. 오늘날 텅 빈 영국, 독일, 프랑스의 유럽교회들은 자유주의신학의 영향으로 교회와 성도가 급감했다.


그리하여 90년 초까지 일본교회는 1%를 밑도는 수준까지 지속적인 감소를 거듭했다. 그런데 90년대부터 일본교회들이 복음주의적인 교회중심으로 재편되기 시작했다. 패전전후인 1930-50년경에는 자유주의신학의 흐름을 가진 교회들이 60-70%에 달했는데, 오늘날 일본교회는 그러한 자유주의 교회들은 30-40%대인 소수로 전락하고 성령의 역사를 인정하는 오순절교회와 말씀중심의 복음주의교회들이 급성장하면서 60-70%의 비중으로 바뀌었다. 이것은 일본 최대 교단이며 자유주의신학의 영향을 받은 ‘일본기독교단’ 교회들이 복음주의적인 교회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일본기독교사에 이정표를 세울 만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비록 복음주의파 교회들 가운데서는 아직도 성령의 역사와 신유사역 등을 인정하지 않는 교회들이 있기는 하나 대세는 성령의 역사를 인정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일본선교 전문가들은 오늘날 일본교회의 쇠락에 자유주의신학의 영향이 결정적이었다고 했는데 이제 자유주의신학에 영향을 받은 교회들의 급감에 반해 복음주의적인 교회들의 안정적인 성장과 오순절교회들의 급성장은 일본교회의 미래를 매우 긍정적으로 보게 만든다.

병 치유나 이적과 기사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이성적인 신앙에서 치유나 방언 등 체험적 신앙을 갖는 일본인들이 증가하고 있고 이는 우리가 중국을 비롯한 제3세계 선교지에서 보아왔던 강력한 성령의 역사를 기대할 수 있게끔 한다. 한 예로 동경에서 사역하는 박에스더 선교사는 60세가 다 되어 한국에서 교사생활을 마감하고 90년대 일본에 왔다. 우연히 한 명의 일본인을 만나 복음을 전하게 되었고 그가 예수님을 영접하게 되면서 건강과 정신적인 치료를 경험하였다. 그런데 그가 바로 통일교인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일본인 통일교인 선교가 급격히 진행되어 수백 명의 일본인들이 통일교에서 탈퇴하고 교회생활을 하면서 파탄된 가정이 회복되었다. 자녀나 가족문제로 골치 아파하던 일본인들이 자신의 가족이 돌아오자 이들이 박 선교사를 칭찬했고 이들의 추천으로 일본경시청(한국의 경찰청)으로부터 사회에 기여한 공로상을 받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놀라운 일본선교가 가능했던 것은 성령사역의 영향이었다. 지금은 일본교회들이 잘못된 토양을 바꾸는 과도기인 셈이다. 최근 10여 년간 미세하나마 일본교회는 성장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이 바람직한 복음주의적인 교회의 증가는 미래 일본선교의 가장 큰 보물이 될 것이다.

넷째, 일본교회들의 사역이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일본교회의 90%는 주일날 단 한 번의 예배가 일주일간 교회행사의 전부였다. 예배도 침침하고 딱딱했다. 물론 일부교회들이 수요기도회를 갖고 있으며 예배가 성령충만하게 진행되기는 하나 대부분의 일본교회들이 일주일에 단 한번 주일 오전예배로 성도들의 영적인 공급을 마무리한다. 나무나 풀이 잘 자라기 위해서는 적절히 영양분을 공급하고 물을 주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주일 단 한 번의 예배에 영적으로 튼튼한 성도들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영양실조에 걸렸다고 표현해야 옳을 것 같다.

그러던 일본교회들이 최근에는 제자훈련, 성경공부, 찬양집회, 새벽기도회, 금요기도회, 치유집회, 연합집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기 시작했다. 한국의 사랑의교회와 일본의 변재창선교사가 협력했었던 ‘평신도를 깨운다’라는 제자훈련 프로그램에는 일본전체 목회자의 10-20%가 직간접적으로 참가했거나 관련되었다. 더구나 최근에는 일본에서 찬양사역이 비교적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찬양사역을 통한 교회 부흥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금요철야나 새벽기도회를 가지면서 뜨겁게 기도하는 등 일본교회들이 성도들에게 전에 없었던 다양한 영적 자양분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대부분의 사역이 한국교회나 한국선교사들의 영향력 아래 이루어지고 있는 점은 감사한 일이다. 이들 일본교회의 예배 회복과 사역의 다양함은 일본교회의 성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다섯째, 일본에 불고 있는 한류 바람이다. 일본에는 현재 전 세계에서 3천 여 명의 선교사들이 사역하고 있다. 그중에 1/3인 1천명이 한국선교사들이다. 일본 전체 목회자 숫자가 1만 여 명이다. 전체 일본 사역자의 20% 전후가 외국인 선교사들로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 중에 한국선교사들이 현재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십여 년 간 일본에서 외국인선교사들은 엔고(円高) 현상 등으로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여 왔는데 그 빈 공백을 한국선교사들이 메워왔다.

이처럼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한국선교사들의 일본선교는 사실상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한국선교사들의 일본선교는 세계선교 역사상 유일하게 중문화권에서 고문화권으로 유입되는 선교의 특별한 모델케이스이다. 한 나라를 저문화나 고문화로 구분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경제력으로 표현한다면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선교하는 대표적인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선교사들의 일본선교는 지난 2000년 전까지는 항상 그러한 한계점을 갖고 있었다.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일본선교에는 헌신했는데 막상선교지에서 고자세인 일본인, 특히 상대방에게서 무엇인가 나보다 월등한 점이 없으면 상대를 하지 않는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선교하는 한국선교사들에게는 늘 무거운 숙제가 있었다. 일본인들은 무엇이나 상대방에게서 자신보다 뛰어난 점을 발견하면 그 자리에서 무릎을 끊고 신뢰를 하게 된다. 그러나 자신들의 문화가 한국보다 더 높다는 고정관념이 일본인들에게 있었기 때문에 현지인 접촉에 어려움을 겪는 선교사들이 많았다.

그것은 일본이 우리보다 선진국이라는 점 때문이다. 그런데 그러한 무거운 숙제를 단번에 해결해 준 사건이 일어났다. 바로 2002년 이후 일본에서 일어났던 욘사마로 불리는 한류 현상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이 그 촉매제 역할을 했다면 겨울연가의 주인공 일명 ‘욘사마(배용준)’가 일본열도에 한류의 불을 활활 타오르게 했다. 일본의 중년 주부들을 중심으로 한국드라마, 음식, 옷, 문화 등에 대한 관심이 일어나면서 일본선교 현장의 선교사들에게도 선교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현지에서 개최되는 김치강좌, 한글강좌, 한국문화강좌, 태권도, 코리안나이트에 많은 일본인들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선교현장의 제1관문인 접촉점(Contact Point)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일본인들이 한국에 대한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더구나 지속되는 한국의 야구나 축구 등 스포츠에서의 선전도 한류열풍에 한몫했다. 지금은 한류열풍이 많이 식었다고는 하나 그 한 번의 한류열풍이 한국인들에 대한 이미지를 급속도로 호전시켜 이제는 일본에서 한국인은 동남아에서 온 타 아시아인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각인되기 시작했다.

필자가 잠시 미국에 있을 때 만난 기시다 리츠꼬 씨는 그 당시 매일 배용준 씨의 웹사이트를 방문하는데 거기서 나오는 음악을 듣고는 매일 눈물을 흘린다고 했으며 하루라도 들어가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면서 얼마나 한국인들에게 호의적이었는지 지금 생각해 보아도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더구나 최근에는 이러한 일본의 한류붐을 이용해 한국교회가 시도 중인 맞춤형 일본선교전략인 ‘러브소나타’가 일본교회에 폭발적인 반응을 몰고 오고 있다.

각 도시에서 일본교회가 역사상 단 한 번도 그렇게 자체적으로 많이 모인 적인 없었는데 한류가수, 탤런트, 복음성가 가수들이 총동원된 러브소나타 이벤트를 통하여 일본교회들이 “우리도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일본에 불고 있는 한류붐은 일본선교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한국선교사들의 사역에 기름을 붓는 격으로 일본선교의 미래를 매우 자신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또한 이외에도 일본에는 지난 2000년을 전후하여 성경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일본인들이 성경을 읽고 이해해, 언젠가는 다가올 일본의 부흥을 위해서 하나님께서 일본인들의 마음을 준비시키는 과정을 우리가 목도할 수가 있었다.

글을 맺으며 일본선교 중 겪었던 필자의 두 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하나는 오사카대학교에서 한국 CCC선교사님과 함께 앙케트 조사를 하면서 겪었던 사실인데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서 한 번도 들어 본적이 없다던 한 일본인 대학생의 모습이었다. 또 다른 한 스토리는 동경립교대학에서 단기선교팀이 전도할 때 일본어가 서툰 한 선교단원이 통역자를 통해서 전도를 하고 있었는데 (사실은 그 통역자도 일본어가 중급정도라 자주 막혔음) 서툰 통역자를 통해 전도 받은 한 일본인 여자 대학생이 그 자리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한 일이다.

전자는 일꾼이 너무나 부족한 일본을 보여준다. 평생 동안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하고 죽어가는 수많은 일본인이 있다는 것이 오늘 일본선교의 현실이다. 후자는 선교라는 것은 성령님이 주도적으로 이끄시는 사역이라는 것을 가르쳐준다. 여리고 성벽과 같이 난공불락 요새처럼 보이는 일본선교도 우리가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여 성벽을 돌기만 하면 하나님이 성벽을 무너뜨리실 것을 믿기에 일본선교의 미래가 밝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교회에게 있어선 지금이 일본선교의 호기다. 하나님이 한류를 통해서 일본선교의 문을 활짝 열어 주셨기 때문이다. WBC 야구에서 한일은 대등한 위치에서 일희일비했었다. 일본인들에게 WBC 등 최근 10여 년간 양국 간의 이벤트를 통해서 한국이라는 나라가 깊이 각인되었다. 2008년 일본 외무성 조사에서는 일본인들의 한국인에 대한 호감도가 5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은 한국선교사에 대해서 선교비자의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있다.

지금 일본교회는 10-15%가 무목교회이고 모든 분야에서 한국교회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일본이 복음화되어 한국의 영적인 자원과 일본의 물질적인 자원이 더해지고 중국의 인적인 자원이 합해져서 세계복음화가 급속히 진전되는 그날을 기대한다.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행 16:9)”는 이 음성은 지금 한국교회를 향하여 절규하듯 손짓하는 일본영혼들의 외침이다. 한국교회가 영적인 기아 상태에 빠진 우리의 이웃을 외면하지 않게 되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