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7일 오후에 경기도 수원 창룡문 앞에서 '제3회 수원국제멍때리기대회'라는 요상한 이름의 대회가 열렸습니다. 전 세계 약 1500 여명의 신청자 중에서 유치원생부터 60대까지 70여명을 선발하여 '멍때리기대회가'가 열린 것입니다. 참가자들은 잔디밭에 요가 매트를 깔고 2시간 동안 무심한 눈빛으로 일정한 자세를 취하는 것입니다. 옆으로 누워 소파에서 TV 보는 자세, 컴퓨터에 집중한 자세, 가부좌, 어떤 이들은 변기에 앉아 일을 보는 자세 등 각자 개성 넘치는 자세를 선보였다고 합니다. 진행요원들은 지속적으로 일정한 자세를 취한 사람과 심박수를 체크해서 가장 안정적인 심박그래프를 보여주는 사람을 선정해서 1~3등을 시상했습니다.

멍때린다는 말은 정신이 나간 것처럼 아무 반응이 없는 상태를 일컫는 말입니다. ‘제1회 멍때리기 대회’에 후원을 했던 황원준 정신과전문의는 “사람의 뇌는 집중하다가도 멍한 상태로 전환해 휴식하는데, 요즘 사람들은 잠잘 때 빼고는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보면서 뇌를 혹사시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멍때리기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일종의 쉼표이다.”라며 “며칠간 계속 지속된다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단 몇 분, 몇 초의 멍때림은 정신 안정감을 얻을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생활방식 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멍때리기는 모든 욕심과 의욕을 다 내려놓고 멍하게 있는 시간인데 이것을 대회로 열어서 경쟁을 시키고 상을 주는 것은 모순입니다. 무엇이든 남보다 더 빨리 더 높게 더 많이 더 잘해야 한다는 경쟁의식이 멍때리기에까지 경쟁과 압박을 틈입한 것 같습니다.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잠시 잊어버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 안에 없는 새 힘과 능력을 우리 밖으로부터 다시 공급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수님은 세상이 줄 수 없는 평강을 샘물같이 우리 안에 계속 부어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 신령한 평안만이 우리를 새롭게 하며, 진정한 행복으로 인도합니다.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요14:27)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