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목사님이 경찰서 경목실에 볼일이 있어서 갔다가 나오는데, 어떤 사람으로부터 이상한 부탁을 받게 되었다. 자기 조카가 어떤 실수로 지금 경찰서 수사과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데, 좀 도와주면 사례하겠다는 부탁이었다. 목사님은 ‘나는 경찰이 아니라 목사입니다’하고 자신의 신분을 밝히면서 자신은 그런 부탁을 들어줄 능력도 힘도 없다고 말하였다. 그러자 그 사람이 정색을 하면서 “정말 죄송합니다. 목사님인 줄 모르고 실례를 했습니다. 저는 경찰서에 근무하는 형사인 줄 알았습니다.”

목사인 자기를 보고 경찰서의 형사인 줄 알았다는 그 말을 듣고 목사님은 교회로 돌아와 한참이나 거울을 들여다보며 회개했단다. 목사가 목사로 보이지 않고 강력계 형사로 보였다니 세상에 이럴 수 있느냐며 회개했단다.

사실이다. 목사는 목사답게 보여야 하고 장로는 장로답게 보여야 할 것이다. 목사가 형사 같이 보이고, 장로가 고리대금업자 같이 보이고, 권사가 사채 시장 큰 손 같이 보이고, 교인이 도둑같이 보인다면 그거 큰 문제이다.

어느 목사님의 칼럼을 보니 ‘용모는 하나님이, 표정은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글이 있더라. 용모는 하나님의 창조에 속하기 때문에 ‘잘 생겼다, 못 생겼다’하는 것은 내 책임이 아니고, 내가 신경 쓸 일도 아니다.

그러나 표정은 내가 책임져야 한다. 표정은 내 생활과 마음의 산물(産物)로서 내가 어떤 생활을 하느냐, 어떤 마음을 갖고 사느냐에 따라 밝을 수도 어두울 수도, 사랑스러울 수도, 사나울 수도, 표독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관심 갖고 신경 써야 할 것은 얼굴이 아니라 표정이다.

우리들의 얼굴과 표정이 예수님의 얼굴이요 표정이다. 사람들이 우리를 볼 때마다 야곱이 형 에서를 보며 ‘마치 하나님의 얼굴을 뵙는 듯 합니다’란 고백을 한 것처럼 그런 밝은 고백이 나와야 한다. 이와 말 나온 김에 옆 사람 얼굴 한번 쳐다보라. 예수님 얼굴이 보이는가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