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에 세계적인 복싱 전설 무하마드 알리가 미국 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74세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20세기 최고의 복서로 평가받는 알리는 1984년 파킨슨병 진단을 받고 투병해오다 최근 호흡기 치료를 받아왔다고 합니다. 알리는 그동안 폐렴과 요로 감염 등 합병증으로 수년간 병원을 오가다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서 생명보조 장치에 의존해 투병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알리는 1960년 로마 올림픽 복싱 라이트헤비급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본격적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렸습니다. 그러나 고국인 미국의 한 고급 레스토랑에서 흑인이란 이유로 입장 거부를 당하자 올림픽 금메달을 오하이오 강에 집어 던져버리고 프로 복서로 전향했습니다. 알리는 자서전에서 당시 “더는 검둥이로 살지 않겠다고 맹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알리는 같은 해에 소니 리스턴한테서 7회 TKO승을 뺏으면서 세계 헤비급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이때부터 190cm에 이르는 장신임에도 구사하는 발 빠른 스텝과 헤비급이라고 믿기 어려운 재빠른 몸놀림 등으로 세계적인 스타가 됐습니다. 그는 평소 자신의 권투 스타일을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고 표현했습니다.

링 밖에서 알리는 '철학자'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깊은 사유에서 나온 언변을 선보였습니다. “위험을 무릅쓸 용기가 없으면 인생에서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등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는 말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알리는 1960년대 미국 흑인 해방 운동에 동참하며 '인종차별'에 저항하는 복서로 각인됐습니다. 프로 전향 직후 자신의 본명인 캐시어스 클레이 대신 이슬람으로 개종하면서 무하마드 알리가 된 것도 “노예의 이름을 버리겠다”는 신념 때문이었습니다. 특히 알리는 미국의 베트남 전쟁 징병을 거부하며 “나는 베트콩에 거부감이 없다. 그들은 나를 검둥이라고 하지 않는다. 베트콩과 싸우느니 흑인을 억압하는 세상과 싸우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챔피언 자격을 박탈당한 알리는 선수 자격 징계까지 받아 3년 이상의 공백을 거쳤습니다. 이후 1974년 복귀전에서 조지 포먼에 KO승을 따내면서 끝내 WBA(세계권투협회), WBC(세계복싱평의회) 헤비급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알리의 통산 전적은 56승(37KO) 5패였으며, 3번의 헤비급 챔피언을 차지했고, 통산 19번의 타이틀 방어전에 성공하는 등 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세계 복싱계에 자신의 이름을 수놓았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알리는 세상을 뒤흔들었고, 그로 인해 세상은 더 좋아졌다. 그는 옳은 일을 위해 싸운 사람”이라고 추모했습니다.

그런데 알리가 평소에 했던 가장 의미심장한 말 중의 하나는 “나의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싸움은 첫 아내와의 싸움이었다”입니다. 세계 최고의 주먹을 가졌고, 그 주먹으로 세계를 지배했던 복서였지만 그의 아내를 이기는 것은 복싱보다 더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아내를 이기려는 남자는 결코 행복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도 우리를 이기려하지 않으셨고
우리를 위해서 대신 죽으셨습니다.

그리스도를 경외함으로
피차 복종하라
(엡5:21)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