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전서 2:10)  
   
     1.
     근시가 심한 한 노인이 있었습니다. 이 분은 뭘 보든, 어떤 일을 만나든 비판하기를 좋아했습니다. TV를 보면서도 끊임없이 참견하고 비난하고, ... 뭐든지 자기 맘에 드는 법이 없었습니다. 언제나 부정과 비판부터 하였습니다.
 
     어느 날 친구 부부들과 함께 미술관을 갔는데, 안경을 갖고 가지 않았습니다. 깜빡한 것입니다. 그러나 티를 내긴 싫어서 그림 한 점 한 점을 보면서 여느 때와 똑같이 부정적으로 비판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전신 초상화 앞에 서서 중얼거리듯 말합니다. “이 그림은 그림의 틀이 그림과 전혀 맞지 않아요. 이 사람은 잘 못 생겼고, 입은 옷도 너무 남루해요. 초상화를 그리려는 화가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형편없는 모델을 골랐는지 알 수 없군요. 초상화 그리려는 이가 이런 모델을 고른 것부터가 아주 큰 실수예요.”
 
     그러자 할머니가 옆에서 이렇게 속삭였답니다. “여보, 지금 당신은 거울을 보고 있는 거예요.”
 
     오늘 아침, 거울을 몇 번 보고 오셨습니까? 멋지던가요? 맘에 안 들던가요? 그러나 상관없습니다. 오늘 여러분을 만나기로 한 분, 우리 하나님은 우리 모두를 있는 그대로 다 이뻐하시고 기뻐하십니다.
 
     2.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누구나 다 그렇게 이뻐하시고 기뻐하시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늘 본문이 이렇게 증언합니다.
 
     “너희가 전에는 백성이 아니더니 이제는 하나님의 백성이요, 전에는 긍휼을 얻지 못하였더니 이제는 긍휼을 얻은 자니라.”
 
     기준이 있습니다. 분명하게 둘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전에는 백성이 아니더니, 전에는 긍휼을 얻지 못하였더니! 전에는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전에는 어떠했습니까? 어떤 사람이었기에 백성이 아니요, 긍휼을 얻지 못했습니까? 엡 2장이 전의 나의 모습을 이렇게 3가지로 특징 지어 설명합니다.
 
     첫째, 엡 2:2절, “그 때에 너희는 그 가운데서 행하여 이 세상 풍조를 따르고 공중의 권세 잡은 자를 따랐으니 곧 지금 불순종의 아들들 가운데서 역사하는 영이라.”
 
     그전에 내 모습은 어떠하였습니까? 열심히 산다고 했지만, 그게 모두 세상 풍조를 따라가는 행위였습니다. 그게 왜 문제인가요? 그 세상 풍조가 결국 공중의 권세 잡은 자, 곧 불순종의 아들들, 마귀의 역사를 따라갔던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상 유행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세상 흐름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애를 쓰며 살았는데, 그러다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사탄의 하수인 노릇을 하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소중한 것들을 다 놓치고, 아름다운 것들을 다 잃어버리고, 그저 어떻게 해서든지 돈을 벌어야 한다, 출세해야 한다, 합격해야 한다, 권력을 얻어야 한다 하며 기를 쓰며 남들처럼 살려고 하다가 부지중에 마귀가 좋아하는 삶을 살았고, 정작 자신은 그것도 모르고 살았습니다.
 
     둘째, 엡 2:3절, “전에는 우리도 다 그 가운데서 우리 육체의 욕심을 따라 지내며 육체와 마음이 원하는 것을 하여 다른 이들과 같이 본질상 진노의 자녀이었더니.”
 
     육체의 욕심을 따라 열심히 살았습니다. 육체와 마음이 원하는 것을 열심히 하며 살았습니다. 요즘에 세상에서 가르치는 것이 뭔가요?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해라! 그게 행복이다.’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면, 마음과 육체가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면 그가 어떤 형편이든지 그는 불행하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쉽게 결혼하고, 쉽게 이혼하고, 자기가 하고프니까, 자기가 가고프니까, 자기 몸이 원하니까, ... 이런 식으로 원하는 대로 다 행하며 살았는데, 그 결과가 뭔가요? 하나님의 진노를 쌓아가는 진노의 자녀가 되고 말았습니다. 내가 하고픈 것을 더욱 열심히 할수록 하나님과는 점점 더 원수가 되고, 하나님의 진노와 징계를 쌓아가는 저주 받은 인생이 되고 말았습니다.
 
     셋째, 엡 2:12절, “그 때에 너희는 그리스도 밖에 있었고 이스라엘 나라 밖의 사람이라 약속의 언약들에 대하여는 외인이요 세상에서 소망이 없고 하나님도 없는 자이더니”
 
     그 때에, 즉 전에 우리 형편은 어떠했다구요? 그리스도 밖에 있었으며, 하나님의 축복의 약속, 언약들에 대하여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구경꾼에 불과하여 소망도 없고, 하나님도 없던 불쌍한 이들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누가 무슨 축복을 받았데 하면 그래? 하면서 놀라기만 하지 자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남들이 복을 받고, 은혜를 받는 것이 그림의 떡에 불과한 그런 인생이었습니다. 김 집사가 기도 중에 능력 받았데 하면 좋겠네 할 뿐이지 자기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이 집사가 난치의 병을 치료 받았데 하면, 정말? 하면서 자기는 그저 구경꾼에 불과한 그런 처지였습니다.
 
     3.
     그런데 이제는 어떻게 되었다는 건가요?
 
     이제는 하나님의 백성이요, 이제는 긍휼을 얻은 자니라! 전에는 진노의 자녀였습니다. 그러기에 내 인생에 긍휼이 없었습니다. 그저 늘 긴장되고, 냉랭한 경쟁만 있었습니다. 언제나 벌 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만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젠 하나님의 은혜로 나는 진노의 자녀에서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습니다. 내가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는 뜻은 하나님께서 이제 나를 챙겨주신다는 뜻 아닌가요, 나를 먹여 살린다는 뜻 아닌가요?
 
     어떤 청년이 직장에서 교회에 다닌다고 하니까, 사장이 이렇게 말하더랍니다. “야, 교회가 밥 먹여 주냐?” 이 말을 들은 목사님은 그 청년이 교회에 오면 늘 이렇게 말했답니다. “넌, 꼭 밥 먹고 가라.”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는 것은, 이제 내 삶은 하나님께서 챙겨주신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보호하시고, 먹여주시고, 이끌어주시고, 행복을 주신다는 뜻입니다. 내 인생 내 것이라고 나 혼자 끙끙 앓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내 인생의 선장이 되어 주셔서 항해해 주신다는 뜻입니다. 믿습니까?
 
     어디 그 뿐인가요? 나에겐 이제 하나님의 긍휼이 있습니다. 전에는 진노의 자식이었는데, 이제는 하나님께서 나를 법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긍휼로 대하십니다. 전에는 나는 율법의 자식이었습니다. 항상 법으로 나를 대하셨습니다. 이거 했냐 저거 했니? 그래서 이거 안 하고 저거 안 지키면 늘 채찍과 책망이 뒤따라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나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나는 법의 자식이 아니요 은혜와 사랑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아무리 내가 잘못해도, 아무리 내가 실수를 해도 나에겐 먼저 사랑이, 긍휼이, 용서가 따라옵니다. 주님은 늘 나를 불쌍히 여기십니다.
 
     내 고등학생 시절에, 부모님이 자주 찾아오는 녀석이 공부 시간에 졸면 선생님은 ‘얼마나 밤새 공부했으면 졸겠냐’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다른 애가 졸면 ‘이 자식은 맨날 졸아’하고 야단을 치셨습니다. 긍휼의 자식과 진노의 자식은 대하는 게 아주 다릅니다.
 
     내 인생, 하나님이 긍휼히 여기신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내 사업에 하나님의 긍휼이 임한다면 어떻게 되어갈까요? 내 병든 육신에 주의 긍휼이 찾아든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정말이지 하나님께서 나를 늘 긍휼히 보신다면 내 인생, 어떤 역사가 일어날 것인가요?
 
     나는 늘 이렇게 기도합니다. 이런 기도로 매어 달립니다. “하나님, 제발 나를 좀 불쌍히 보세요. 나를 긍휼히 여겨주세요. 네 힘으로 살라 하지 마시고, 내가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 하는 마음을 가져주세요.” 나는 하나님의 긍휼이 늘 내게 있음을 믿습니다.
 
     4.
     시 103:2절은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며 그의 모든 은택을 잊지 말지어다.”라고 우리에게 일러줍니다. 잊지 말지어다. 뭘? 그의 모든 은택을!
 
     그의 모든 은택이 뭔가요? 많죠. 그러나 그 중에도 가장 기본적인 것이 있습니다. 전에는 내가 하나님의 관심 밖에 있었습니다. 전에 나는 진노의 자식이었습니다. 전에 나는 마귀의 자식이었습니다. 어둠의 자식이었습니다. 내게는 은혜가 아닌 책망이, 긍휼이 아닌 진노가 예비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나는? 당당히 선포하거니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고, 하나님의 관심 속에 살고 있고, 하나님의 긍휼 안에 살고 있습니다. 나는 예수 믿는 사람으로 예수의 이름의 능력과 권세 아래 살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나를 엄청나게 사랑하십니다! 할렐루야!
 
     “전에는 너희가 백성이 아니더니 이제는 하나님의 백성이요, 전에는 긍휼을 얻지 못하였더니 이제는 긍휼을 얻은 자니라!”
 
     하나님이 여러분을 대하는 시선이 바뀌었습니다! 하나님의 긍휼이 무궁한 하나님의 백성으로 감사함 속에 복에 복을 누리는 성도로 남은 세월 당당하게 살아갑시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