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니엘 10:10~21 한 손이 있어 나를 어루만지기로 내가 떨었더니 그가 내 무릎과 손바닥이 땅에 닿게 일으키고 내게 이르되 큰 은총을 받은 사람 다니엘아 내가 네게 이르는 말을 깨닫고 일어서라 내가 네게 보내심을 받았느니라 하더라 그가 내게 이 말을 한 후에 내가 떨며 일어서니 그가 내게 이르되 다니엘아 두려워하지 말라 네가 깨달으려 하여 네 하나님 앞에 스스로 겸비하게 하기로 결심하던 첫날부터 네 말이 응답 받았으므로 내가 네 말로 말미암아 왔느니라 그런데 바사 왕국의 군주가 이십일 일 동안 나를 막았으므로 내가 거기 바사 왕국의 왕들과 함께 머물러 있더니 가장 높은 군주 중 하나인 미가엘이 와서 나를 도와 주므로 이제 내가 마지막 날에 네 백성이 당할 일을 네게 깨닫게 하러 왔노라 이는 이 환상이 오랜 후의 일임이라 하더라 그가 이런 말로 내게 이를 때에 내가 곧 얼굴을 땅에 향하고 말문이 막혔더니 인자와 같은 이가 있어 내 입술을 만진지라 내가 곧 입을 열어 내 앞에 서 있는 자에게 말하여 이르되 내 주여 이 환상으로 말미암아 근심이 내게 더하므로 내가 힘이 없어졌나이다 내 몸에 힘이 없어졌고 호흡이 남지 아니하였사오니 내 주의 이 종이 어찌 능히 내 주와 더불어 말씀할 수 있으리이까 하니 또 사람의 모양 같은 것 하나가 나를 만지며 나를 강건하게 하여 이르되 큰 은총을 받은 사람이여 두려워하지 말라 평안하라 강건하라 강건하라 그가 이같이 내게 말하매 내가 곧 힘이 나서 이르되 내 주께서 나를 강건하게 하셨사오니 말씀하옵소서 그가 이르되 내가 어찌하여 네게 왔는지 네가 아느냐 이제 내가 돌아가서 바사 군주와 싸우려니와 내가 나간 후에는 헬라의 군주가 이를 것이라 오직 내가 먼저 진리의 글에 기록된 것으로 네게 보이리라 나를 도와서 그들을 대항할 자는 너희의 군주 미가엘뿐이니라

며칠 전, 조용한 피정의 시간을 갖고 있는 나에게 한 밤중에 급한 문자 메시지가 날아들었습니다. “동기 박 수진 목사 부부 필리핀에서 교통사고로 오늘 사망.” 여러분도 뉴스를 보시고 깜짝 놀라셨겠지만, 저는 그 보다 더 놀랐습니다. 그 분은 제 신학교 동기이기 때문입니다.

신학교 다니실 때는 조용한 분이었는데, 봉천동의 꿈꾸는 교회에 가서는 얼마나 전력을 다해 목회를 하셨는지, 교회를 잘 성장시켜 놓으신 귀한 목사님이셨습니다. 제가 이번에 본의 아니게 신학교 동기회 총무가 되어서, 동기 목사님들과의 관계를 많이 갖고 있습니다.

정말 귀한 분이 가셨습니다. 부목사님 몇 분도 함께 가셨으니, 그 교회, 꿈꾸는 교회는 정말 꿈꾸는 것 같은 아픔을 당하였습니다. 몇 목사님들과 이야기 하다가 ‘그렇게 귀한 분을 왜 그리 허망하게 교통사고로 데리고 가셨을까?’ 하며 주님이 하신 일에 대해 모두들 침울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간에 이 박 목사님 가족이 태백으로 휴가를 오셨답니다. 작년에 우리 예수마을에서 태백으로 수련회 갔을 때, 많은 도움을 주셨던 윤창현 목사님 댁에 휴가를 왔었답니다. 그 때 박 목사님 가족이 얼마나 즐거워하던지, 박 목사님이 그러더랍니다. 가족들과 함께 휴가 나온 것이 처음이라고.

이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하, 박 목사님이 우리 같으면 평생 할 일을 너무 열중하여 벌써 다 해버리셨구나. 그래서 할 일을 다 하셔서 주님이 더욱 좋은 곳으로 부르셨구나.” 그렇게 위로를 받았습니다. 오로지 목회에만 열중하여 가족 휴가를 한 번도 갖지 못할 정도였답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여러분, 열심히 일 한다는 것은 좋지만, 너무 과(過)하게 하지는 마십시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가끔은 농땡이도 좀 치십시오. 가끔은 좀 꾀병도 부리십시오. 가끔은 좀 드러눕기도 하십시오. 너무 자기 몸을, 인생을 학대하며 바지런 떨지 마십시오.

제 몸 돌보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이들, 이렇게 아쉽게 가지 않으면, 대부분은 탈진합니다. 몇 해 전 유행한 광고 문구 중에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것이 있었지만, 떠나지 못할 정도로 탈진한 사람들이 매우 많습니다. 손가락 하나 까닥할 수 없을 정도로 탈진한 사람들, 금방 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그런 탈진한 이들이 꽤 있습니다.

영어 단어로는 이것을 ‘burn out’이라고 합니다. 홀랑 다 태워버려 아무 것도 남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그런 상태를 뜻합니다.

육신적으로도 이렇게 탈진, burn out하면 매우 위험한데, 영적으로 탈진한 이들은 어떨까요? 심적으로 탈진한 사람은 또 어떨까요? 우울증에 빠져들거나 살고픈 마음이 싸악 사라진, 언제나 죽음을 생각하며 사는 이들일 것입니다. 즐거움도, 해보고픈 마음도, 관심도 사라지는 그런 상태에 빠져든 이들이 꽤 있습니다. 이래선 안 되는데 하면서도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런 이들이 있습니다.

육적, 심적, 영적으로 burn out 된 상태에서, 탈진된 상태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올해 이 무더운 여름철, 이 더위에 지쳐버린 우리들의 쇠약한 상태에서 우리는 벗어나야 합니다. 어떻게 벗어날 것입니까?

탈진한 남자 이야기

오늘 본문에서 우리는 한 탈진한 남자, burn out 된 한 하나님의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어느 정도로 탈진했는지 아십니까?

본문 바로 앞의 8절에 의하면, “그러므로 나만 홀로 있어서 이 큰 환상을 볼 때에 내 몸에 힘이 빠졌고 나의 아름다운 빛이 변하여 썩은 듯하였고 나의 힘이 다 없어졌으나 내가 그의 음성을 들었는데 그의 음성을 들을 때에 내가 얼굴을 땅에 대고 깊이 잠들었느니라.”

몸에서 힘이 쏘옥 다 빠져나갔습니다. 얼굴이 시꺼멓게 변했습니다. 마치 썩은 얼굴, 동태눈입니다. 그리곤 마침내 힘이 다하여, 뭔가 소리가 들리는데도 땅에 엎어져 깊이깊이 잠들어 버렸습니다.

모든 의욕, 의지가 사라진 모습입니다. 모든 게 다 귀찮은 모습입니다. 뭔 소리가 들려오는데도 귀찮아서 그냥 저절로 깊은 잠에 빠져들어 갑니다. 마치 땅 속으로 꺼져 들어가듯이 그렇게 그렇게 깊은 잠에 빠져들어 갑니다. 이 사람, 그냥 그대로 두면 마침내 깨어나지 못하고 그냥 그대로 깊은 잠에 들어가, 죽을 지도 모르는 그런 상태입니다.

하나님의 사자가 어루만져도 떨기만 하지, 어떻게 해 볼 의지를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본능적으로 부르르 떨기만 하지 일어날 생각도, 의지도, 그리고 힘도 없습니다. 이 정도면 거의 죽음의 문턱에 다 다른 사람입니다. 죽는 것이 좋사오니 라고 기도할 사람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사자가 그를 어떻게 합니까? “한 손이 있어 나를 어루만지기로 내가 떨었더니 그가 내 무릎과 손바닥이 땅에 닿게 일으키고”

이 장면을 상상해 보십시오. 거의 죽은 것 같이 땅에 엎어져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일으키시는데, 무릎과 손바닥이 땅에 닿게 일으키십니다. 무릎과 손바닥이 땅에 닿게 일으키시려면 어디를 잡아 일으켜야 합니까? 허리춤, 그것도 등의 허리춤을 잡아 억지로, 강제로 들어 올려야 합니다. 그래야 손바닥과 무릎이 땅에 닿을 수 있습니다.

얼마나 귀찮을까요? 얼마나 싫었을까요? 이런 거 당해 본 적 있습니까? 일어나기 싫은데, 억지로 내 허리춤을 뒤에서 잡고 들어 올리는데, 억지로 그리 당하니 자연스레 손바닥과 무릎이 땅에 닿습니다. 그러나 기분이 나쁩니다. 매우 귀찮습니다. 자존심이 상합니다. 정말 싫습니다. 그렇게 나를 물건 취급하듯이 싫다는데도 들어 올리는 이가 무척 밉습니다.

대학시절에, 한 친구가 술에 절어 한 겨울밤, 길거리에서 졸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시인으로 활동하는 유명한 친구인데, 당시엔 술을 너무 많이 마시는 친구였습니다. 얼마나 마셨는지 정신을 못 차립니다. 그런데 길에다 그냥 놔두고 가면 얼어 죽기 딱이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친구와 함께 양쪽에서 어깨를 잡고 일으켜 세워 그 친구의 하숙집으로 끌고 가다시피 갔습니다. 그런데 이 술 취해 정신이 없는 이 친구가 얼마나 욕을 해 대는지 모릅니다. “내 버려둬. 누구야, 이렇게 귀찮게 구는 게? 야, 날 내버려두란 말이야.”

순간, 속에서 욕 듣는 게 싫어서 ‘그냥 내버려 두고 갈까’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날 밤 그대로 두고 가면 분명 그 친구는 얼어 죽을 것입니다. 그래서 욕에 욕을 먹으면서도 끌고 갔습니다. 끌고 가는데 얼마나 귀찮아하고 짜증을 내는지 모릅니다.

마치, 이런 모습입니다. 지쳐 버렸습니다. 홀랑 다 타버렸습니다. burn out된 상태입니다. 모든 게 다 귀찮습니다. 그래서 땅바닥에 쓰러져 깊이깊이 잠들어 버리는데, 누군가가 자기 허리춤을 잡고 들어 올립니다. 얼마나 기분 나쁘고, 얼마나 귀찮습니까?

그런데도 상대방은 그렇게 억지로, 강제로 그렇게 합니다. 그 결과 어떻게 됩니까? 그는 마침내 탈진된 상태에서 벗어납니다. 살아납니다.

사자의 음성 들은 다니엘

오늘 분문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물론 오늘 본문의 그 지쳐버린 남자는 다니엘입니다. 선지자입니다. 하나님의 사역을 하는 이입니다. 그런데 너무 지쳐버렸습니다. 사역이 힘들어서, 보여주시는 그 계시된 내용들이 너무 벅차서, 이러저러 해서 그는 탈진(脫盡)하였습니다. 소진(消盡)하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사자가 강제로 일으켜 세웁니다. 사실 당신의 종이 이 정도로 탈진했다면 ‘이젠 좀 쉬라’고 할 만한데, 하나님은 억지로 그를 일으켜 세웁니다. 제 스스로 일어서려고 하지 않는 그를 억지로 허리춤을 잡아 들어 올립니다. 다니엘은 억지로 억지로 일어납니다. 다니엘의 기분은 어떠했을까요?

정말 정말 나빴을 것입니다. 쉬지도 못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사자가 너무도 미웠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사자의 음성이 들려옵니다. “큰 은총을 받은 사람 다니엘아! 내가 네게 이르는 말을 깨닫고 일어서라.”

다니엘 보고 큰 은총을 받은 사람이랍니다. 그러면서 깨닫고 일어서라고 합니다. 그 힘든 역사, 억지로, 강제로 일으켜 세우는 것이 은총이랍니다. 그리곤 일어서랍니다. 이후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요?

대화가 시작됩니다. 하나님께서 사자를 통해 먼저 말씀하십니다. 그러자 어떻게 되는가요? 15절, “그가 이런 말로 내게 이를 때에 내가 곧 얼굴을 땅에 향하고 말문이 막혔더니” 여전히 힘이 듭니다. 여전히 기력이 없습니다. 지칩니다. 뭔가 말을 하고픈데 말할 힘이 없습니다. 입이 열리지 않습니다. 자기 딴에는 뭔가 성의를 보이려고 하는데, 할 수가 없습니다. 그만큼 탈진이 심합니다.

그러자 16절, “인자와 같은 이가 있어 내 입술을 만진지라 내가 곧 입을 열어 내 앞에 서 있는 자에게 말하여 이르되 내 주여 이 환상으로 말미암아 근심이 내게 더하므로 내가 힘이 없어졌나이다.”

여기서 우리는 다니엘 앞에 서 있는 대상이 바뀐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직전 까지 하나님의 사자, 천사장이었는데, 16절에선 ‘인자와 같은 이’입니다. ‘인자와 같은 이’는 다니엘서의 독특한 표현으로 메시아, 즉 성자 하나님, 곧 성육신하기 이전의 예수님입니다. 다니엘이 하나님께서 당신의 천사를 통해 어루만지심에, 억지로라도 일으켜 세우시려고 하심에, 뭔가 응답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무슨 말이라도 하려고 하였으나 여전히 말문이 막혀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러자 이번엔 성자 하나님이 직접 그 안타까운 다니엘의 입술, 뭔가 말하고 싶으나 기력이 없어 말문이 열리지 않는 그 입술을 어루만지십니다. 마음속으로라도 뭔가 하나님의 역사에 응하려고 하는 마음을 갖자 하나님께서 친히 역사해 주십니다.

그리곤? 드디어 말문이 열린 다니엘, “내 주여, 이 환상으로 말미암아 근심이 내게 더하므로 내가 힘이 없어졌나이다. 내 몸에 힘이 없어졌고 호흡이 남지 아니하였사오니 내 주의 이 종이 어찌 능히 내 주와 더불어 말씀할 수 있으리이까”

자기 사정을, 탈진하고 쇠진한 자기 형편을 다시 아룁니다. 기껏 입을 어루만지며 힘을 주어 말을 하게 했더니 자기 형편을 불평하듯 중얼거리는 다니엘, 하나님께서 기분 나빠 하셨을까요?

아닙니다, 18절, “또 사람의 모양 같은 것 하나가 나를 만지며 나를 강건하게 하여”

터치(touch) 하십니다. 만져 주십니다. 그리곤 힘을 더하여 주십니다.

주님의 터치를 경험해 본 적이 있으십니까? 어느 목사님이 교회 개척이 너무 힘들어 한 겨울 추운 교회 바닥에 엎드려 한 없이 울면서 울면서 기도하였답니다. 낙심도 되고, 화도 나고, 한심하기도 하고, 별의별 생각이 다 들면서 울고 또 울고, 그렇게 한참을 기도하다 보니, 어느 순간, 이상한 느낌이 오더랍니다. 그렇게 차가운 바닥에 엎드려 울며 기도하는 자신의 어깨 위로 예수님의 손길이 마치 보드라운 날개처럼 내려와 덮이는 그런 느낌이 오더랍니다. 그래서 이번엔 감격하여 울고 또 울었답니다.

나는 터치를 좋아합니다. 내 두툼한 손으로 교우들의 손을 꼬옥 잡아주는 것을 좋아합니다. 또한 교우들이 나를 터치해 주는 것도 좋아합니다. 그러나 제일 좋아하는 터치는 주님의 터치! 난 주님의 터치를 너무 너무 좋아합니다.

이 주님의 터치, 언제 임하는지 아십니까? 병들었을 때, 상처를 심하게 받았을 때, 자기 혼자 버려졌다는 느낌이 들 때, 절망적인 생각이 들 때, 쇠진하고 탈진하였을 때, 예배당에서 혼자 기도할 때, 주님 앞에 울며 기도할 때, 주님의 터치가 내게 임합니다. 성경에 보면 거의 모든 위대한 사역자들은 모두 이 경험들을 다 하였습니다. 주님의 터치, 그 느낌.

지금 다니엘이 그 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만져주십니다. 터치하십니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힘을 부여해 주십니다. 그 뿐 아니라 이젠 말로도 격려해 주십니다.

“이르되 큰 은총을 받은 사람이여 두려워하지 말라 평안하라 강건하라 강건하라.”

그러자 비로소 다니엘은 일어납니다. 그리곤 말합니다. “이같이 내게 말하매 내가 곧 힘이 나서 이르되 내 주께서 나를 강건하게 하셨사오니 말씀하옵소서.”

다니엘이 밥을 먹었다는 기록이 없습니다. 그저 하나님께서 어루만져 주시고, 힘을 더하여 주시자, 믿음과 순종함으로 일어나 사역을 감당하겠다고 합니다.

본문은 우리에게 뭘 말씀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모두 쓰러질 때가 있습니다. 잘 못 해서 쓰러지는 게 아니라, 열심히 살다 보면 쇠진할 때가 있습니다. 열심히 살았지만, 그야말로 수고의 떡을 먹고, 아침 일찍 일어나고, 밤늦게 누웠지만, 성과는 별로고, 그로 인해 마음이 더 상하여 마침내 쓰러질 때가 있습니다.

어떨 때는 몸은 멀쩡하지만, 이미 속은, 마음은 부정적이고, 비극적인 생각으로 가득한 때가 있습니다. 늘 죽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는 때가 있습니다. 평상시와 다름이 없지만, 그러나 속으론 그게 그거고, 별 게 있으랴 싶은 포기한 듯 한 마음, 아무런 의욕도 의지도 없는 그런 때가 있습니다.

이게 아닌 데 하고 느끼지만, 도무지 거기서 벗어날 수 없어 언제나 죄의식 속에 살아가는, 하나님께 예배하고 기도하는 것은 거의 명맥만 이어갈 뿐, 가급적이면 예배를 피하고 싶고, 기도를 회피하고 싶은, 하나님과 맞닥뜨리는 것이 부담스러운 그런 영적 쇠진의 때가 있습니다. 게다가 그 사실을 자신도 잘 알고 있습니다. 계속 이러다간 큰일 나는데.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귀찮습니다. 그럼에도 일부러 길을 찾기 싫습니다.

예전과 달리 툭하면 불평이 터져 나옵니다. 툭하면 쫑알거리게 됩니다. 웬만하면 넘어가던 것도 이젠 못 넘어가겠습니다.

그리곤 마침내 주의 이름을 부를 수도 없습니다.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면 구원을 얻으리라’는 말씀을 알면서도 주의 이름을 부를 영적 기력조차 다 잃어버렸습니다. 에라, 모르겠다, 어떻게 되겠지 하는 심정입니다.

한 때 이렇게 쇠진했을 때, 이 찬송만 부르면 눈물이 나곤 했었습니다. “무거운 짐을 나 홀로 지고 견디다 못해 쓰러질 때 불쌍히 여겨 구원해 줄 이 은혜의 주님 오직 예수.”

그렇습니다. 이럴 때 누가 나를 도와주십니까? 예수님! 예수님은 결코 자기 백성을 내버려두지 않으십니다. 목자 되신 예수님은 설령 제 발로 걸어 나갔더라도 음침한 사망의 골짜기에 빠진 한 마리 양을 위해 99마리를 뒤에 두고 찾아 나서시는 분이십니다. 그런 목자 되신 예수님이 나를 도와주십니다. 나를 붙드시고, 나를 도와주십니다.

그래서 때론 억지로 나를 일으키십니다. 다니엘의 경우처럼 말입니다. 무릎과 손바닥이 땅에 닿게, 그렇게 억지로, 강제로 들어 올리며 일으키십니다. 귀찮아하고, 힘들어 함에도 ‘그럼 네 맘대로 해라’하고 포기하지 않으시고, 귀찮아 쫑알거리는 나를 끝내 참으시며 일으켜 세우십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억지로라도 기도하라고 할 때 기도하십니다. 체면 때문에라도 새벽 기도해야 할 것 같으면 하십시오. 아무리 힘들고 벅차도, 설령 하루 종일 졸더라도 특별 새벽기도회를 한다면 억지로라도 나오십시오. 마치 손바닥과 무릎이 땅에 닿는 것 같이 억지로 들어 올리는 것 같을지라도 새벽에 나오십시오. 거룩한 무리들의 기도회, 성도들의 기도회에 나오십시오. 초대 교회 이후로 성도들의 기도회에는 영적 권세가 있었습니다. 능력이 있습니다. 응답이 있습니다. 하늘의 역사가 있습니다. 억지로, 마지못해 나오더라도, 거기엔 그 다음의 역사, 그 다음의 은총이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큰 은총이라고 합니다.

대체 무슨 큰 은총입니까? 나와 보십시오! 알 것입니다. “깨닫고 일어서라!” 말씀하십니다. 깨달음이 있고, 일어서게 될 것입니다. 나오기 전에는, 거룩한 사람들, 성도들과 함께 영이 하나가 되어 기도하기 전에는 전혀 알 수 없는 그런 깨달음이 있을 것입니다.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렘 33:3) 부르짖는 자, 간절히 간구하는 자에게 하나님께서 보여주십니다. 깨닫게 하십니다.

아브라함 링컨의 ‘내가 실패했다고 느껴질 때 드리는 기도’란 기도문이 있습니다. “주님! 저에게 무었을 말씀하려고 하십니까? 실패는 내가 패배자란 말은 아닙니다. 단지 내가 아직 성공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실패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중요한 것을 배웠다는 것입니다. 실패는 내가 어리석다는 것이 아닙니다. 시도할 충분한 믿음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실패는 내가 치욕을 받은 것이 아닙니다. 내가 감히 시도했었다는 것입니다. 실패는 내가 그것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방법으로 무엇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패는 내 인생이 하급품이란 것이 아닙니다. 내가 완전치 않다는 것입니다. 실패는 내 시간을 탕진했다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다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패는 이제 내가 포기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패는 내가 결코 이룰 수 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나에게 보다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실패는 주께서 나를 버렸다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이 더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아멘.”

맞습니다. 하나님께선 나 보다 더 좋은 아이디어, 더 기막힌 계획을 갖고 계십니다. 그런데 이것을 어찌 알 수 있습니까? 기도할 때 성령의 감동 속에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기도하십시오. 기도하지 않으면 뻔 한 것도 못 보고, 뻔한 것도 깨닫지 못합니다. 그러나 기도하면 비밀의 것, 은밀한 것까지 다 보게 되고, 알게 됩니다.

더군다나 오늘 말씀을 보니, 억지로 들어 오른 다니엘, 비록 종알거리는 것이지만 그래도 뭔가 말하려고 할 때, 영 기운이 딸려서 입을 열지 못하자, 친히 성자 하나님께서 그 입을 어루만지실 뿐만 아니라, 터치하시며 힘을 불어넣어주십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강건케 하시며, 기도의 역사를 이루게 하십니다.

내가 기운을 조금만이라도 내면, 하나님께서는 몇 갑절의 힘을 내게 더하여 주십니다. 내가 일어설 기미만 보이더라도 하나님께선 이불을 박차게 해 주시고, 주의 성전으로, 거룩한 성도들의 기도 모임, 새벽기도회에 나가게 하십니다.

일어나기를 원하십니까?

한 여름의 지쳐버린 몸과 마음, 영혼을 다시 정화시키며, 말씀과 찬양으로 강건하게 일어나기를 원하십니까? 지금의 빈약한 영적 상태, 그런 수준에서 일어나기를 원하십니까?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까?

기도부터 하십시오! 억지로라도 일어나기부터 하십시오! 체면 때문에라도 새벽 기도부터 시작하십시오! 새벽에 나와 기도함으로 일어나십시오! 예수님께서 강하게 세워주실 것입니다.

언젠가 신문에서본 기사인데, 한 인터넷에서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하느냐’고 네티즌들에게 물었습니다. 답변자의 55%가 ‘시원한 물을 마신다’고 대답했습니다. 이어 38%가 ‘화장실에 간다’고 답했고, ‘TV를 켠다’, ‘아예 아침에 안 일어난다’ 등의 순이었습니다.

거룩한 주의 백성, 여러분은 아침에 일어나면 무엇부터 하십니까? 어느 목사님의 글을 보니 이런 내용이 있더라고요. 우리가 아침에 일어날 때 우리와 함께 일어나는 존재가 있답니다. 누구? 마귀랍니다. 내가 아침에 일어날 때 마귀도 그 시간에 나와 함께 일어난답니다. 왜 그렇게 부지런할까요? 하나님께서 오늘 나에게 주시는 축복을 빼앗으려는 목적 때문이랍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요? 기도와 성경부터 보아야 합니다. 기도로 하나님과 통하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주님과 동행하면 마귀는 저절로 물러갑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의 연약함을 털고 이제 다시 강한 주의 군사로 일어섭시다. 이사야서에 보면 이런 주님의 말씀이 나옵니다.

“야곱아 어찌하여 네가 말하며 이스라엘아 네가 이르기를 내 길은 여호와께 숨겨졌으며 내 송사는 내 하나님에게서 벗어난다 하느냐”(사 40:27) 잘 풀리지 않는다고, 자신이 쇠진했다고 어째서 신세 한탄만 하고 있느냐 하는 말씀입니다. 어째서 하나님의 관심과 사랑을 의심만 하고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결론을 내립니다.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가 날개 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달음박질하여도 곤비하지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하지 아니하리로다” (사 40:31)

하나님을 앙망하는 자, 새벽에 일어나 하나님을 바라보며 간구하는 자, 소망을 두는 자, 새 힘을 얻을 것입니다. 독수리가 날개 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달음박질하여도 곤비하지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하지 아니할 것입니다. 이 축복의 말씀이 내일부터 특별 새벽기도회의 역사에 일어나 참여하는 모든 성도들에게 그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