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아이굿뉴스)

정헌교 목사, 지난 19일 기자회견 열고 마지막 주간 공명선거 다짐

▲ 목사 부총회장 후보 정헌교 목사가 공명선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최기학 목사, “선거법 위반 후보와 공명선거 다짐 무의미” 회견 불참

예장 통합 목사부총회장 후보 정헌교 목사가 지난 19일 백주년기념관 제1연수실에서 ‘공명선거’를 다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기자회견은 당초 목사부총회장 후보 최기학 목사와 장로 부총회장 후보 손학중 장로가 함께 할 예정이었으나, 2명은 불참한 채 정 목사 단독으로 진행됐다. 후보자들은 각각 금권선거 없는 공명선거를 다짐했지만 예장 통합 내 고질적인 금권선거 논란은 이번에도 털어내기 어려울 전망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헌교 목사는 “총회를 앞두고 마지막 주간에 금품살포를 안 하는 것과 돈 봉투에 대해서 고발하면 30배의 보상금을 지불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목사가 이와 같은 공약을 내건 이유는 통상 총회를 앞둔 마지막 주간에 가장 혼탁한 금권 및 부정선거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목사는 “후보들이 서로 돈을 안 쓰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마지막에 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선거캠프에서는 금권선거 안하면 패배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후보들은 이러한 여론을 이겨내고 금권선거를 하지 말자고 이야기 했었다”고 밝혔다.

정헌교 목사의 이와 같은 공명선거 다짐에도 불구하고 이날 기자회견 의미는 다소 퇴색됐다. 정 목사가 자신이 시무하는 강서교회로 강사를 초청한 것 때문에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1회 주의를 받았고, 최근 노회에 식사를 대접하고 홍삼을 선물했다는 고발이 접수돼 또다시 1회 주의를 받아, 선거법 위반으로 총 1회 경고를 받았다. 즉, 선관위로부터 선거법 위반 경고를 받은 후보가 공명선거를 다짐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 것.

이에 대해 정 목사는 “나에 대해 4건의 고발이 있었다. 우리가 조사를 했더니 가지도 않은 자리에 대해 고발했더라. 고발인도 밝히지 않고 소명의 기회도 주지 않았다. 받은 사람이 없는데 증거가 있다고만 말한다. 이를 받아들일 수 없어서 나도 상대후보를 허위사실유포와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했다”며 “피고발인의 소명도 듣지 않고 절차와 과정을 생략한 선관위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상대후보인 최기학 목사(상현교회)의 입장은 달랐다. 최 목사는 “공명선거 기자회견은 정 목사가 먼저 제안했고, 클린-공명선거에는 당연히 응해야 한다는 생각에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런데 정 목사가 식사를 대접하고 홍삼을 선물해 선거 판도가 바뀌겠다 싶어 고발했고, 노회별로 모두 확인했다”며 금권선거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최 목사는 “정 목사는 이미 선관위로부터 경고를 받았고, 선거법을 위반한 후보와 공명선거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불참했다”며 “이번 총회에서는 반드시 선거개혁이 일어나야 하고, 선거의 개혁이 총회의 개혁이자, 곧 한국교회의 개혁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돈을 뿌린다는 것은 목사의 양심으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총회까지 불과 일주일. 공명선거 기자회견에도 불구하고 예장 통합의 고질적인 돈 선거 문제는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후보자들 입에서도 돈 선거 유혹을 받았다는 증언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정헌교 목사는 기자회견에서 “캠프에서 금권선거를 제안한 사람들이 있다”고 발언했고, 최기학 목사 역시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랜 관행이 있으니 그런 제안을 하는 분들이 있다”고 말하며 교단 내 뿌리 깊은 금권선거 현실을 인정했다. 두 후보 모두 "단호히 거절했다"고 말했지만, 한 표가 절박한 후보자들에게는 뿌리치기 힘든 유혹임이 분명해 보인다.

새로운 100년을 향해 출발하는 예장 통합의 101차 총회. 통합은 ‘다시 거룩한 교회로’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이단 해제를 다룬 특별사면 후폭풍과 금권선거 논란 등으로 치열한 논쟁이 예상되고 있어 이번 총회가 과연 ‘거룩한 총회’로 치러질 수 있을 지 교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현주 기자  hjlee@igood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