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데일리굿뉴스)

나라와 민족, 위정자들을 위해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국가조찬기도회.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부터 수많은 정치인들과 함께하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종교 행사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개신교가 권력자들과 손잡기 위해 종교 행사를 매개로 이용하고 있단 비난이 뒤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본지는 국가조찬기도회 채의숭 신임회장의 취임에 맞춰, 기도회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지 짚어봤다.

▲지난 3월 열린 제48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설교자인 소강석 목사와 박근혜 대통령이 함께 성경을 펼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권력자들에 선한 영향력 줄 수 있어야"
 
지난 1968년 시작된 국가조찬기도회는 국내 종교단체 중 유일하게 국가적 연례 행사로 자리잡은 개신교의 축제로 평가된다.
 
하지만 개신교가 타종교보다 더 많은 '명예와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국가조찬기도회를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 등 독재 정치 논란(유신 헌법 공포 및 5.18 광주 항쟁 등)에 휩싸였던 이들을 '하나님이 도와주셨다'거나 '여호수아와 같은 지도자'라고 칭송한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국가조찬기도회를 둘러싼 논란은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이어졌다.
 
올해 3월 열린 기도회에서는 설교를 맡은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의 발언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기도회 설교 자리에서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했다는 것.

소 목사는 당시 박 대통령에 대해 “세계 몇몇 유명 정치인들과 완전 차별화 되셨다”며 “그분들 나름대로 성공한 정치인이지만, 대부분 육중한 몸매를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대통령님께서는 여성으로서 미와 덕 그리고 모성애적인 따뜻한 미소까지 갖고 계신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교계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많은 질타를 받았다. 가톨릭 등 타 종교는 기도회 직후 "그것은 설교가 아니라 종교적 매춘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개신교는 국가조찬기도회를 다시는 하지 말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은 모 학술 심포지엄에서 "정권과 야합해 그들의 반인권적 행위에 면죄부를 주는 행태가 교회의 이름으로 이뤄졌다"며 "국가조찬기도회는 그동안 정권을 무조건적으로 두둔하고 축복하는 모습까지 보였다"고 비판했다.
 
< 한국기독교 흑역사>를 펴낸 강성호 작가는 "일부 권력에 편승해 정권에 합리성과 정당성을 부여하는 듯한 분위기로 기도회를 진행해서는 안 된다'며 "과거를 버리고 본질을 회복하는 모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작가는 이어 "일방적인 칭송이나 정치 권력의 긍정적인 부분만 말하는 것은 교회의 올바른 역할이 아니다"라며 "권력자를 향해 선한 영향력과 울림을 줄 수 있는 모습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계 일각에서는 "하나님의 공의를 이루기 위해 이제는 교회가 불의에 맞설 용기를 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이란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은 대한민국. 다윗 왕의 죄를 지적하며 하나님의 이름으로 그를 책망했던 '나단 선지자'의 모습이 오늘날 교계 지도자들에게도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