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아일보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12월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4.4%가 ‘열심히 일해도 계층 이동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특히 20대 응답자의 37.9%, 30대의 51.8%가 이같이 답했습니다. 경제 활동 막바지에 접어든 60대 이상(34.3%)보다 계층 이동 가능성을 더 비관적으로 보는 것입니다. 반면 1964년 동아일보의 민생 관련 국민 여론조사에서 20대는 ‘살림살이가 나아질 것’이라는 낙관적 응답이 33%를 차지해 전 연령대 중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 사회의 일자리 기회가 적다.”는 응답이 67.6%를 차지했습니다. “일자리 창출 문제가 나빠질 것”이라는 답변도 56.6%를 차지했습니다. 양질의 일자리가 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기득권 노조’(27.6%)와 ‘경직된 산업규제’(25.9%)를 꼽은 응답자가 많았습니다.

 

‘패자 부활전’의 기회가 없는 한국 사회의 문제도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습니다. 직장에서나 사업을 하다가 실패했을 때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1%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이와 같은 변화는 최근 경기 침체와 청년 실업이 겹친 경제 상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부의 대물림’으로 계층 구조가 콘크리트처럼 단단해져 교육과 일자리를 통해 더 나은 계층으로 나아가기 어렵다는 인식이 굳어진 것입니다.

 

특히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에 태어난 밀레니엄 세대의 고통이 극심합니다. 세계적으로도 밀레니엄 세대는 로봇과 인공지능(AI)에 밀려 일자리 시장에서 고전하는 세대로 꼽힙니다. 앞 세대보다 더 많이 공부하고도 취업난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사회에 대한 절망감이 큰 세대로 불립니다.

 

전문가들은 ‘개천용’(‘개천에서 용 난다’의 줄임말)이 등장할 수 있는 실력 중심의 사회적 환경이 절실하다고 주장합니다. 실력만 있으면 창업을 통해 자수성가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인턴이나 중소기업에 취업해 숙련도를 높이고 더 나은 일자리로 나아갈 수 있는 ‘일자리 루트’를 다양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기회마저 박탈당하는 절망적인 사회가 되지 않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수능시험생들보다 더 심각한 스트레스와 압박감에 시달리는 청년들을 위해서 중보하고 격려하기에 힘써야겠습니다.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구와

기도와 도고와 감사를 하되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하라

(딤전2:1-2)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