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5:16-26)

 

 

1.

 

사순절(四旬節)입니다. ‘사순절’이란 말은 무슨 뜻인가 하면, ‘순(旬)’이란 한자가 ‘열’을 한 단위로 셀 때 쓰는 말로, ‘칠순’하면 70을 가리키는 것과 같이 ‘사순’하면 40일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참회 수요일’에서부터 부활주일 앞의 6주간에서 6번의 주일을 뺀 40일을 사순절이라 합니다.

 

 왜 40일 일까요? 5세기경에 교회는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시험을 받기 전 40일간 금식하셨던 것에 맞춰 40일로 정하였습니다.

 

 사순절이 되면 각 교회에서는 신앙 훈련으로 작정기도, 철야기도, 금식기도, 특별 새벽 기도, 성경 읽기, 구제, 선행 등등을 하는데 이는 초기 기독교에서부터 발전되어온 사순절 관행들입니다.

 

 이 사순절은 모든 교회가 다 지키는 절기는 아닙니다. 같은 장로교회라도 합동 측에서는 사순절이 로마 카톨릭 교회의 절기라고 해서 지키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렇지도 않습니다. 사순절은 세계 교회의 전통이요,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경건의 훈련으로 최적의 절기입니다.

 

 더 성경을 읽고, 더 기도를 하고, 더 섬기고, 더 충성하는 것입니다. 경건의 훈련으로 성도의 삶을 회복해 가는 절기입니다. 사순절은 신앙의 유익을 위해 만든 아주 좋은 절기요 은혜 받는 기간입니다.

 

 

2.

 

자, 그러면 이번 사순절, 우리는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할까요? 오늘 성경은 이렇게 권하고 있습니다. “내가 이르노니 너희는 성령을 따라 행하라. 그리하면 육체의 욕심을 이루지 아니하리라!” 성령을 따라 행하십시오!

 

정상적인 그리스도인이라면 이 사순절 절기 동안만이라도 육체의 소욕, 육체의 욕망대로 살기를 원치 않습니다. 다른 때에는 몰라도 사순절 절기 동안이라도 평상시와 다르게 살고픈 데, 이 육체의 욕심을 이루지 아니하려면 우리는 무엇보다 성령을 따라 가야 하고, 성령 안에서 행해야 합니다.

 

17절을 보십시오. “육체의 소욕은 성령을 거스르고 성령은 육체를 거스르나니 이 둘이 서로 대적함으로 너희가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게 하려 함이니라.”

 

육체의 소욕, 욕망은 성령을 거스르고, 반면에 성령은 육체의 소욕을 거스른답니다. 육체는 이렇게 하고 싶고, 성령은 저렇게 하고 싶으니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상태를 이룬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처음으로 교회에 갔습니다. 기도 시간이 되어 기도를 해야 하는데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눈을 감고 하는 건지, 뜨고 하는 건지 잘 모르겠더랍니다. 그래서 한 눈은 감고 한 눈은 뜨고 했답니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상태, 그것이 그리스도인이면서도 육체의 소욕을 따라 사는 이의 모습입니다. 세상 사람들이야 성령도 없으니 그런 고민을 할 필요도 없지만, 우리 그리스도인은 분명 성령께서 내주(內住) 하시기에 성령의 감동과 지시가 있는데, 육체의 소욕과 늘 갈등하며 어정쩡한 생활을 해 갑니다. 세상과 하나님의 나라에 양다리를 걸치고 필요에 따라 이랬다저랬다 합니다. 이 사람에게 평안이 있을까요?

 

둘 중에 하나를 택하십시오. 그 둘 사이에 왔다 갔다 하다가는 정말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한 번도 이루지 못합니다. 육체는 성령을 거스르고, 성령은 육체를 거스릅니다. 성도 여러분, 이번 사순절에는 이 갈등에서 벗어나기 바랍니다. 눈 딱 감고 성령을 따라 행하십시오.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르십시오.

 

 

3.

 

그렇다면 육체의 일이 뭔가요?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19절부터 “육체의 일은 분명하니” 하며 그 내용들이 이렇게 나열됩니다. 크게 넷으로 구분되는 데 먼저 음행과 더러운 것과 호색입니다. 이는 성적인 죄악들입니다. 성적으로 깨끗하십시오. 성적으로 추해지면 성령으로부터 멀어집니다. 성인용이란 말에 너무 관대하지 맛비시오. 성도는 성결의 백성입니다!

 

둘째로, ‘우상 숭배와 주술’이 있습니다. 우상 숭배는 하나님 외에 다른 것을 더 의지하고 숭배하는 것입니다. 살면서 하나님보다 더 의지하는 것, 더 사랑하는 것, 그게 우리 신앙의 세계에선 우상입니다.

 

자녀, 꿈, 비전, 재물, ... 우리에게 모두 소중한 것이지만, 하나님보다 무게가 더 실리면 안 됩니다. 하나님 보다 앞서면 안 됩니다. 그러면 그 즉시 그것은 저주가 선포된 우상이 되고 맙니다. 멀쩡한 우리의 자녀를 우상으로 만들지 맙시다. 아름답고 건강한 우리의 꿈과 건강, 비전, 재물을 우상으로 만들지 맙시다.

 

더더구나 주술, 점 보러 다니고, 무당 집에 기웃거리고, 비정상적인 것을 더 좋아하는 그런 생활, 역시 하나님께 죄짓는 것입니다. 언젠가 어느 점쟁이가 TV 앞에 나와 인터뷰하는데 손님이 많다는 것을 자랑하며 붙이는 말이 ‘교회 다니는 사람들도 많이 옵니다’합니다. 이 점쟁이가 왜 굳이 이 말을 했을까요? 절에 다니는 사람, 유학자들도 많이 옵니다 하지 않고 왜 ‘교회 다니는 사람들도 ...’ 굳이 이렇게 말하는 이유가 뭔가요? 귀신들도 압니다. 교회 다니는 사람은 그런데 다니는 거 아니란 것을! 그건 사탄이 우리를 조롱하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것입니까!

 

셋째로, ‘원수 맺는 것과 분쟁과 시기와 분냄과 당 짓는 것과 분열함과 이단과 투기’가 있습니다. 굉장히 많은 것 같지만, 이것들은 모두 서로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마음속에 원수 맺음으로 서서히 그렇게 발전되어 가는 것들입니다.

 

마음속에 원한을 가지니 분쟁이 생기고, 이 분쟁은 더욱 더 시기심으로 나아가고, 마침내 참지 못하고 상대방의 사소한 것에도 분을 내게 되고, 이것으로도 성이 차지 않아 자기편을 끌어 모으며 당을 짓고, 결국은 공동체 안에서 분열을 가져오며 하나님의 말씀에 위배되는 이단으로 발전하고, 서로 투기하는 지경으로 나아갑니다.

 

이런 죄를 짓지 않으려면 맨 처음, 시작 단계인 마음속으로 원수 맺는 일, 원한을 갖지 말아야 합니다. 웬만하면 사랑으로 덮어주어야 합니다. 벧전 4:8 “무엇보다도 열심으로 서로 사랑할지니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

 

요즘 왜 이리 사람의 허물이, 죄가 눈에 많이 띠는가요? 새삼스러운 게 아닙니다. 그 허물, 그 죄는 그 전부터 있던 것들입니다. 그런데 왜 요즘에? 예전에는 사랑으로 덮어주던 것들인데 요즘엔 안 덮어준다는 거겠죠. 사랑하십시오. 성령을 따르는 사람의 모습입니다.

 

넷째로, 육신의 일은 ‘술 취함과 방탕함과 또 그와 같은 것들이라’로 자신에 대해 무절제한 죄악들이 있습니다. 술 취하지 마십시오, 그것은 방탕함으로 이어져 결국 성령의 거룩케 하심을 상실합니다. 술에 취해 횡설수설하며 비틀 대는 모습, 사순절 성도의 모습은 아닙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번 사순절에 이러한 육신의 소욕을 따르는 모습들을 버리십시오! 어떻게 버릴 수 있을까요?

 

다른 길 없습니다! 성령을 따르십시오. 기도 많이 하고, 성령을 따라 행하지 않는다면 그 많은 기도가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성경 많이 읽고, 많은 깨달음을 가졌으나 성령을 따라 구체적으로 행하지 않으면 그건 모두 길가에 떨어진 씨앗들입니다. 성령을 따라 행하십시오. 늘 내 안에서 감동을 주시는 성령을 따라 가십시오! 성령의 감동이 없다면 모르겠거니와 도우시는 성령의 감동이 있거든 그를 따르십시오!

 

그러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요?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니 이같은 것을 금지할 법이 없느니라.” 성령의 열매가 맺힙니다!

 

사랑, 다 알지요? 희락, 그 사랑으로 기쁨이 넘치는 생활. 화평, 화목 하는 것. 오래 참음, 이를 위해 꾸욱 참는 것. 자비, 상대방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 양선(goodness), 앞의 자비(kindness)보다 좀 더 적극적인 자세. 충성, 일편단심. 온유, 친절한 것. 절제, 할 수 있지만 안 하는 것. 이 모두 뭘 말하는 건지 아시죠?

 

성령님을 따라 살기만 한다면 이런 열매는 자연스레 맺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령의 열매라고 말합니다.

 

 

4.

 

오늘 말씀의 결론, 24절, “그리스도 예수의 사람들은 육체와 함께 그 정욕과 탐심을 십자가에 못 박았느니라!”

 

성도는 육체와 함께 그 정욕과 탐심을 십자가에 못 박은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은혜 받았을 때에는 이 사실이 너무 고마워 눈물을 흘리던 이가, 며칠 지나면 다시 십자가에 못 박은 것을 떼어냅니다. 정욕과 탐심을 다시 떼어냅니다. 그리곤 다시 정욕을 위하고, 탐심에 취하여 육체의 소욕을 태연히 따라갑니다.

 

아닙니다!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인은 이런 사람이라고 선포합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정욕과 탐심을 십자가에 못 박고, 성령을 따라 매일 매 순간 성령의 열매 맺으며 사는 사순절이 되기를!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