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을 하다가 한 사람이 하품을 하게 되면 옆 사람도 하품을 하고, 또 그 옆 사람도 하품을 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이른바 하품의 전염입니다. 이같은 동조 현상은 서로의 관계가 가까울수록 잘 일어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2013년 스위스 연구진은 다른 사람을 따라 하품을 한 사람의 뇌에서는 '거울 뉴런'이라는 신경세포가 활발하게 작동했다고 밝혔습니다. 거울 뉴런은 가족이나 연인이 아프면 나도 아픈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 작동하는 곳입니다. 말하자면 공감(共感)을 담당하는 신경세포입니다.

 

실제로 사람이든 원숭이든 낯선 상대보다 가까운 동료가 하는 하품에 더 잘 전염되는 것으로 나타나 하품의 전염이 감정적 유대를 위한 행동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줍니다. 또 이탈리아 과학자들은 원숭이들의 일상을 관찰한 끝에 털고르기를 할 때 집중적으로 하품을 한다는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원숭이들이 상대의 털을 골라주는 행동은 위생을 위한 실질적인 목적보다는 사회적 유대감을 높이는 데 더 큰 목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탈리아 피사 대학의 연구팀은 다양한 국적의 남녀 109명의 일상을 매일 관찰하고 하품이 전염되는 경우를 기록했습니다. 그 결과, 하품 전염은 직계 가족끼리 일어나는 일이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 다음은 친구 사이, 얼굴 정도 아는 사이, 모르는 사이의 순이었습니다. 하품은 상대방에 대한 감정이입과 서로간의 친밀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뒷받침해 줍니다. 즉, 전염성 하품은 당사자가 피로하다는 사실이 아니라 상대방과 가까운 사이임을 나타낸다는 사실입니다.

 

하품뿐만 아니라 우리의 말과 행동도 친밀한 관계일수록 쉽게 전염됩니다. 아침에 아내가 짜증을 내면 남편이 회사에 가서 동료에게 짜증을 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학교에서 친구들이 불평하는 말을 들은 아이는 집에 와서 불평하는 말을 늘어놓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친밀도가 높은 공동체일수록 원망, 불평, 시기질투 등의 부정적인 언행이 금방 전염됩니다.

 

반대로 서로 먼저 인사하기, 밝은 미소로 대답하기, 나누고 베풀기, 먼저 배려하기 등 긍정적인 언행 또한 쉽게 전염될 수 있습니다. 이왕이면 긍정적인 말과 행동을 전염시킵시다. 우리 각자가 행복의 보균자가 되어서 널리 퍼뜨린다면 더욱 행복한 가정, 행복한 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이름은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어

너희 기쁨을 충만하게

하려 함이라 (요15:11)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