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머니,

어릴 적 선교사로부터 복음을 전해 받은

우리 집안 믿음의 뿌리.

 

어릴 적,

아무리 늦게 들어와도 ‘교회 갔다 왔어요’하면

아무런 말씀이 없던 분.

아무리 일이 많아도 ‘나, 교회 가야 해요’하면

어서 가라고 하시던 분.

 

내 위로 8남매를 낳고

피난 내려와 고생 고생하시다 원치 않게 나를 갖고

유산시키려다 결국 실패하고

병들고 유약한 아들로 태어난 막내를 걱정하시던 어머니.

 

내가 목사로 임직받을 때

70세.

벅찬 부목 생활에 한 번도 제대로 챙겨드리지 못하고

남의 부모 잔치에만 찾아다니며 축복하던 나.

 

79세로 돌아가시고 나니

그 때서야 내 어머니께 못 다한 효,

불효가 되어 가슴을 찌른다.

잘해 드릴 수 있을 때가 되니 훌쩍 떠나가 버리신 분.

 

그 뒤로부터 어버이 주일이 되면

나는 어머니께 못 다한 효를 하듯이

교우들 중에 70세 이상의 어른들께

용돈을 모아 자그만 선물을 드린다.

 

그건 내 어머니, 아버지께

내가 세상 떠날 때까지 드리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불효를 용서 받고 싶은 마음에

진심으로 드리는 나의 섬김이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