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아도
결정적일 때
그 사람을 좌지우지할 게 무어냐에 따라
그 사람이 무엇에 매여 살고
무엇에 헌신한 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

술꾼은 술 한 방울에 목을 맨다.
술 사준다면 못할 게 없다.
돈을 사랑하는 이는
돈만 준다면 뭐든지 한다.
결코 돈 되지 않는 일은 하지 않는다.

얌전한 사람인데 ‘혁명’ ‘개혁’이란 단어만 나오면
두 눈에 힘이 들어가는 이도 있다.
어릴 적에는 ‘빵 사줄게’하면 형들의 심부름을 도맡아 ...
암튼 사람들은 모두가 다 그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그 뭔가가 나름대로 다 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을 움직이는 것은 뭘까?
아니 그리스도인의 행동을 결정짓고,
그 삶을 좌지우지 하는 것은 뭘까?
무섭게 질주하다가
‘이것 때문에’라고 할 때 급 브레이크를 밟는 그것, 뭘까?

신학생 시절에, 회의를 하면
신학생들만큼 싸움(?) 잘하는 이들이 없었다.
말들을 얼마나 잘 하는지 ...
그래서 회의를 하다보면 좀처럼 끝나지 않는다.
웬만해선 가라앉지 않는다.

이럴 때, 아주 극렬한 설전이 벌어질 때
누군가가 ‘우리 찬송 한 장 부르고 합시다’ 하거나
‘우리 기도 드리고 다시 모여서 합시다’하면
그 어떤 상황이라 할지라도 그 자리에서 설전은 멈췄다.
아무리 목소리 큰 이가 있더라도 그 제안에 모든 게 스톱.

한번은 설전을 벌이는데
누군가가 ‘찬송 한 장 부르고 합시다’하였다.
그러자 목소리 높이던 사람이 흥분 하여 이성을 잃고
‘찬송은 무슨 찬송! 그냥 합시다!’
우리는 그날부터 그 사람을 우리의 형제로 여기지 않았다.

신학생에게 있어서 절대적인 것,
절대적인 브레이크는 찬송, 기도, ... 주님께 향하는 것들.
더 나아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그 분이시다.
그 분의 말씀, 그 분을 향한 찬송, 기도가 절대적이다.
그것을 위해선 못할 게 없다.

신학생에게만 그럴까?
그리스도인이라면 모두가 다 그러하다.
우리 그리스도인의 모든 삶에 절대적인 영향력은
예수 그리스도!
우리 주님의 말씀, 가르침이다.

그런데 요즘 현실은 어떤가?
아무리 혈기가 나도, 아무리 기분이 상해도,
아무리 아무리 그래도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 예수님의 가르침에 절대 순명.
예수님이 자신의 삶에 절대 기준이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오늘날 교회 내의 갈등들을 들여다 볼 때
그 어느 누구도 예수님의 말씀, 그 정신에 순종하는 이가 없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모두 자기 기분이 좋을 때이지
자기 자존심이 상하고, 자기에게 불이익이 오고, 자기 생각과 다르면
모두가 다 팽개쳐 버린다.

목회는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가 퍽 중요한 편이다.
그런데 그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어찌 갈등이 없을까?
그럼에도 내가 믿는 것은
나와 생각이 다르고, 내게 아픔을 주는 이라 할지라도
나는 그가 기도하는 이라면 기다린다.

나는 분명 믿는다.
하나님의 사람들에게는 기도를 하는 한
하나님께서 그에게 감동을 주시고
가르침을 주신다고.
그러면 그는 그에 순복하고, 순종하여 다시금 바로 설 것임을.

그런데 예전엔 이 기다림이 빨리 끝나댔는데
요즘엔 너무 오래 간다.
기다리고 기다려도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기도를 하지 않는 건지, 순종하지 않는 건지 ....
예수님도 기다리고, 나도 기다리고, 모두들 .....

그런데 그것보다 더 힘든 것은
갈등과 문제가 생길 때 신앙 안에서 믿었던 이들이
신앙의 도리에 순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말해도 듣지 않는다.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도리어 한 술 더 떠, 세상적인 방법과 논리로 들이댄다.

그동안 보여 온 신앙은 무슨 의미가 있는지 ....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