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139:1-4)
가장 듣고 싶은 말
국립국어원의 설문결과에 따르면 배우자에게 듣고 싶은 말로 81%가 수고에 대한 감사를 꼽았다. 능력에 대한 칭찬이 11%, 성격에 대한 칭찬이 5%로 뒤를 이었다. 부모님들도 마찬가지다. 71%가 수고에 대한 감사를 듣고 싶다고 했다. 능력에 대한 칭찬은 14%, 성격에 대한 칭찬은 7%로 집계됐다. 자녀들도 다르지 않다. 52%가 부모로부터 노력에 대한 칭찬을 가장 듣고 싶어 했고 27%가 행동에 대한 칭찬, 10%가 성적에 대한 칭찬을 듣고 싶다고 답했다. 반대로 가장 듣기 싫은 말은 다른 사람과의 비교였다. 부모와 부부와 자녀 모두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말이 가장 싫다는 답변이 각각 29%와 46%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부부는 경제 능력이나 가사 능력에 대한 불평, 자녀는 성적에 대한 불만을 듣기 싫다고 밝혔다. 사람들은 누구나 잘했어, 수고했어와 같은 감사와 칭찬의 말을 듣고 싶어 한다. 그러므로 잘했다. 수고했다는 말을 잘해야 한다.
인간의 한계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수고를 알아주어야 하지만 몰라줄 때가 많이 있다. 가시와기 데쓰오라는 분이 있다. 이 분은 정신과 의사이자, 호스피스 의사이다. 신실한 그리스도인으로 40년 넘게 말기 환자 2,500명을 돌보았다. 이 분의 이야기 가운데 이런 이야기가 있다. 예전에 떨어진 물건을 주우려고 몸을 숙였다가 허리를 삐끗한 적이 있다. 통증이 심해서 한참 동안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쳤다. 다음 날, 하룻밤 일정으로 도쿄 출장이 잡혀 있었는데 도저히 취소할 수가 없어서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출발했다. 출장 중에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았다. 출장에서 돌아왔을 때 가족은 식사 중이었다. 그런데 아무도 내게 “허리 통증은 좀 어때요?” 하고 묻지 않았다. 조금 있다가 내가 가족들에게 “허리는 조금 나아졌어.” 하고 말했다. 그러자 그제야 모두 “미안해요, 물어보는 걸 깜박했어요.”라고 말했다. 나는 출장 기간 동안 통증을 참으며 이틀을 보냈지만 가족은 그동안 내 고통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이런 이야기가 오고 간 후에 어머니께서 입을 여셨다. “나도 치통이 조금 나아졌다”라고 말씀하셨다. 그제야 나도 “죄송해요, 여쭤보는 걸 깜빡했어요.”라고 같은 말을 하게 되었다. 실은 내가 허리를 삐끗한 그날, 어머니는 상당히 심한 치통으로 치과에 가셨다. 그런데 그 사실을 나는 완전히 잊고 있었다. 이것이 뭔가? 이것이 인간의 한계다. 가족이 고통스러워해도 그것을 잊어버릴 수 있는 게 인간이다. 가족에게도 이렇게 하는데 다른 사람에게는 오죽하겠는가!
하나님은 아신다.
/금호교회 담임목사 |
편집 :
2024.9.29 일 08:35 
webmaster@cry.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