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를 둘러싼 한국의 3대 미스터리가 있습니다. 바로 삼겹살, 머리, 족발의 값이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는 점입니다. 외국에선 이 세 부위 모두 고기 대우를 못 받을 정도로 싸게 팔립니다. 머리 부위는 고사라는 독특한 수요가 있기 때문에 대량을 수입해야 할만큼 수요가 많습니다. 족발 또한 국내 돼지만으로도 공급이 모자라 상당량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삼겹살은 우리나라 전체 돼지고기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민 1인당 삼겹살 소비량은 연 9kg이며, 1주일에 1인분 가량의 삼겹살을 먹는 셈이라고 합니다. 대한양돈협회에서는 오래전부터 ‘삼겹살 말고 등심, 안심, 뒷다리 등도 먹자’고 요란하게 광고를 하고 있지만 삼겹살 소비는 더욱 늘고만 있습니다.

 

털이 짧은 돼지는 피하 지방층을 만들어 추위를 피하는데, 삼겹살은 한마디로 돼지의 뱃살입니다. 운동을 안 시키고 사육하는 돼지의 배에서 지방과 단백질이 층을 이뤄 자연스레 만들어진 부위입니다. 그래서 삼겹살의 지방 함량은 타 부위의 지방 함량에 비해 2~3배가 높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풍부한 지방 함량이 삼겹살 특유의 맛과 향을 극대화시킨다고 분석합니다. 약 30%에 가까운 삼겹살의 지방이 불에 구워지면서 발생하는 휘발성 물질의 고소한 향(香)이 입맛을 돋우고, 분해된 지방산과 아미노산의 조화가 혀끝을 자극한다고 합니다.

 

난방시설이 부족했던 시절에 인체에 지방을 축적하기 위해 지방 함량이 높은 삼겹살을 많이 찾게 되었다는 이야기, 돼지고기의 중요한 부위는 일본이나 대만 등으로 수출하고 외국에서 찾지 않는 남은 부위를 소비하다보니 삼겹살 문화가 발달했다는 이야기, 먼지를 마신 뒤에는 삼겹살을 먹어야 목구멍에 낀 먼지를 벗겨낼 수 있다는 이야기 등 삼겹살의 유래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어느덧 삼겹살은 서민의 희로애락을 책임지는 국민 고기로 자리 잡았습니다.

 

흔히 ‘돼지 같은 인간’이라고 말하면 그 사람을 나쁘게 평가한 것입니다. 그런데 ‘삼겹살 같은 사람’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일까요? 노릇노릇 구운 삼겹살에 소금이나 쌈장을 찍어 깻잎에 싸서 입을 크게 벌리고 먹는 순간에는 모든 것을 잊고 행복하기만 합니다. 삼겹살 같은 사람이란 누구라도 격식 없이 만나도 되는 편안한 사람, 어디서 모이더라도 분위기를 즐겁게 해주는 사람, 모든 근심 걱정 다 잊고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예수님도 삼겹살 같은 분이셨습니다. 성령충만한 사람도 삼겹살 같은 인생을 사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을 가리켜 '금(金)겹살'같은 인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악을 꾀하는 자의 마음에는

속임이 있고

화평을 의논하는 자에게는

희락이 있느니라(잠12:20)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