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지방에 갔다가 “코다리 식해 막국수”를 먹은 적이 있습니다. 막국수는 흔한 메밀막국수였지만 명태 식해로 양념을 한 것이 얼마나 맛있었는지, ‘명태가 이렇게 맛있게 변신할 수 있을까?’하며 깜짝 놀랐습니다. 명태는 옛날부터 우리나라 사람이 즐겨 먹었던 생선입니다. 고단백 저칼로리 저지방식품인 명태는 사용 방법, 잡는 방법, 가공 방법, 잡는 시기, 지역 등등에 따라 참 다양한 이름으로 불립니다.

 

명태를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서 얼리지 않은 생물 상태는 생태, 꽁꽁 얼리면 동태, 완전히 말린 것은 건태나 북어, 장기간에 눈과 바람을 맞혀가며 말려서 살이 노란색을 띄고 포슬포슬한 것은 황태, 생태를 반만 건조한 것으로 코를 꿰어서 말린다 해서 코다리, 새끼 명태를 말린 것은 노가리, 소금에 절인 것은 염태 혹은 간명태, 얼려 말려서 가장 품질이 좋은 것은 북훙어, 명태의 배를 갈라서 내장을 빼고 소금에 절여서 넓적하게 말린 것은 짝태....

 

명태를 잡은 시기에 따라서 11월 강원도에서 잡은 질 나쁜 명태를 강태, 1월부터 5월까지 월별로 잡은 명태를 1~5태, 끝물에 잡은 명태를 막물태, 1월에 잡힌 어육이 노란 최고급 명태를 더덕북어, 봄에 잡은 것은 춘태, 가을에 잡은 것은 추태, 겨울에 잡은 것은 동태, 갓 잡은 싱싱한 것은 선태, 초겨울에 도루묵떼를 쫓는 명태는 은어바지...

 

명태를 잡는 법에 따라서 그물로 잡은 것은 망태, 낚시로 잡은 것은 조태, 원양어선에서 잡은 것은 원양태, 근해에서 잡은 것은 지방태, 신선한 명태는 선태, 무진장 많다고 해서 해진....

 

명태를 잡은 지역에 따라서 강원도와 경기도 이남에서는 북어, 동해 연안에서는 동태, 강원도 간성 앞바다에서 잡히는 것은 간태. 더 북쪽에서 잡았다고 해서 북태.... 명태는 몸통뿐만 아니라 내장으로는 창란젓, 알로는 명란젓, 아가미로는 아가미 젓을 만듭니다. 북어껍질로는 어글탕을 끓이고, 눈알로는 명태눈 초무침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옛날 문헌에서 명태를 이용해 만든 음식 종류만 36가지가 나온다고 합니다. 몸통은 물론 껍질부터 아가미, 내장, 심지어 눈알까지 빼내 요리를 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무척이나 명태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그것에 비해 중국이나 유럽에서는 즐겨 먹지 않는지 이름도 변변히 없습니다.

 

명태 한 마리가 이렇게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진다는 것은 그만큼 명태가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명태를 생각하면서, 나는 내 가족과 가까운 사람들을 얼마나 행복하게 해주며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명태는 5천만 국민을 즐겁게 해주는데, 나는 이웃, 직장, 나라와 민족, 열방을 위해 어떻게 쓰임받고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우리는 명태보다 귀한 하나님의 자녀요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기에 명태 보다 더더욱 귀하고 값진 인생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 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벧전2:9)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