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라오스 선교지 방문 여행 때 문화교회 담임이신 김형진 목사님도 함께 다녀왔습니다. 김형진 목사님의 딸이 최근에 코 수술을 받았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딸을 가진 아빠로서의 애잔한 감동과 함께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는 좋은 성찰의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목사님의 딸은 알러지성 비염으로 인해 항상 코가 막혀 있어 코로 호흡하는 것을 어려워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있는 터라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고민 중에, 부어 있는 오른쪽 코 안쪽 살을 레이저로 깎아내는 수술을 받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병원에서 검사를 해보니 코뼈 자체가 휘어져 한쪽 콧구멍을 막고 있는 ‘비중격만곡증’이어서, 생각지도 못한 수술까지 추가로 받게 되었습니다.

 

고통스런 수술이 끝난 후에는 지혈을 위해 콧속까지 솜을 꽉꽉 채워 넣었습니다. 그것 때문에 한 일주일 동안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서 잠도 잘 수 없고 밥도 잘 먹을 수 없는 너무나도 힘든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합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난 뒤에 솜을 빼고 코로 숨을 쉬는데, 코를 통해 공기가 온 몸 구석구석으로 퍼져가는 기분이 어찌나 좋고 감사하던지, 완전히

새로 태어난 느낌을 느끼며 이렇게 소리쳤다고 합니다. “코로 숨 쉬는 것이 이렇게 좋구나!”

 

코가 건강한 사람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호흡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절실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이 또 다른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절박한 일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을 만난 후 누리게 되는 새로운 삶! 그것이 우리에게는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경험이지만, 아직 예수님을 만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절실하고 절박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기도하고 응답받는 경험, 하나님을 찬양하며 느끼는 하나님의 임재 경험, 형제와 자매들이 서로 마음을 나누며 교제할 때 느끼는 하나 됨의 경험, 세미하게 들려오는 주님의 음성을 들었을 때의 전율, 주님이 맡겨주신 일을 온 마음과 힘을 다해 섬기는 사명자의 마음, 상황과 환경을 뛰어넘어 위로부터 부어주시는 기쁨으로 충만한 평안의 신비, 한 영혼이 아버지께로 돌아올 때의 감격, 미워하는 마음이나 죄악된 생각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 때 누리는 성도의 자유, 죽음 저 너머에 있는 천국과 영생을 바라보는 소망의 담대함, 복음을 위해 고난을 받으며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는 거룩한 기쁨, 확신 가운데 칭찬하고 믿음으로 축복할 때의 기쁨......모든 경험 하나하나를 귀하고 소중히 여기며 마음을 다해 감사드리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내가 전심으로 여호와께 감사하오며

주의 모든 기이한 일들을

전하리이다(시9:1)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