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은광교회 편>

더 커지기 전에 다이어트 하는 교회

광주 은광교회는 다이어트 교회로 불리고 있다. 교회의 규모가 커질 만하면 분가하여 교회를 개척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교회는 1956년에 설립됐다. 1983년 현재의 조재태 담임 목사가 부임한 이후 20년 동안 무려 13개 교회를 개척 했는데，지금 지원해주는 교회도 4곳 이나 된다. 조 목사는 대규모를 지향하는 세태에 대해 염려하며，교회 개척에 대해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다.

그는 교회 개척이야말로 영혼 구원에 있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믿는 목회자다. 만약 은광교회가 대교회만을 지향했으면，13개 교회만큼의 새로운 성도들을 전도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교회 개척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은광교회는 그 동안 자체 에배당 건물도 짓지 못하고 개척에만 힘을 쏟아온 데 대해 교우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여기에 많은 예산이 지출되고，알짜 교인들이 살림을 나가는 등 고통도 겪었다. 그러나 교우들은 자기 교회는 성장이 더디더라도 새로운 지역에 교회를 개척해서，그 교회가 더 잘 성장하도록 돕는 일에 많이 익숙해졌다. 그런 의미에서 이 교회 교우들은 성숙한 교인들이라 말할 수 있겠다. 은광교회는 계속되는 개척 속에서도 현재 844개의 가정，1300여 명의 성도가 출석하는 큰 교회로 성장했다.

그리고 862평 규모의 교육관도 새롭게 지었다. 은광교회는 대한예수교 장로회 고신 측에 소속되어 있다. 고신측 교단은 영남 지역이 본거지여서 호남 지역에는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편이다. 조 목사가 교회 개척에 더욱 힘을 쓰게 된 데에는 호남지역 내 교단의 균형적 발전이라는 목표도 아울러 가지고 있었다. 조 목사는 교회 개척에서 중요한 건，바로 목회자 선정이라고 말한다.

사명감 있고 열심히 하는 목회자는 곧 교회를 자립시키고 다른 교회를 돕는다는 것이다. 누가 십자가를 매느냐가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실제로 개척한 13개 교회 중 2곳은 농촌 교회이고 1곳은 계속 지원이 필요한 교회지만，나머지는 대부분 자립했다. 그 중 2곳은 개척을 계획하고 있고，4곳은 공동으로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을 정도다. 조 목사는 일단 개척한 교회에 대해서는 그 어떤 영향력도 행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그는 개척한 교회를 독립 교회로 존중하고 담임 목사도 ‘다른 교회의 담임 목사’로 대하는 원칙을 세웠다. 교회 개척이 광주은광교회에 가져온 효과에 대해 조 목사는 많은 영혼들을 구원할 수 있고，교인들이 자부심을 갖게 된다는 점을 꼽았다.

/ 화동교회 장로, 교회문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