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2008년 09월 24일(수) 오후 11:57

[CBSTV보도부 천수연 기자]

한국교회가 70년만에 처음으로 일제 때의 신사참배를 회개했다.

예장 통합과 합동, 기장, 합신 등 4개 교단은 24일 저녁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교단 분열 이후 처음으로 드린 연합감사예배에서 지난 1938년 제27회 장로교 총회 결의에 따라 신사참배를 한 것에 대해 회개하고 하나님께 용서를 구했다.

예배의 사회를 본 예장통합 총회장 김삼환 목사(명성교회 담임)는 컨벤션 센터 무대에 각 교단 총회장 등 50여명의 교계 지도자들을 올라오게 한 뒤 “교단 분열이후 처음으로 함께 모인 감격의 시간에 지난날의 허물을 벗고 새시대의 창을 활짝여는 시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하나님 앞에 지은 3가지의 큰 죄를 먼저 회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삼환 목사는 “하나님이 제일 싫어하는 신사참배의 죄로 말미암아 우리는 하나님으로부터 엄청난 환란과 징계를 받았다”며 교계 지도자들, 모든 예배 참석자들과 함께 무릎꿇고 눈물을 흘리며 통성으로 “신사참배를 회개합니다. 용서하여 주옵소서”라고 부르짖었다.

이들은 이어 “교단의 분열로 세대간 지역간 이념간 갈등이 심해지고 나라가 모두 찢어졌다”며 “분열의 죄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내가 죄인입니다”라고 울며 기도했다.

또 “우리 민족과 교회가 엄청난 축복을 받았는데도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지 못해 오늘날 우리 사회가 캄캄한 어둠 속에서 헤매고 있다”며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한 죄를 회개합니다. 용서하여 주옵소서”라고 소리내 기도했다.

이날 이 같은 회개기도는 당초 순서에는 없었던 것이었지만 김삼환 목사의 인도에 따라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로 울며 통성으로 기도했다.

이날 예배에서는 세상의 존경을 잃은 교회 내부의 반성은 물론, 극심한 양극화와 세계 자연재해 문제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에서 한국교회가 관심을 갖고 해결해 나가겠다고 다짐하는‘한국교회 제주 선언문’도 발표됐다.

해방이후 신사참배를 이유로 신학적 견해 차이 때문에, 그리고 다양한 갈등과 의견의 불일치로 분열에 분열을 거듭했던 한국교회 장로교단, 이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연합과 화합의 역사를 다시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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