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11:2-11)

 

    1.

    나는 9 남매 중 마지막 , 막내로 자랐습니다 . 9 남매의 막내라니 귀여움을 받으며 자랐을 거라고 생각하시겠지만 , 그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 막내는 언제나 심부름꾼입니다 . 부모님이 큰형에게 뭔가를 시키면 그것은 차례대로 내려와서 나에게 닿습니다 . 막내는 고달픕니다 . 외형상 , 귀여움의 독차지라고 하지만 , 실상은 심부름의 제왕입니다 .

 

    그러다가 부모님이 안 계실 때 심부름을 거역하면 , 형이나 누나들로부터 왕따를 당하고 서러움을 당합니다 . 그래서 마당에서 울며 누군가를 기다립니다 . 누구를 ? 엄니가 돌아오시기를 기다립니다 . ‘엄마만 돌아오시면 이 서러움이 끝날 것이다 ’하며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 그러다가 엄니가 돌아오시면 더욱 서럽게 우는데 , 어떨 때는 너무 오래 울다가 지쳐서 정작 엄마가 돌아오셨을 때 눈물이 나지 않아 그게 분해서 ‘꺽꺽 ’대던 때도 있었습니다 .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런 경우를 많이 당했습니다 . 그들은 세상에서 막내였습니다 . 가장 보잘 것 없는 약한 민족이었습니다 . 지금은 가장 머리가 우수한 민족이라고 유대인들이 잘난 체 하지만 , 이스라엘 최대의 지도자 모세는 신명기 7:7 절에서 이렇게 증언합니다 . “여호와께서 너희를 기뻐하시고 너희를 택하심은 너희가 다른 민족보다 수효가 많기 때문이 아니니라 . 너희는 오히려 모든 민족 중에 가장 적으니라 .” 이 세상에서 가장 보잘 것 없기에 , 가장 적은 민족이기에 하나님께서 그들을 택하셨다는 것입니다 .

 

    그러기에 이들도 세상에서 서러움을 당할 때마다 누군가를 기다렸습니다 . 누구 ? 메시아 , 하나님이십니다 . 괴롭고 힘들 때 , 서럽고 서러울 때마다 그들은 울면서 메시아를 기다렸습니다 . 자기들의 모든 아픔과 고통을 해결해 줄 메시아를 기다렸습니다 .

 

    2.

    세례 요한 , 그도 메시아를 기다렸고 , 마침내 그 메시아가 바로 예수님이심을 눈치 채고 사람들에게 선포까지 하였습니다 . 그리곤 얼마 후 헤롯의 아내 헤로디아의 음모로 감옥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

 

    감옥에서 세월을 보내던 요한 , 답답하고 답답하여 예수님께 제자들을 보내어 묻습니다 . “오실 그 이가 당신입니까 ? 아니면 우리가 다른 이를 기다릴까요 ?” 요한이 감옥에서 지친 것입니다 . 예수님이 메시아라면 이제 밖에서 소식이 들려올텐데 , 뭔가 액션이 있다고 분위기가 감지되어야 하는데 아직도 아무런 소식이 들려오지 않자 , 감옥에서 지친 것입니다 .

 

    이에 대해 예수님께서 답변하신 것이 오늘 본문입니다 . 예수님의 답변에서 우리는 오늘 소중한 영적 진리를 몇 가지 찾아봅니다 .

 

    첫째 , 예수님은 요한의 질문에 논리로 답하지 않으셨습니다 . 5 절 , “맹인이 보며 못 걷는 사람이 걸으며 나병환자가 깨끗함을 받으며 못 듣는 자가 들으며 죽은 자가 살아나며 가난한 자에게 복음이 전파된다 하라 ”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

 

    구약 성경 , 그것도 이사야 61 장에 보면 메시아가 오시면 이런 이런 일을 하실 것이다 라는 예언이 있습니다 . 보지 못하던 이가 보고 , 걷지 못하던 이가 일어서고 , 나병환자가 깨끗함을 받고 , 듣지 못하던 이가 들으며 , 죽은 자가 살아나고 , 가난한 자에게 복음 , 말씀이 전파되어 갑니다 . 이는 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이들 , 가장 작고도 작은이들이 , 버림받았던 이들이 하나님의 긍휼을 구체적으로 얻기 시작했으며 , 그들의 마음 문이 열려 , 주의 말씀을 받아들이며 이 세상을 이겨나가고 있다는 것 , 곧 그들이 변화되고 있음을 알려주는 말씀입니다 .

 

    예수님은 신학적 , 논리적으로 답변하실 수 있었을 것입니다 . 그러나 그렇게 하시지 않았습니다 . 가장 천하고 작고 , 비참한 생활을 하던 이들에게 변화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그 증거로 답변하십니다 .

 

    청년 시절에 한 때 철학과 논리 , 종교학으로 인해 예수님에 대해 회의를 가진 적이 있습니다 . 그런데 그 때에 내가 완전히 돌아설 수 없었던 것은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며 변화되는 이들 때문이었습니다 . 목사님의 은혜스러운 설교가 아니었습니다 . 신학자의 시원하고도 논리적인 설명이 아니었습니다 . 그것은 도무지 변할 것 같지 않은 이들이 변화되고 , 세상 사는 재미없을 것 같은 이들이 가장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이었습니다 .

 

    예수님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킵니다 . 한 때 깡패였다가 은혜 받고 새 사람이 되어 목사가 된 분이 있었습니다 . 한번은 교도소 전도를 나갔는데 , 여자 교도소였습니다 . 그곳에서 설교하러 단에 올라서니 여자 죄수들 중에서 여기저기서 ‘아니 , 오빠 , 여긴 웬일이우 ? 오빠 , 오래간 만이네 ’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 가만 보니 옛날에 자기가 놀던 술집 여자들이 거기에 거의 다 있었습니다 . 순간 , 난감해졌으나 이 목사님은 이렇게 설교를 시작했답니다 . “그래 , 이것들아 , 니네 오빠가 여기 왔다 . 그런데 니네 오빠 , 예수 믿고 보니 이렇게 행복할 수 없다 . 니네들도 예수 믿고 행복해 져라 .”

 

    논리와 철학 , 신학에 , 합리성에 우리의 모든 신앙의 기초를 놓을 것이 아닙니다 . 예수 이름으로 변화되는 현실을 보십시오 . 내가 여태까지 본 얼굴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얼굴은 근심 걱정 , 두려움 속에 세상을 떠나는 이에게 예수를 전해주었을 때 , 그 순간 평안함 속에 환하게 변하는 얼굴입니다 .

 

    우리도 말이조 , 변화되지 못하면 예수 헛 믿는 것입니다 . 예수 이름으로 변하는 이들을 보십시오 . 그리고 우리 자신도 제대로 예수 영접하여 변화되는 축복을 누립시다 .

 

    둘째로 , 예수님은 답답함 속에 기다리던 요한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 6 절 , “누구든지 나로 말미암아 실족하지 아니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으로 인해 변화되고 축복 받지만 , 그러나 한편으론 실족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 자기가 생각한 예수님이 아니라고 실망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 그 대표적인 이들이 유대인이었습니다 . 그들은 세상 군주로써의 메시아를 기다렸습니다 . 이 세상의 강한 힘 , 군사력 , 통치력을 가진 세속 왕국을 이루어 자기들에게 부귀를 가져다 줄 그런 메시아를 기다렸습니다 .

 

    아마도 세례 요한조차 그랬을는지 모릅니다 . 그도 그런 유대인의 전통적 사상으로 세속적 힘의 메시아를 기다렸는데 , 자기가 감옥에 갇힌 후에도 도무지 아무런 소식도 없고 , 자기는 계속 감옥에 갇혀 있으니 답답하여 견딜 수 없어 제자들을 보냈을 것입니다 .

 

    이에 대해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 나로 말미암아 실족하지 말라 ! 예수님 때문에 실족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 오로지 세속적 축복의 주님만을 기대하고 찾아왔다가 구원은커녕 일원도 받지 못했다고 실망하여 돌아서는 이들이 있습니다 . 우수개 소리로 치유의 주님만 기대하고 예수 믿었는데 치유는커녕 치질만 걸렸다고 실망하여 넘어지는 이들이 있 ㅅ 브니다 . 예수만 믿으면 만사형통이라 해서 믿었는데 , 만사형통은커녕 만사복잡해 짐에 낙심하여 넘어지는 이들이 있습니다 .

 

    모두들 자기 나름대로 예수님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나왔는데 , 그것이 충족되지 않자 실족하여 넘어지는 이들이 있습니다 . 이들에겐 복이 없습니다 . 이왕 예수 믿자고 했으면 선입견을 버리고 끝까지 신뢰하십시오 . 하나님의 아들로 , 나의 삶을 마침내 책임지시고 , 복 주실 분으로 세상 떠나는 날까지 신뢰하십시오 . 예수로 인하여 실족하지 아니하는 자가 복이 있습니다 . 할렐루야 !

 

    셋째 , 주님은 세례 요한에 대하여 매우 중요하고도 의미심장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 7 절 이하 , “저희가 떠나매 예수께서 무리에게 요한에 대하여 말씀하시되 너희가 무엇을 보려고 나갔더냐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냐 ? 그러면 너희가 무엇을 보려고 나갔더냐 부드러운 옷 입은 사람이냐 ? 부드러운 옷을 입은 사람들은 왕궁에 있느니라 . 그러면 너희가 어찌하여 나갔더냐 선지자를 보기 위함이었더냐 ? 옳다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선지자보다 더 나은 자니라 !”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 부드러운 옷을 입은 사람 , 이 모두 상징적인 면이 있습니다 . 세례 요한이 나타나자 사람들은 요한을 만나기 위해 몰려갔습니다 . 어디로 ? 광야로 ! 그들은 광야에 무엇을 보러 나갔습니까 ?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 갈대숲도 장관일 것입니다 . 그러나 그런 갈대를 말씀하시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 곧 지조 없이 세상의 인기와 명예에 이끌려 이리 저리 흔들리는 사람 , 그런 지도자를 보러 갔더냐 ? 아닐 것입니다 . 즉 세례 요한은 그런 지조 없는 지도자가 아닙니다 .

 

    그렇다면 부드러운 옷을 입은 사람 , 즉 세상 권세 가진 사람이더냐 ? 아닙니다 . 즉 세례 요한은 세상 권세 가진 사람도 아닙니다 . 그러면 그는 누구인가요 ? 그는 참 선지자요 , 더 나아가 선지자보다도 큰 사람 , 곧 메시아의 선구자로서 올 것이라 했던 바로 그 선지자 엘리야였던 것입니다 . 그러기에 예수님은 11 절 상반 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여자가 낳은 자 중에 세례 요한 보다 큰이가 일어남이 없도다 ” 인간에게는 최상의 극찬입니다 . 그만한 인간이 없다는 뜻입니다 .

 

    그런데 말이조 , 이렇게 세례 요한을 칭찬하시고 주님은 바로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그러나 천국에서는 극히 작은 자라도 그보다 크니라 !” 이것은 무슨 뜻인가요 ? 칭찬하실 때는 언제고 천국의 어린아이는 요한 보다 크다니 , 무슨 뜻인가요 ?

 

    예수님은 지상과 천국을 구분하십니다 . 세례 요한의 사역은 지상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 그러나 예수님의 사역은 천국의 사역입니다 . 예수님은 외치셨습니다 .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 !” 물론 세례 요한도 똑같이 외쳤습니다 . 그런데 막상 중요한 그 시기에 그는 천국보다는 땅 위의 일에 관심을 두었습니다 . 자기의 관심 , 사람들의 관심을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 자기 민족이 그토록 기다려왔던 세속적 메시아에 관심을 두었습니다 .

 

    하지만 예수님이 진짜 칭찬하고 싶은 사람은 천국에 관심을 가진 사람입니다 . 세속적인 이 지상의 것이 아니라 저 하나님의 나라에 가치와 관심과 소망을 가진 사람입니다 . 그러기에 비록 어린아이라 할지라도 천국을 바라본다면 그는 세례요한보다 더 큽니다 . 천국은 세례 요한을 믿어 얻는 것이 아닙니다 . 예수님을 믿어 이르는 곳입니다 . 그러므로 믿음을 가지면 세례 요한보다 더 크다고 인정을 받습니다 .

 

    이제부터 우리는 지상의 것에만 , 이 땅의 것에만 관심을 두고 가치를 두며 살던 자세를 버리고 , 천국 , 그 은혜와 믿음으로 들어가는 천국의 것을 사모하며 삽시다 . 그 사람이 복이 있습니다 .

 

    3.

    오늘은 대림절 첫째 주일입니다 . 하늘로부터 누군가가 내려오시기를 기다리는 , 대망하는 주일입니다 . 누구를 기다리는가요 ? 흔들리는 갈대인가 , 부드러운 옷을 입은 권세자인가요 ? 세속의 가치를 벗어나 천상의 가치를 추구하며 그 메시아를 기다리십시오 .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립시다 .

 

    그리스도인은 오신 주님을 모시고 사는 이들입니다 . 그러면서 동시에 다시 오마 약속하신 재림의 주님을 기다리며 사는 이들입니다 . 어쩌면 이율배반적인 논리이지만 ,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 이런 삶의 자세로 변화되는 삶을 추구하며 아직 완성되지 않은 자신의 신앙의 성화 (聖化 )를 소망하며 저 세상의 가치를 따라가는 이들이 진정한 그리스도인들입니다 .

 

    사랑하는 왕십리 중앙 교회의 성도 여러분 , 여러분은 세속의 눈길을 가진 세례 요한의 제자가 아닙니다 . 위대한 인물이긴 하지만 세례 요한이 여러분을 구원하진 않습니다 .

 

    오직 예수 , 우리를 십자가에서 피 흘려 구원하신 예수님 , 그리고 승천하시며 우리의 구원을 완성시키기 위해 다시 오마 약속하신 예수님을 기다리며 삽시다 . 비록 이 땅에 발을 딛고 먹고살기 위해 아둥바둥대는 우리들이지만 , 우리의 시선만은 , 우리의 눈길만은 이 세상이 아닌 저 세상 , 천상의 것에 고정시킵시다 !

 

    우리 , 주님이 오실 때까지 서로 격려하며 함께 믿음의 순례 길을 동행하는 친구들이 됩시다 . 초대교회 성도들이 만나고 헤어질 때마다 인사했듯이 우리도 서로에게 오늘 그런 인사를 합시다 . “주님께서 오십니다 , 힘을 냅시다 !”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