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폭력적인 게임에 중독된 한 청소년이 게임에서 본 것처럼 친 동생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해서 온 국민들이 큰 충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미국의 명문대를 중퇴하고 게임에 빠져 살던 20대 청년은 길을 가던 이웃 주민을 아무런 이유없이 잔인하게 살해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스탠포드대학의 심리연구팀은 재미있는 실험을 했습니다. 평균 4세 정도의 아이들을 두 부류로 나누어, 첫 번째 그룹의 아이들에게는 인형이 가득한 방에서 한 사람이 조용히 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두 번째 그룹의 아이들에게는 한 사람이 장난감 망치로 보보인형을 마구 때리고 집어던지며 괴성을 지르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10분 뒤에 이 아이들을 장난감이 가득한 방으로 데리고 가서 마음대로 놀 수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첫 번째 그룹의 아이들은 자기들이 본 그대로 각자 조용히 놀았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그룹의 아이들은 각자 장난감 망치로 보보인형을 마구 때리고 집어던지며 괴성을 질렀습니다.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관찰학습이론’이라고 부릅니다.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이루어지는 학습, 즉 일종의 ‘모방’에 의한 학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친구나 연예인들의 패션이나 언행을 따라하는 것, 자기가 존경하는 사람의 습관을 따라하는 것, 폭력적인 게임이나 드라마를 본 뒤에 따라하는 것.... 이와 같은 것들은 마치 우리 눈에 보이는 것들이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미리 길을 만들어 놓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은 점점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장면이 많아지는 TV, 영화, 게임 등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간단하게 설명해 주는 이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잘못된 행동을 하게 되면 부모가 욕을 먹는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에서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애굽에서 보았던, 애굽 사람들이 섬겼던 우상을 만들어서 의지하려고 했습니다. 가나안 땅에 정착한 후에는 가나안 사람들의 바알과 아세라를 본받아 섬겼습니다. 당시 강대국이었던 앗수르와 바벨론에 사절단으로 다녀온 사람들은 앗수르와 바벨론의 우상들을 들여와 섬기다가 하나님의 무서운 진노를 경험했습니다.

 

이 이론은 공격적 행동뿐만 아니라 선하고 긍정적인 장면을 많이 보게 된다면, 이 또한 학습효과를 일으켜서 선하고 긍정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사실도 보여줍니다. 자녀들 앞에서 부부가 서로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며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 온 가족이 가정 예배를 통해서 하나님을 신뢰하고 의지하는 모습, 성도들이 가정마다 모여서 서로 마음을 나누고 위로하는 모습, 지역사회의 힘들고 외로운 분들을 섬기는 모습 등은 우리 자녀들에게 보여줄 너무나 중요한 모습입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세상 사람들을 본받지 말아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씀하셨습니다. 사도 바울은 우리가 예수님을 본받고 또 훌륭한 믿음의 사람들을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훌륭한 본이 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바라보며 닮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누군가는 우리를 계속 바라보며 닮아가고 있다는 두려운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형제들아 너희는 함께 나를 본받으라

그리고 너희가 우리를

본받은 것처럼 그와 같이 행하는

자들을 눈여겨 보라(빌3:17)

 

/홍익교회 담임목사